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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효성캐피탈 인수? MG손보 그림자 대주주 승인요건 문제 없는데…과거 정치권 잡음 부담

손현지 기자공개 2020-08-18 14:28:2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4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효성캐피탈 인수전 참여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법적으로 캐피탈사 인수 자격요건에는 문제가 없지만 과거 그린손해보험(MG손보) 인수 과정에 일었던 '특혜 논란'을 의식한 영향으로 보인다.

효성그룹은 2018년 12월 지주사로 전환해 금융계열사를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효성캐피탈을 최근 매물로 내놨다.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 떠오른 게 새마을금고중앙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모투자펀드(PEF)와 손을 잡고 효성캐피탈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새마을금고 측은 "PE로부터 제안을 받고 다각도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입찰 전 단계인 데다가 뱅커스트릿, WWG 다른 투자자들도 검토 중인 만큼 아직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우선 효성캐피탈이 영위하는 사업 영역의 법적 범주인 '여신전문금융업법'만 놓고 보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캐피탈사 인수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불과 3년 전 재정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면죄부를 얻은 상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대주주 자격요건을 크게 5가지로 제한하고 있다. 첫번째 핵심 조항은 '금감원의 검사를 받는 일반적인 금융사'라고 명시돼 있다. 두 번째 조항은 '내국법인'이어야 한다고 돼 있다. 내국법인 기준은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 자기자본이 출자하려는 금액의 3배 이상이여야 하며 부채비율은 300% 이하여야 한다. 이외에 내국인으로서 인수나 사모투자펀드(PEF) 및 특수목적법인(SPC)으로서 인수할 수 있는 조건 등이 법률 조항에 나열돼 있다.

새마을금고는 어떤 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한다.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여서 '금감원 피감 금융사'에 포함되지 않는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1700%대여서 내국법인이긴 해도 부채비율 300% 미만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여전법'으로 보면 새마을금고는 효성캐피탈 인수 자격 미달인 셈이다.

하지만 2017년부터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 같은 규제 기준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금융업 전반을 아우르는 해당 법률 제31조(대주주 변경승인 등)에 따르면 인수시 당국 승인을 거쳐야 하는 대주주 요건 자체에 '예외 범주'가 생겼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시설대여업자, 할부금융업자, 신기술사업금융업자는 제외한다'는 조항이다.

효성캐피탈은 여신전문업체로 곧 '할부금융업자'에 해당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여전업법상 '비금융사'라고 하더라도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예외조항'에 해당돼 효성캐피탈 인수시 대주주 승인을 받지 않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이 같은 맹점을 염두에 두고 효성캐피탈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다만 이 과정에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로서 인수전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업계에선 에스티리더스PE에 FI로 자금을 투자하는 형태로 인수전에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오래 전부터 중대형 캐피탈사 인수를 고려해왔던 만큼 단순 재무적 참여 보다는 경영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평이 많다. 그동안 새마을금고 내부적으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캐피탈사 인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PEF를 허울로 내세워 실제로는 경영권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MG손보 인수 때와 상황이 비슷해 보인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보험업법상 대주주 결격 사유에 해당됐지만 2013년 자베즈파트너스를 대주주로 내세우며 우회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새마을금고가 자베즈의 최대 출자자이자 MG손보의 실질적 최대주주로서 역할을 했다. 인수 후 수차례 이뤄진 증자에서도 자금을 투입하며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문제는 정치권에서까지 새마을금고의 이 같은 인수가 '편법'이라는 질타를 받았다는 점이다. 효성캐피탈 인수전에 FI로 우선 발을 담그기로 한 것도 이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6년 효성캐피탈 출신의 고준용 대표가 이끌었던 무림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다가 행정자치부가 '특혜'를 문제삼아 반대한 탓에 실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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