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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리포트]SK에너지, CP로만 1조 조달…유동성 '급조'현금자산, 2016년 '2조' 회귀…단기차입금 172억→2조3560억 '급증'

박상희 기자공개 2020-06-11 09:16:0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14: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와 맞딱뜨린 기업들은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1분기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 사태에다 유가전쟁 악재와 마주한 SK에너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SK에너지가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경쟁 정유사와 차별화 된 점은 기업어음(CP)으로만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제로(0)'였던 CP 잔액은 3개월 새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172억원에 불과했던 단기성차입금도 2조356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CP를 비롯한 단기차입금에 기대 유동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유동성, 7154억→1조8115억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에너지의 지난해 말 기준 유동성은 7154억원이었다. 구체적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4064억원, 단기금융상품 3090억원으로 구성됐다.

올 1분기 말 기준 유동성은 현금및현금성자산 1조5169억원, 단기금융상품 2946억원으로 증가했다. 총 유동성 규모는 1조8115억원에 달한다. 3개월 새 유동성 규모가 2배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2조원을 바라보게 됐다.

이는 유동성이 2조원을 웃돌던 2016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6년 말 기준 SK에너지의 유동성 규모는 2조372억원을 기록했다. SK에너지의 유동성은 이후 내리 감소했다. 2017년 7496억원, 2018년 8667억원, 2019년 말 7154억원을 기록했다.


유동성 감소 원인은 투자 때문이다. SK에너지는 2017년 10월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신설한다는 안건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승인했다. 2018년 8월 착공한 VRDS는 올 1월 기계적 준공을 완료했고, 3월 시운전까지 완료했다. 투자비는 약 1조원 가량이 소요됐다.

SK에너지는 VRDS 투자로 인해 2조원을 웃돌던 유동성이 1조원 아래로 하락했지만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재무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1분기 들어 코로나19 확산에다 3월 유가전쟁마저 발발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SK에너지가 서둘러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이다.

유동성 확보 수단은 CP였다. SK에너지는 급격한 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악화에 따른 운영자금을 마련하고자 단기적으로 기업어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까지 SK에너지의 CP 미상환잔액은 0원이었다. 4월10일 기준 CP 미상한잔액은 925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하이투자증권 등에서 7250억원의 CP를 발행했다.

◇CP·유산스·일반대출 등 단기차입금으로 유동성 확보

지난해 말 연결기준 SK에너지 총 이자부 차입금은 △단기차입금(172억원) △장기차입금 및 사채의 유동성 대체분(3738억원) △사채 및 장기차입금(2조9722억원)으로 구성됐다. 전체 차입금 가운데 단기차입금 비중은 11.63%에 그쳤다.

CP는 통상적으로 만기 1년 미만의 발행물로, 단기차입금으로 분류된다. 코로나19로 영업활동이 타격을 받고, 유가 폭락 등 악재 속에서 버틸 수 있는 운영자금을 급하게 조달하려다보니 SK에너지가 CP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CP 발행 규모가 급증하면서 3월 말 기준 SK에너지의 단기차입금은 2조356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이투자증권에서 발행한 7250억원 규모 CP 이외에 미즈호은행 등에서 유산스 8896억원을 발행했다. 유산스는 원유수입대금 결제를 위한 무역금융으로, 만기 6개월 이내에서 회전대출형식이 이뤄져 단기차입금으로 분류된다. 신한은행으로부터 일반대출 7414억원도 차입했다.


SK에너지는 향후 창출되는 수익을 통해 단기차입금을 지속적으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정제마진의 악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회사채 조달 시장이 경색될 경우 기업어음 상환 일정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SK에너지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8년 7665억원에 달하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4121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1951억원을 기록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 1분기 마이너스(-) 643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에너지가 1분기 급하게 현금성자산을 늘리려다보니 CP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본시장이 경색될 경우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곳이 단기자금시장이기 때문에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CP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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