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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투'…증권사 포트폴리오, 우리만 없네 [증권사 노리는 우리금융]①증권업, 은행과 WM·CIB 등 시너지 용이…비은행부문 강화 위해 확보 필수

이장준 기자공개 2020-06-09 14:58:19

[편집자주]

우리금융그룹은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다. 과거 업계 1위 위용을 떨쳤던 우리투자증권을 거느린 적도 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중에서 특히 증권사에 대한 갈망이 큰 이유다.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증권사 인수 후 합병 여부에 대한 논의도 '현재 진행 중'이다.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으면 자본여력도 생기는 만큼 우리금융이 본격적으로 증권사 매물을 들여다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시나리오, 추후 타진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8일 08: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지 1년 반 가량 지났다. 지난해에는 우리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을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기존 은행, 카드, 종금사와 더불어 어느 정도 지주사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다만 시중은행을 기반으로 하는 4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 중에서는 여전히 규모나 수익성 측면에서 가장 작다. 올 1분기 기준 우리금융그룹의 총자산과 순이익은 각각 361조9807억원, 2조376억원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아직 표준등급법을 사용하는 만큼 자본규제 탓에 작년에는 소규모 인수·합병(M&A)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증권사,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경영실적 자료를 통해 추가로 확보할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로 증권업·캐피탈·저축은행·보험업 등을 제시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아주캐피탈·저축은행은 시점만 미뤄졌을 뿐 사실상 인수를 앞둔 상황이다. 남은 업권은 크게 증권과 보험인데, 우리금융 내부적으로 증권사 인수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자료=우리금융그룹 2019년 경영실적

◇업계 '톱티어' 우리투자증권, 민영화 과정서 분리매각

사실 옛 우리금융지주(2001~2014년) 시절에는 초우량 증권사를 갖고 있었다. 2002년 7월 한빛증권(이후 우리증권으로 변경)을 자회사로 편입한 게 시작이다. 우리증권은 투자은행(IB) 업무와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나름대로 강점을 보였지만, 규모가 작고 시장점유율도 1~2%에 그쳤다.

당시 지주사에서는 몸집에 걸맞은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마침 시장에 매물도 줄줄이 나오던 터였다. 우리금융은 2004년 LG카드 사태 여파로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LG투자증권을 인수했다. 이듬해 LG투자증권을 존속기업으로 우리증권을 흡수하는 형태로 합병하면서 우리투자증권이 탄생했다.

증권업계에서 우리투자증권의 위상은 대단했다. LG투자증권 시절부터 대우증권, 삼성증권과 더불어 '빅3'로 군림한 대형사였다. 업계 내에서 신용평가 등급도 삼성증권과 더불어 'AA+'로 가장 높았다.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삼성증권이 비교적 IB, 트레이딩 부문이 취약했지만, 우리투자증권은 IB·트레이딩·홀세일(법인영업)·리테일(소매영업)부문 모두 골고루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IB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옛 우리투자증권에 몸담았던 관계자는 "LG투자증권 시절부터 장기 근속하는 직원들도 많았고 로열티도 강했다"며 "국내에서 랭킹이 높은 증권사가 붙으니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곳이 왔다는 분위기가 강해 그룹 내에서 위상도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우투'의 영광이 영원하지는 않았다. 옛 우리금융지주가 13조원의 공적자금으로 탄생한 만큼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 컸다. 당시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경영권에 프리미엄을 붙여 일괄 매각을 시도했으나 몸집이 너무 커져 실패로 돌아갔다.

2013년 정부는 우리금융을 지방은행, 증권패키지, 우리은행 등 3개 그룹으로 분리 매각키로 했다. 이듬해 우리투자증권은 농협금융그룹에 매각되면서 NH농협증권과 합병, 지금의 NH투자증권이 됐다. 우리금융 역사에서 증권사가 사라진 배경이다.

◇증권사, 비은행 포트폴리오 1순위…'은행쏠림' 해소 숙제

증권업은 금융지주사들이 가장 먼저 구축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업종이다. 옛 우리금융지주는 물론 KB·하나금융지주도 증권사를 먼저 확보한 이후 보험사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 국내 금융지주사는 은행에 중심축이 지나치게 쏠려있는데, 증권사만큼 은행과 시너지를 창출하기 좋은 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WM복합점포나 신한의 PWM이 대표 사례다. 은행과 증권 지점을 같은 빌딩에 두거나 은행 점포 내에 증권 영업팀을 상주시키는 식이다. 은행 고객에게 증권 서비스 소개 영업을 한다.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에 미러링 조직인 IPS본부를 꾸려 전문적인 자산관리서비스 상품을 발굴하기도 했다.

CIB(기업투자금융)센터를 꾸려 기업금융 수요에 맞춰 운영하기도 한다. 같은 고객이더라도 처음 창업을 할 때는 은행에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이 필요하거나 구조조정을 위한 M&A를 할 땐 증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식이다.


이처럼 최근 몇년새 금융그룹에서는 은행, 증권을 주축으로 기업금융 조직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게 트렌드가 됐다. 가령 신한금융은 은행, 증권, 생명보험, 캐피탈 등 계열사 IB 인력을 한데 모아 GIB(Group&Global IB) 매트릭스 조직을 구축했다.

아직 증권사 포트폴리오가 없는 우리금융은 아쉬운 대로 작년 7월부터 은행·종금과 CIB 매트릭스 조직을 꾸렸다. 올 들어서는 조직 개편 이후 총괄 아래 부서장까지도 겸직체제로 편입할 만큼 무게를 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우리투자증권이 워낙 잘했던 만큼 농협금융으로 넘어간 건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아픈 대목일 것"이라며 "당장은 적당한 매물도 없어 은행과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출범 초창기인 만큼 은행 쏠림현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작년 말 기준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1%에 불과하다. 신한(34%)·KB(30.8%)·하나(21.9%)금융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다.

이를 위해 증권이나 보험사 등 어느 정도 규모와 수익성을 내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를 제외한 5대 금융그룹 증권사의 규모는 작게는 31조7556억원(하나금융투자), 많게는 58조678억원(NH투자증권)에 달한다.

올해는 주춤했지만 작년 말까지만 해도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각각 그룹 내 계열사 중에서 은행, 카드에 이어 순이익 3위를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은 은행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을 낸 알짜 계열사였다.

아직은 우리금융지주가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지 못해 자본여력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머지않은 시일 내에 금융감독원 심사를 통과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우리금융은 계획을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증권사 인수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당장은 중소기업 지원에 힘써야 해 M&A에 나설 때는 아니다"라며 "추후 상황을 봐야겠지만 보험사보다는 은행과 시너지를 내기 좋은 밀접 업종인 증권사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과거 우리투자증권 위상을 고려해 우리금융이 비슷한 수준의 대형사를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분리 매각을 하면서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사업 포트폴리오가 취약하다"며 "인력과 시스템을 둘 다 갖춘 대형 증권사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게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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