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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프랜차이즈 '올라운드 플레이어' 심민현 어펄마 부대표SC PE 시절부터 호시우행, 펀딩·투자·관리 '팔방미인'

한희연 기자공개 2020-06-16 08:12:3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5일 06: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어펄마캐피탈이 심민현 부대표(사진)를 승진시키며 언급한 수식어다. 어펄마캐피탈은 2019년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에서 분사후 단행한 첫 승진 인사에서 심 부대표를 MD(Managing Director)로 임명했다.

심 부대표는 어펄마캐피탈 설립과 동시에 현재까지 11년간 몸담고 있다. 업계에선 드물게 펀딩과 투자, 관리 등 사이클(Origination–Execution–Fund raising–PMI–Exit)을 모두 담당하는 인력이다. 그의 성장과정을 지켜본 이들은 그를 '올라운드 플레이어(All round player)'라고 평가한다.

대기업의 시스템에 빗대보면 PE는 지주회사, 각 포트폴리오 회사들은 계열회사와 같다. 이같은 가정 하에서 PE의 부대표라는 자리는 지주회사의 경영전략실장 역할을 요구 받고 있는 셈이다.

그는 펀드 출자자(LP), 매도인, 바이아웃 회사 경영진들 간 소통의 창구로 어펄마캐피탈 시니어그룹과의 가교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그가 담당했던 투자기업들은 모두 경영진과 PE가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장스토리: 전직 HR맨, 펀드레이징 담당으로 다져진 내부입지

심 부대표의 첫 사회생활은 SK텔레콤(SKT) HR부(인사·조직·노무·교육 등)에서 시작됐다. 고려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시절 삼성인력개발원과 SKT HR부서 인턴으로 관련 경력을 쌓았다.

기업에서 HR이 갖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믿음에 HR 전문가를 꿈꿨다. 첫 직장에서도 HR부서로 출발했던 그는 돌연 유학길에 올랐다. 프랑스와 싱가포르에 있는 인시아드(INSEAD) MBA 어드미션을 받았다.

컨설턴트로 진로를 정했지만 우연히 접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는 그에게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다. MBA 졸업 후에도 PE업계에 진출하고 싶었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그가 졸업했던 2009년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많은 금융업계 종사자들이 동시에 MBA행을 택했던 때다. 졸업 후 취업문도 좁았다.

기회가 찾아온 건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산하 SC PE에서였다. 한국에 PE법인(SC PE: 현 어펄마캐피탈)을 설립하면서 사업을 확대하는데 혹시 인터뷰를 해 볼 생각이 있느냐는 제안이었다. 수차례 인터뷰를 거친 그는 결국 선망했던 PE업계에 입성했다.

PE업계 종사자들은 회계법인이나 컨설팅사, 투자은행(IB) 등을 경험한 후 PEF 행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MBA 졸업후 바로 PE에 발을 들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경험이 없던 심 부대표에게 첫 3년은 그야말로 험난했다. 밤낮없이 회사에서 살던 시절이 흐르고 그에게 능력 발휘의 기회가 찾아왔다.

2011년 어펄마캐피탈은 처음으로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블라인드펀드 결성 작업을 진행했다. LP와의 정관작업을 해야 하는데 당시 어펄마캐피탈 한국팀 인력구성 상 실무진 레벨에서 국문으로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이는 심 부대표가 유일했다. 자연스레 김태엽 대표를 보좌하는 펀딩 실무 담당자가 됐다.

이는 향후 심 부대표의 커리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오랜기간 국민연금과 산업은행 등 국내 유수 LP 기관과 컨택하며 실무를 챙기는 과정에서 네트워크가 강화됐다. 또 2011년에 이어 2013년, 2016년 블라인드펀드 설립작업을 계속 담당하며 회사 내에서도 실무형 펀드레이징 담당자로 인정받아 내부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모든일의 바탕은 결국 '신뢰'

오랜기간 펀딩 실무자 역할을 담당하며 LP기관과의 관계에 있어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특유의 친화적 성격이 잘 반영된 셈이데, 업무 진행중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친분을 다지는 것을 특히 선호한다.

탄탄히 다져온 인적 네트워크는 심 부대표가 곤경에 빠졌을 때 지탱하는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일례로 폐기물 포트폴리오 EMC의 자회사인 와이에스텍을 볼트온(Bolt-on) M&A로 인수할 때 자금조달 부문에서 300억원의 공백이 갑자기 생긴 적이 있었다.

심 부대표는 평소 친분을 쌓아온 여신전문사(캐피탈사) 지인들에게 연락, 10여일만에 6개 기관으로부터 약 400억원 조달을 확약받았다. 기존 어펄마캐피탈은 여신전문사와 업무적으로 크게 연관은 없었다. 하지만 평소 쌓아온 금융업계 내 네트워크의 힘이 발휘하는 순간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인간 관계를 끈끈히 유지하기 위해선 '신뢰'가 기본이 돼야 한다는 게 심 부대표의 생각이다. 이는 딜을 진행할 때나 투자회사와의 관계에서도 모두 적용되는 철칙이다.

실제로 촘촘한 전략을 세워 실행하려 해도 정작 구성원들의 신뢰가 없으면 이 전략을 현실로 옮길 수 없다. 볼트온 M&A를 시도할 때도 마찬가지다. 엄청나게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이는 회사를 볼트온 하고자 해도 투자회사 임직원들의 기본적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는 변화에 대한 공감을 끌어낼 수 없다. 그는 업무 관련 전략을 설정할 때도 '신뢰'에 바탕을 두고 이를 실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트랙레코드1: 난이도 높았던 삼양패키징, 전문가 입지의 발판

험난한 주니어 시절이 지나고 펀드레이징으로 내부입지를 다질 무렵인 2014년. 투자 측면에서 심 부대표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운명같은 딜이 찾아왔다. 바로 삼양패키징 인수건이었다. 이는 심 부대표가 프로젝트매니저(PM)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본격적으로 관여한 첫 딜이었다.

특히 삼양패키징은 한국 M&A 역사상 보기 드문 구조의 복잡한 딜이다. 또 경영학에서의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현실화한 케이스였다. 효성과 삼양이라는 두 대기업을 상대하며 양측의 니즈를 적절히 조화, 복잡한 구조를 짜야만 했다.

당시 효성은 채권단의 요구로 업계 1위였던 패키징사업부를 팔아야 하는 입장이었는데 희망 매도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PE가 사기엔 희망가격의 밸류에이션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어펄마캐피탈의 첫 투자심의위원회에서도 해당 딜은 사실 부결됐다. 다만 김태엽 대표를 포함한 투자심의위원들은 발상을 전환해 2위나 3위 사업자와 합병을 한다면 그 시너지를 고려해 효성이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맞출 수는 있다고 조언했다.

때마침 2위 사업자인 삼양그룹이 연락을 해 왔다. 삼양그룹은 효성의 패키징사업부를 인수하고는 싶으나 희망 매도가인 4000억원 이상의 금액은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경쟁관계인 양사가 직접 만났을 때는 정보보안이나 그룹문화 차이, 자존심 등 여러 요건으로 사실 딜 성사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었다.

어펄마캐피탈은 중간의 가교 역할을 자처, 삼양그룹이 현금 1000억원 미만의 출자와 자산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 5000억원의 회사의 경영권을 가져가는 거래구조를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삼양그룹의 파트너로서의 참여를 성사시킨 셈이다.

1, 2위 사업자를 합치며 독보적 입지를 굳힌 삼양패키징은 투자 전 예측했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나타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년만에 450억원에서 750억원으로 커졌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자 원재료 매입 등에 있어서도 교섭권도 커졌다. 이때부터 심 부대표는 볼트온 M&A를 통해 기업간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노하우를 터득하기 시작했다.


◇트랙레코드2: 4년만에 EBITDA 10배로, 값진 경험 일깨워 준 EMC 투자

현재 심 부대표가 PM으로 관여하는 회사는 모두 7개다. 바이아웃 투자가 5개, 소수지분 투자가 2개인데 이중 폐기물업체 EMC홀딩스(EMC)는 심 부대표의 이력을 언급하는 데 있어 빼 놓을 수 없는 대표적 포트폴리오다. EMC 투자에 있어 심 부대표는 인수 과정 참여(Execution)와 함께 인수 후 PMI , 이후 6개의 볼트온 M&A 를 주도하며 성장시켰다.

어펄마캐피탈이 코오롱의 수처리사업부문에 소수지분 투자를 한 것은 상당히 오래된 일이다. 2016년 어펄마캐피탈은 EMC 투자를 기존 마이너리티에서 바이아웃으로 전환한다. 기존 지분에 더해 추가로 매입하는 지분은 레버리지를 활용했다. 어펄마캐피탈 입장에서 EMC에 투자한 에쿼티는 첫 투자시 단행한 450억원이 전부인 셈이다.

EMC는 특히 이후 6개의 볼트온 과정에서 추가 에쿼티 투입이 없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모든 볼트온 M&A를 자체현금흐름과 리파이낸싱(Refinancing)을 통해서 소화하며 '수처리-소각-매립'으로 이어지는 환경업 밸류체인(Value chain)을 완성해 나갔다. 2016년 바이아웃 당시 100억원 수준이었던 EBITDA는 2020년 1000억원 이상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바이아웃 투자 후 4년간 EMC를 관리하면서 심 부대표는 포트폴리오 회사와 PE와의 관계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매주 1~2회씩 EMC 경영진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거듭하면서 PMI작업이나 임직원의 모티베이션 방법 등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과 주주사와의 관계유지 방법, 볼트온 M&A 시 주주사의 개입정도는 어느 선이 적정한지 등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갔다.

특히 어펄마캐피탈은 EMC의 볼트온 M&A 과정에서 기존 경영진들의 의견을 상당히 존중해 왔다. 환경관리사업의 특수성에 기반해 경영진들의 전문성을 중시한 측면이 컸다. 볼트온 M&A 실행시 재무적 측면은 주주사 입장에서 설계하지만 PMI나 해당 매물과의 시너지에 관해서는 철저히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심 부대표는 "모든 것을 잘 안다고 착각할 수 있는 금융쟁이가 되는 것을 경계하고, 현업의 목소리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 네트워킹 우수, 진솔함으로 조직내 '엄마' 역할

심 부대표는 한국적인 인간관계 형성에 상당히 능하다. 특히 어펄마캐피탈은 전세계 6개 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PE로서 한국 LP와 투자회사들을 상대하는 위치였기 때문에 지역별 특수성을 어떻게 맞추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법무법인 한 관계자는 "외국계 PE에 있으나 로컬화된 네트워킹에 누구보다 강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에 투자함에 있어서 이런 능력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나 펀딩 등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PE의 업무 전반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흔치않은 인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각 업무에서 마주치는 이해당사자와의 의견 조율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매끄럽게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조영민 PS얼라이언스 부대표는 "글로벌 단의 투자심의위원을 설득하면서 딜을 실행하는 능력과 동시에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금융기관 등의 국내펀드 LP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업무적으로나 인성적으로나 나이를 떠나 존경할만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온화한 성격으로 조직내에서는 후배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엄마'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진솔한 태도로 상대 얘기를 경청하는 편이라 내외부적으로 두터운 신망을 쌓고 있다.

주니어 시절부터 그를 지켜본 김태엽 대표는 타고난 노력파인데다 끈기가 대단하다는 점을 어필한다. 일례로 HR을 하다 PE업계에 바로 왔던 심 부대표는 입사초반 상대적으로 재무적인 백그라운드가 부족했다. 심 부대표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밤낮없이 재무공부를 했고 입사후 3개월 후 있었던 SC그룹 글로벌 트레이닝 테스트에서 뱅커나 회계사 출신 등을 제치고 전체 1등을 차지해 놀라움을 자아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노력파인데다 끈기도 있는 편이라 꼭 해야 하는 딜이라면 중간에 잠시 펜딩되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져 결국 성과를 내는 스타일"이라며 "10여년 넘게 PE 운용역으로 착실히 스스로를 트레이닝 해 왔기 때문에, 협상시 현실감 있게 강약을 조절하는 데도 능숙하다"고 평가했다.

◇향후 계획: 미드캡 바이아웃 전략, 하우스 빌드업에 매진

심 부대표는 올해 두 가지 숙제를 풀어야 한다. 바로 5호 펀드레이징과 4년간 키워온 EMC 매각이다. 5호펀드는 올 2분기 본격적인 펀드레이징을 시작해 마케팅 작업에 한창이고, EMC 매각의 경우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많은 원매자의 의지가 확인돼 순항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난해 스핀오프 이후 어펄마캐피탈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것이 과제다. 스핀오프 결과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 기존에 추구했던 미드캡 바이아웃 전문 하우스로의 위상을 세우는데 주력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투자 섹터 중에는 EMC처럼 현금 흐름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분야를 선호한다. 작지만 유니크한 마켓을 갖고있는 제조업도 관심 분야 중 하나다. 그는 분야에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완벽한 회사를 사는 것 보다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한 회사를 사더라도 보강해 회사를 키워나가는 편을 선호한다.

100점짜리 회사를 제값(Full Price) 주고 인수하는 것보다 80점 짜리 회사를 인수해 100점짜리 회사로 만들어 나가는 데 PE로서 더욱 운용의 묘가 있고 운신의 폭이 넓다는 설명이다.

'지도표 성경김'으로 유명한 성경식품이 대표적이다. 김 산업에서 해외 수출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성경식품의 경우 해외수출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고 어펄마캐피탈 인수 전 많은 PE가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국내 소비에 국한돼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를 주저했다.

어펄마캐피탈은 PE의 자체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성경식품의 수출 확대를 꾀했다. 주말에도 경영진과 함께 해외 바이어를 직접 만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20년 매출중 15% 정도까지 해외 비중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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