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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익보다 과정의 정당성 먼저" 17일 경영회의서 신의성실 원칙 강조

손현지 기자공개 2020-07-21 07:50:26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0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은행이 올해 새로운 경영전략 키워드를 '과정의 정당성'으로 잡았다. 작년부터 '고객 퍼스트'를 경영전략으로 내세우며 프라이빗뱅커(PB)의 성과 평가 방식(KPI)개편에 나섰던 것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17일 경영전략회의 후 가진 더벨과의 통화에서 "오전 9시부터 10시 반까지 90분간 '과정의 정당성'이란 키워드로 강의를 진행했다"며 "은행의 성과는 정의(justice)의 개념과 신의성실에 대한 과정이 전제돼야 인정할 수 있다는 게 요지"라고 말했다.

이어 진 행장은 "최근 한국의 은행들이 연간 2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는데 그 과정에 대한 고찰은 없었다"며 "금수저로서의 성과가 아닌 조직, 사회, 동료에 대한 신의성실 과정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라임 등의 사태가 잇달아 터진 것과 연관이 깊다는 평가다. 그간 은행원들 평가 채점표인 핵심성과지표(KPI)는 수익성이나 잔액 규모 등 상품판매 관련 요소들이 중심이 됐다.

고객 수익률을 우선시하기 보다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객유치'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영업기조가 형성돼 왔다.

진 행장은 이런 은행 문화 자체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이번 기회에 말한 셈이다. 과정의 정당성이 보장되지 않은 수익은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은행원들이 은행의 기본원칙에 충실해 고객의 수익률 향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변화를 주겠다는 뜻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신한은행 관계자는 "진 행장이 말한 과정의 정당성은 고객가치경영의 일환"이라며 "그간 민영은행들이 영리를 추구했던 KPI 위주의 경영과는 반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가치경영은 진 행장이 취임 초부터 설정한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작년 취임사에서도 "재무적으로 1000억원의 이익을 더 냈다고 리딩뱅크라고 한다면 동의할 수 없다"며 "고객을 이익 창출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고객을 중심에 두는 것이 진짜 리딩뱅크"라고 말했다.

진 행장은 과거 일본 현지법인인 SBJ 오사카지점장 시절부터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뒀다. SBJ지점은 국내 PWM(3억원 이상 자산관리 서비스)센터와 비슷한 구조다. 자연스레 '고객 중심' 경험 철학이 깃들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작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고객 퍼스트'를 지향했다. 기존에는 상품판매 수수료 수입이나 자산규모 등 은행의 단기 수익을 중심으로 PB를 평가했지만 KPI를 바꾸고 고객 이익에 직결되는 고객 수익률을 대거 반영했다.

실제로 KPI개편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선 방향을 논의해왔다. 작년 고객 수익률 항목을 기존 10%에서 30%로 확대한 바 있다. 30% 배점에는 고객 총 자산의 투자 기간 중 수익률, 투자자산 수익률, 자산 분산도와 안정성 등이 반영된다. 또 펀드·신탁·방카슈랑스 등 개별 판매 실적을 없애고 통합 판매 실적만 6% 반영해 비중을 대폭 축소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는 웨비나(웹+세미나)로 회의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임원, 본부장, 전국 부서장 중 100명 정도만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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