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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리는 CVC, '레버리지 허용' 뜨거운 감자 대기업보다 중견기업 군침, 정책자금 '민간매칭' 허용해야

이종혜 기자공개 2020-06-10 08:08:1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9일 15: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CVC) 빗장 풀기를 추진하면서 쟁점으로 떠오른 ‘레버리지’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여러 대기업은 풍부한 자기자본을 업고 자체적으로 투자팀을 운용하면서 사실상 CVC 역할을 하고 있다. CVC 빗장 해제에 따른 실익은 상대적으로 자기자본이 부족한 중견기업 CVC로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CVC 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정책 자금을 통한 레버리지가 가능한 일반적인 벤처캐피탈 구조를 도입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그간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벤처지주회사'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정부 입장에 변화가 일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일반 지주회사가 CVC를 제한적으로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제한적이라는 꼬리표는 달렸지만 CVC에 대한 문호 개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곧장 입법기관에서 움직였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반(비금융) 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독점규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큰 틀에서 일반 지주회사의 주식 소유 금지대상에서 CVC를 제외하도록 했다. 반대급부로 CVC가 직접 또는 간접펀드 등에 투자한 내역과 특수관계인 거래 현황 등에 대해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하는 강제조항도 씌운다.

공은 공정거래위원회로 넘어갔다. 1999년부터 ‘금산분리’ 원칙을 공고히 해왔던 공정위마저도 최근 한발 물러서는 기류가 감지됐다. 이미 공정위는 관련 의견을 청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CVC와 관련해 연내 구체적인 안건 모습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벤처투자업계는 CVC의 레버리지 가능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다수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투자팀을 운용하며 일부 벤처투자를 벌이고 있다. 우수한 스타트업이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면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로 편입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최적의 타이밍에 투자수익을 얻는 형태로 회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구조적으로 재원은 대부분 자기자본이다.

CVC가 일반적인 벤처캐피탈 형태를 갖춰야 실질적으로 투자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벤처캐피탈은 정책자금과 민간자금을 더해 벤처펀드를 조성한다. 자기자본이 취약해도 여러 자금을 매칭해 규모를 키우는 레버리지가 가능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을 토대로 보면 대기업보다 자기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견 기업들이 CVC에 구미가 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과 연계된 유관 사업군 기업 투자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 투자가 이뤄지는 '정책적 목적'의 투자도 가능하다. 그룹 위주의 투자 의사 결정에도 비교적 독립적일 수 있다.

CVC 관계자는 "5대 대기업은 실무 부서를 통해 전략 투자를 하고 있어 공적 자금까지 출자 받아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은 낮다"며 "반면 중견기업은 신사업을 위해 자기자본만으로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레버리지에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CVC가 정책자금 레버리지를 하게 되면 기존 벤처캐피탈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생태계 측면에서 부정적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라는 취지인데 초기기업에 주력하는 벤처캐피탈이나 LLC형 벤처캐피탈 등 정책자금 의존도가 큰 곳을 중심으로 CVC에 실탄이 쏠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에 보고하는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명백한 기준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며 "CVC들이 펀드를 결성해 자회사에 투자하게 되면 정부가 기대했던 유동성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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