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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밸류, 전통 가치주 탈피...운용전략 변화 가속 옛 장마펀드, SK하이닉스·네이버 신규 편입…삼성전자, 셀트리온 등 대형·주도주 '핵심'

김시목 기자공개 2020-06-11 07:39:3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9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치주 명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운용 전략 변화에 가속이 붙고 있다. 특히 12년 전 장마펀드(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는 2018년 상품 리뉴얼 후 올해 대형 및 주도주를 신규 편입하거나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다. 반도체는 물론 IT, 바이오 종목 등은 핵심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전통 가치주에서 이른바 성장가치주로 무게 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파이오니아증권투자신탁’(구 장마펀드) 펀드는 1주도 없었던 SK하이닉스를 4월초 기준 9.16% 비중으로 편입했다. 패밀리펀드 규모가 14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0억원 안팎이다. 네이버도 3.13% 비중으로 추가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장기간 가치투자 간판인 이채원 대표를 중심으로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 종목을 발굴해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를 집행해왔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중소형 중심으로 포트폴리아가 꾸려졌던 이유였다.

‘한국밸류10년투자파이오니아증권투자신탁’은 전통 가치주와는 확연히 달랐다. 삼성전자 중심 등 타 펀드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셀트리온, 지트리비앤티 등 바이오 종목 편입은 과거 가치주 투자와는 다소 간극이 있다. SK하이닉스 편입도 차이에 방점이 찍혔다.

변화의 시작점은 2년전 ‘한국밸류10년투자파이오니아증권투자신탁’ 리뉴얼이다. 당시 세제혜택 일몰로 청산을 고민하다 운용을 지속하는 대신 펀드 리뉴얼을 결정했다. 기존 투자 범주를 넘어 대형주와 주도주, 성장주 등을 편입하는 쪽으로 운용 전략을 바꿨다.

당시 기존 전통 가치주 전략을 탈피한 결정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입장에선 혁신이었다. 국내 간판급 가치주 운용사에서 변화를 택하는 것 자체가 모험인 동시에 리스크가 따랐다. 세제혜택이란 장점이 사라진 만큼 수익률을 통해 만회해야 하는 과제도 있었다.

특히 펀드(‘한국밸류10년투자파이오니아증권투자신탁’)는 증시 패닉 시기인 3월 더욱 가파른 속도로 변화했다. 대형주, 성장주나 주도주 등을 중심으로 비중이 더욱 늘었다. 삼성전자 등 대장주가 있긴 했지만 SK하이닉스, 네이버 편입으로 기존 전략을 탈피했다.

편입 당시 SK하이닉스를 코로나19 직후 저점인 6만원대 수준에서 사들였다. 가격 메리트에 글로벌 반도체 수급 등이 고려됐다. SK하이닉스의 3월 PER 30.19배, PBR 1.19배 가량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전통 가치주 투자 방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기존 종목 변화의 폭 역시 컸다. 신규 투자종목 편입에 더해 기존 대형 및 주도주의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10% 안팎의 삼성전자는 25.44%까지 불어났다. 헬스케어 지트리비앤티가 1.42%에서 5.26%로, 셀트리온 형제는 각각 1% 안팎에서 3%까지 대폭 늘렸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전략 변화는 점차 다른 펀드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간판 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에 편입된 종목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종목은 바이오 엔케이맥스였다. 엔케이맥스는 운용사 복수 펀드에 투자 종목으로 편입돼있다.

시장 관계자는 “과거와 같이 PBR, PER 등 수치만이 아닌 미래 잠재력 등도 함께 기준으로 삼는다”며 “간판 펀드에서도 대형주는 없지만 바이오 섹터 비중 확대 등 운용사의 과거 전략과는 달라진 기류들이 속속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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