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붙은 '라인-야후' 합병, 공정위 승인 배경은 일본 공정위, 뉴스·광고·간편결제 분야 경쟁 제한성 적다고 판단
서하나 기자공개 2020-08-06 08:13:41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5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라인·야후 경영통합 심사 승인을 완료했다. 공정위는 뉴스와 광고, 간편결제(코드결제) 분야에서 양사 합병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애당초 가장 큰 난관으로 여겨진 경쟁당국 심사를 모두 통과하면서 합병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공정위는 라인이 속한 네이버그룹과 야후재팬과 Z홀딩스가 속한 소프트뱅크그룹(SBK·ZHD그룹)간 경영통합 관련 독점금지법 규정에 근거한 심사 결과, 일정 거래 분야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단 판단을 내렸다. 단 양사가 제출한 주식 취득 등 계획 신고서에 기재된 각자 조치의 이행을 전제로 달았다.
공정위가 중점적으로 검토한 분야는 크게 뉴스와 광고, 간편결제 사업이다. 결론적으로 세가지 사업에서 모두 양사의 합병에 따른 반독점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야후재팬과 라인은 각각 야후!뉴스와 라인뉴스를 통해 일본에서 뉴스 사업을 하고 있다. 공정위는 야후!뉴스가 웹과 모바일 플랫폼인 반면 라인뉴스는 모바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플랫폼이 다르다고 봤다. 또 두 서비스는 모두 무료 뉴스사업자로, 이용자가 얼마든지 여러 미디어를 동시에 열람할 수 있어 경쟁 제한엔 한계가 있다고 파악했다.
공정위는 "신문사, 스포츠 신문사, TV, 출판사 등 수백개 뉴스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으며 기사 내용이 전달자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며 "또 이용자가 다른 뉴스 서비스로 전환하고 싶을 때 신규 모바일 앱만 설치하면 되므로 수위칭 비용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파악했다. 이에 따라 두 그룹간 단독행동 혹은 협조적 행동에 따른 사업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단 결론에 이르렀다.
광고 사업의 경우, 양사 사업의 범위에서 업종간 대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야후재팬과 라인은 각각 야후!재팬이란 포털 사이트와 메신저 라인에 설정된 광고 툴을 광고주 및 대리점에 판매하고 있다. 양사는 모두 TV와 신문, 잡지 등 광고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 전환엔 비용과 리스크가 모두 따른다.
또 데이터 독점에 따른 사업능력 향상 가능성도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각 그룹이 입수하는 ID와 정보, 검색 이력, 커머스 쇼핑 이력 등은 경쟁사와 비교해 압도적인 분량이거나 범위가 넓지 않다"며 "또한 이런 기초 정보를 통해 디지털 광고 사업으로 전환하는 연관성을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간편결제 사업의 경우 시장 잠재력이 워낙 커 현재의 상황만으론 경쟁 제한성 여부를 단정짓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공정위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2018년 1500억엔(약 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5000억엔(5조6500억원)으로 성장했다. 전체 결제수단 중 간편결제 금액의 비중도 2018년 0.05%에서 지난해 0.31%로 약 6배 증가했다.
또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률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신용카드 이용률 역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상호 고객을 적극적으로 빼앗는 상황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바라봤다. 일본 간편결제 시장 결제액 기준 점유율 1위인 야후재팬은 2019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점유율 50% 안팎을 유지하며 1위를 지켰다. 반면 라인의 라인페이는 이 기간 점유율이 25%에서 5%로 급하락하며 순위도 5위로 밀렸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야후재팬과 라인은 모바일 및 웹 서비스 점유율이 60~75%에 이르지만 10~20% 점유율을 가진 유력한 경쟁 사업자 역시 다수 존재하는 만큼 주요 사업분야인 뉴스, 광고, 간편결제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진 않을 것이란 결론이다.
애초 야후재팬과 라인의 합병 절차에서 가장 큰 난관은 대만과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가 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7월 대만 공평교역위원회의 문턱을 넘은데 이어 이번에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가 떨어지면서 합병 절차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합작법인을 설립, 라인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기 위한 공개매수 절차에 돌입한다. 자회사 네이버제이허브를 통한 외부자금 조달 등으로 약 3조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후 소프트뱅크가 Z홀딩스 보유 주식 전량을 라인으로 이관하고 지분조정 절차를 통해 라인을 소프트뱅크의 연결 자회사로 만든다.
모든 과정을 거치고 나면 라인 메신저(8000만명)와 야후재팬(5000만명)을 합쳐 최소 1억명 이상 이용자를 보유한 메가 플랫폼이 탄생할 예정이다. 일본 당국 승인을 전제로 2020년 9월 말까지 합병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합병기일도 2021년 2월 말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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