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고지' 눈앞 하이트진로, 10년만에 왕좌 탈환할까 맥주 부문, 분기 흑자 기대…테라, MS 40% 초반까지 맹추격
전효점 기자공개 2020-07-22 12:55:33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0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가 '테라' 돌풍을 타고 맥주 부문 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시장점유율 50% 고지 돌파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오비맥주 '카스'로부터 10년 만의 왕좌 탈환에 성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하이트진로 맥주시장 점유율이 40% 초반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맥주시장 점유율 70%에 가깝던 오비맥주 카스는 점유율이 50%대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점유율이 30% 초반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테라 효과'로만 1년 만에 전체 시장 점유율 10%포인트를 단숨에 올린 셈이다. 같은 속도라면 내년께는 오비맥주가 2012년부터 지켜오던 왕좌를 하이트진로에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4월 테라 출시 이후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테라는 5월 말 기준 출시 14개월 만에 8억6000만병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하이트진로 사상 최단 기록이다.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부문은 올해 2분기 예상보다 빠른 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내다보고 있다. 분기 흑자전환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수년 째 적자를 이어온 맥주 부문이 올해 연간 흑자의 역사까지 써내려갈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작년부터 이달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진 크고 작은 사건들은 하이트진로의 '왕좌 탈환'을 위한 겹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불거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수입맥주 상위권이었던 아사히, 삿포로, 기린이치방 등 일본 맥주 수요를 급락시켰다. 설상가상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루머에 따라 '클라우드', '처음처럼' 등을 유통하는 롯데칠성음료 불매로까지 번졌다.
일본 불매운동이 정점을 찍은 작년 3분기 업소용 시장에서 집계된 하이트진로 맥주 중병(500ml)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0% 증가했다. 외국계기업으로 분류된 오비맥주의 업소용 시장점유율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반면 이 시기 하이트진로는 '토종기업'으로 꼽히며 오비맥주 카스와 롯데주류 클라우드가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 상당부분을 흡수할 수 있었다.
올해 1월 초 개정 주세법이 적용되며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간 차별이 해소된 점도 하이트진로 맥주 부문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기존 종가제 아래에서는 리터당 각각 848원, 709원이었던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세금이 개편 종량제에 따라 리터당 830원으로 통일되면서 하이트진로의 도매상 점유율 및 마진 확대에 마중물로 작용했다.
연초 국내를 덮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도 테라의 점유율 확대에 있어서 위기 속 기회가 됐다. 테라, 하이트, 클라우드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레귤러 맥주' 브랜드들의 선전은 보통 업소용 매출이 견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테라는 가정용 시장에서 업소용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는 성장을 지속하면서 카스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었다. 소비자들이 음식점에서 뿐만 아니라 수백여 종의 수제 맥주 브랜드를 제치고 편의점에서도 테라를 집어들게 됐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업소용 시장에서 강세인 카스는 잃어버린 파이를 가정용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이달부터는 음식점의 주류 배달 기준 등 국세청의 주류 관련 고시가 크게 완화되면서 유통 말단까지 침투에 나서고 있는 테라에 추가적인 시장저변 확대의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 완화된 규정에 따르면 음식점은 ‘1회당 총 주문받은 금액 중 주류판매 금액이 50% 이하인 주류’에 대해 음식과 함께 통신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음식 값보다 술값이 더 적으면 주문배달이 자유화된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통상 음식점들의 재고 보유분을 감안할 때 통신판매 규제 완화 등의 효과는 3분기 이후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추측했따.
국내 주류업계에서 점유율 50%는 상징적인 숫자다. 주로 '양강 구도'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 국내 맥주 시장지위 1위를 판가름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경험적 통설로 통하는 '10년 주기설'에 따르면 국내 맥주 1위 지위는 10년을 주기로 바뀌어왔다. 내년은 오비맥주 카스가 하이트로부터 왕좌를 탈환한 2012년으로부터 10년째 되는 되는 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작년 3월 말 테라 출시 이후 시장점유율이 10%포인트 상승했다. 지금까지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격차를 줄인 편"이라면서 "내년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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