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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섹터 폐기물 투자]쓰레기의 재발견…'잇템'으로 탈바꿈①안정적 자산+성장성 매력…SI·FI 앞다퉈 인수

최익환 기자공개 2020-08-19 11:22:09

[편집자주]

폐기물처리업체들에 대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와 전략적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과거 중소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딜이 간간히 보였지만 최근들어 대형 블라인드펀드와 중견기업까지 가세,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더벨은 최근 핫섹터로 떠오르고 있는 폐기물산업의 특징과 투자 자산으로서의 가치, 벨류업과 엑시트 전략 등을 총 다섯 편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기물처리업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크게 오르고 있다. 연초부터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보유한 중대형급 매물이 인수합병(M&A) 시장을 이끌었고, 이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매각가격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폐기물처리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가진 산업인데다 향후 국내 폐기물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국내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될 것을 우려한 전략적투자자(SI)들은 폐기물처리업에 더 큰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지속적인 생활수준 향상과 맞물려 좁은 종심을 가진 국토의 특성은 향후 폐기물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매립지 대체부지 선정이 지연될 양상을 보이는 것 역시 중단기적인 관점에서 폐기물처리업의 급성장이 예견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대어급 매물 다수 등장…빠짐없이 흥행 성공

올해 초부터 국내 M&A 시장에 등장한 폐기물처리업체 매물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PEF 운용사가 장기보유해온 매물은 물론 대기업이 보유해온 업체들이 새 주인을 찾으며 침체된 M&A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지난 2월 매각작업이 공식화됐던 맥쿼리자산운용의 코엔텍·새한환경 매각은 다수의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며 폐기물처리업 매물 흥행에 불을 당겼다. 4월 진행된 예비입찰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스틱인베스트먼트 △E&F PE-IS동서 컨소시엄 등 총 7곳의 대형 투자자가 참여했고, 결국 5020억원의 가격에 E&F PE-IS동서 컨소시엄이 새 주인이 됐다.

△TSK코퍼레이션 △IS동서-E&F 컨소시엄 △이도 △BGF그룹 등이 인수 경쟁을 펼친 코오롱환경에너지는 대기업의 환경부문 알짜 사업 매각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열기가 뜨거워진 사례다. 당초 코오롱그룹의 매각 희망가가 300~400억원 초반에 그친 데에 반해, E&F PE-IS동서 컨소시엄의 최종 인수가격은 489억원에 달했다.

세계 최대의 PEF 운용사 중 하나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은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하던 ESG와 ESG청원을 9000억원의 가격에 인수했다. KKR은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 펀드인 스톤픽인프라파트너스와 경쟁을 벌인 끝에 승기를 잡았다. ESG와 ESG청원은 의료폐기물이라는 특수분야에 집중한 결과 강점을 인정받았다.

SK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EMC홀딩스의 경우 딜 초기 골드만삭스PIA 등 대형 투자자들의 참여로 인기를 모았다. 예비입찰에는 15곳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인수 적격 예비후보에 선정된 △SK건설 △골드만삭스PIA △케펠인프라펀드 등 5곳의 투자자가 모두 본입찰에 참여할 정도로 M&A 열기가 뜨거웠다.


◇안정적 현금창출력 보여줘…전통강호 PEF에 SI ‘도전장’

이처럼 국내 폐기물처리업체들이 SI들에게도 투자처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폐기물 처리업체들이 보여주는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에 주목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사모투자펀드(PEF) 업계가 폐기물처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이유 역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 때문이었다.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에 기반해 사업을 전개하는 폐기물처리업의 경우 진입장벽이 다소 확실한 편이다. 인허가를 받은 업체만 폐기물의 수집·운반·처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허가에 의해 영업권이 보장되는 만큼 수요의 변동도 크지 않다. 안정적으로 폐기물 처리 수요가 유지되는 만큼 회사는 비용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도 남아있다.

PEF 업계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업의 경우 업황변동이 적고 한번 설비 투자가 이뤄지고 나면 별도의 현금투입이 필요 없어 수익이 그대로 회사에 쌓이게 되는 구조”라며 “영업권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수집·운반·처리 모두 수익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동안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던 폐기물처리업 투자는 전략적투자자(SI)들에게도 각광을 받는 모습이다. 특히 불안정한 현금창출력을 보완하려는 건설업종 SI의 관심이 뜨거운 편이다. 건설업과 폐기물처리업 모두 대규모 부지와 토목공사가 필요하고 인허가에 기반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들 SI가 폐기물처리업 진출로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E&F PE와 손을 잡은 IS동서는 물론 SK건설과 호반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폐기물처리시장 노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인선이엔티 등에서 폐기물산업 노하우를 쌓아온 IS동서는 E&F PE와 공동 투자에 지속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어서 향후 폐기물처리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수도권 매립지·좁은 국토 등 투자 키워드

이와 같은 폐기물처리업에 대한 인기는 향후 배가될 가능성이 크다. 좁은 국토면적을 가진 우리나라의 특성상 매립부지를 찾는 일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각의 경우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추가 인허가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어 산업폐기물은 물론 생활폐기물의 처리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환경공단의 자원순환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에서 하루에 나오는 폐기물의 양은 44만6102톤이다. 지난 2013년 일평균 40만톤이 채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해 5년만에 10% 가량 폐기물 처리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 말 2019년 통계가 발표되면 하루 약 46만톤 가량의 수치가 통계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폐기물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생활폐기물을 담당하는 수도권매립지는 가장 중요한 투자 키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수도권매립지의 대체부지 선정이 지연될 경우엔 수년 내로 생활폐기물 처리에 대한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그동안 공공의 영역이었던 생활폐기물 처리시장에 민간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해 1992년부터 운영돼 온 수도권매립지는 당초 2016년 매립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대체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2025년까지 연장된 상황이다. 연장의 대가로 인상된 처리비용 상당수를 회계에 전입하는 인천광역시는 오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못박고 해당 부지 인근에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대체매립지 부지선정과 공사에 최소 8년 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2025년 이후 쓰레기 대란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폐기물 처리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주민 2500만명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해온 수도권매립지가 대체부지 선정에 실패하거나 지연될 경우 민간 공급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국내 폐기물 처리시장의 대규모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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