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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공, 코로나 공포 뚫고 유럽 커버드본드 포문 [Korean Paper]꾸준한 관계 구축, ESG 채권 형태 주효…비용 절감 효과 '톡톡'

피혜림 기자공개 2020-07-02 15:45:17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1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5억유로(한화 약 6757억원) 규모의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 이슈어가 유로화 커버드본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역외 채권에 대한 유럽 기관들의 투심 위축세가 뚜렷한 가운데 무난히 완판을 기록했다. 2018년부터 이어진 꾸준한 조달을 기반으로 유럽 기관들과 견고한 관계를 구축했던 데다 코로나채권 형태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심을 사로잡은 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번 발행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조달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녹록지 않은 시장 여건 속에서도 사실상 제로(0)에 가까운 쿠폰금리를 달성했다. 최근 CRS 금리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점을 포착해 원화 대비 낮은 수준까지 조달 비용을 끌어내리는 쾌거도 이뤘다.

◇코로나19 후 첫 아시아 커버드본드 발행 도전

한국주택금융공사는 7일(납입일 기준) 5억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지난달 29일 진행한 프라이싱에서 무난히 주문을 모아 발행 조건 등을 확정했다. 트랜치는 5년물이다. 당시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로 유로화 미드스왑(EUR MS)에 37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으나 투심에 힘입어 가산금리(스프레드)를 35bp로 결정했다. BNP파리바와 DBS, HSBC, ING증권 등이 주관사로 참여했다.

이번 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럽 시장에서 아시아 기관이 발행한 첫 커버드본드였다.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은 싱가포르와 호주 등 아태 지역 이슈어들의 주요 발행처 중 하나였으나 최근 투심 위축세 등으로 역외 발행사의 조달이 급감했다. 역외 이슈어로는 캐나다 기관이 발행에 나선 게 전부였다.

달라진 시장 환경 속에서도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과감히 조달에 나섰다. 당초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차환 일정 등에 맞춰 올 하반기 조달을 준비했으나 시기를 앞당기는 강수를 택했다. 올 하반기 코로나19 바이러스 2차 유행이 예견되는 데다 최근 CRS 금리 환경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포착한 결과였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판단은 적중했다. 유럽 주요 커버드본드 기관의 투자를 이끈 것은 물론 쿠폰금리 역시 사실상 제로(0)에 가까운 0.003%를 달성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역외물에 대한 유럽 기관들의 투자 규모가 급감했지만 5억유로를 모으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금리 절감 효과 역시 두드러졌다. 최근 환율 변동에 따른 달러 수요 증대로 CRS 금리가 저점을 이어가고 있어 사실상 원화 발행보다도 1% 이상 낮은 조달금리를 달성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조달 자금을 서민주택 지원 등에 사용한다는 점에서 외화채 발행 후 조달 자금을 원화로 스왑한다.

◇'코로나채권'으로 투심 끌어올려

꾸준한 발행으로 유럽 기관들과의 견고한 관계를 쌓아나간 점 등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18년 한국물 최초로 커버드본드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서 자금 조달의 물꼬를 튼 이후 매년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 2월에도 10억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찍어 유럽 시장 내 친숙도를 높였다.

비대면 로드쇼의 한계 속에도 투자 기관을 확대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번 딜에서는 과거 투자에 나서지 않았던 이탈리아와 아랍에미레이트 등의 기관의 참여가 돋보였다는 후문이다. 연이은 발행으로 유통물량이 증가하자 각국 투자기관의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코로나채권' 형태로 유럽 기관들의 투자 트렌드에 발맞춘 점 역시 플러스 요소였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은 분야에 자금 지원을 제공하는 '코로나채권'에 대한 투심이 고조되자 한국주택금융공사 역시 이번 소셜본드(social bond)에 해당 채권 요건을 더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조달자금을 친사회적 프로젝트 등에 사용하는 소셜본드 형태로 커버드본드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채권에 대한 유럽 기관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투자자의 88% 가량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관이었다. 유럽 금융시장은 특히 ESG에 대한 투심이 높은 데다 코로나채권 형태를 갖출 경우 투자 기관 내 승인 절차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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