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SK이노베이션, EV 배터리 투자금 '그린론'으로 조달국내 민간기업 최초 8300억 재원 마련…"자금조달도 친환경적으로"
구태우 기자공개 2020-08-12 14:26:50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0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재계에서 '최초의 시도'를 꾸준히 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경영은 SK그룹이 최초로 도입한 경영 방식이다.기존 제한적 수준의 경영방식이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한단계 발전시켰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경영의 주요한 목표로 삼았다. 탄소배출권을 계열사 간 거래하는 것도 SK가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SK그룹은 투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민간기업 중 최초로 '그린론(Green Loan)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했다.
통상 기업은 회사채시장과 시중은행, 주주로부터 투자금을 조달한다. 자기자본을 투입하는 것보다 외부자본을 활용해 가능한 한 많은 이익을 내는게 통상의 투자의 원칙이다. 그린론은 레버리징에 사회적 가치 기능을 합해 투자에도 이해관계자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우선했다.
◇자금 조달도 '친환경', 그린론 8300억 대출
SK이노베이션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기 위해 그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린 포트폴리오의 주요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사업인 정유 사업과 석유화학 사업, 배터리 사업에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최소화하고, 긍정적 요인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게 그린 포트폴리오의 핵심 골자다.
먼저 대규모 설비투자금을 '그린론'으로 조달한 게 눈에 띈다. 그린론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 친환경 프로젝트 용도가 정해진 대출을 말한다. 그린론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는 것 외에도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린론은 분할 인출이 가능해 경영 환경과 자금 수요에 따라 대출할 수 있다. 소폭의 이자비용 절감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그린론으로 미국 등에서 6억2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한화로 약 83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달 금리는 리보 금리에 0.98% 포인트를 더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론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미국과 헝가리의 배터리 생산기지를 짓는데 투입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설비를 증설하는데도 그린론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들어간다.
현재 세계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업체 간 증설 경쟁이 한창이다. 전지업체의 대형 투자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투자금의 약 10%를 그린론을 통해서 조달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국내 민간기업 중 최초로 그린론 조달에 성공해 차별적인 도전을 했다"며 "새로운 10년의 목표는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줄이고, 긍정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사업에 '친환경' 옷 입힌 '그린 포트폴리오'
SK이노베이션인 추진하는 '그린 포트폴리오'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친환경 프로젝트와 친환경 제품생산, 환경영향 축소다. 친환경 프로젝트는 기존 사업에 친환경 비즈니스와 융합한 것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친환경 에너지 충전소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이동수단(모빌리티)의 동력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로 전환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완성차를 생산하지 않는 만큼 소재인 배터리와 인프라인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SK에너지의 주유소에 전기차 및 수소차 충전소를 짓고 있다. 현재 100 kW 규모의 충전시설 26곳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제품도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바꾸고 있다. SK에너지는 프리미엄 아스팔트를 생산하는데, 이 상품은 약 30도 정도 낮은 온도로 시공이 가능하다. 공사 기간 동안 교통 정체 문제를 개선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SK종합화학은 자동차용 소재인 '고결 정성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더 적은양의 플라스틱을 사용해 온실가스를 줄였고, 자원사용을 최소화했다. 이외에도 SK루브리컨츠의 윤활유는 기존 제품보다 연비를 3% 개선해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했다.
이외에도 모든 계열사가 환경오염 물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배출총량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SK아이이이테크놀로지는 대기 배출구에 오염물질 흡착기를 부착했다. 설비를 개선해 2만7000톤의 폐수 배출을 줄였다. 올해 대기수준 정밀분석법을 도입해 공정 내 배출물질 분석을 강화하고 해외 공장까지 도입할 방침이다.
SK종합화학은 오존 파괴물질인 프레온가스를 친환경 사이클로 펜테인으로 대체했다. 유독물질인 톨루엔 대신 저독성 물질인 클린7을 개발해 사용 중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나가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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