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M&A]P-플랜 활용하나…채권자 동의 인수가격에 달려AOC 발급 위한 DIP차입 등 방안 검토대상 오를듯
최익환 기자공개 2020-08-20 10:06:5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자문단을 꾸린 이스타항공이 사전회생계획안(P-플랜)을 통한 회생절차와 매각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원매자 두 곳과 회생절차 진입을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한 DIP금융 차입 역시 고려할 전망이다. 다만 향후 선정될 인수자에 따라 이스타항공의 회생 방식도 달라질 전망이다.19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스타항공은 딜로이트안진과 흥국증권을 공동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회사 재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딜로이트안진-흥국증권은 법률자문사로 선정된 법무법인 율촌과 함께 조만간 킥오프 미팅을 진행하고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이들 자문단은 제일병원 등 난이도가 높은 회생사건에서 손을 맞잡은 경험이 있다.
앞서 제주항공으로의 매각이 무산된 바 있는 이스타항공은 회사가 직접 나서 개별 원매자들과 접촉을 이어왔다. 협상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이스타항공은 자문단 선정을 기점으로 인수자 선정 및 투자계약 등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회사가 원매자 두 곳과 직접 벌이고 있는 협상은 자연스레 자문단에 의해 이어질 예정이다.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게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관련 절차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논의 중인 원매자들 중 인수자를 골라 계약한 뒤 후속절차에 진입해야 연내에 매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자를 정한 뒤 이스타항공은 P-플랜을 준비해 회생법원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 P-플랜의 정식명칭은 사전회생계획안제도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23조가 근거 규정이다.
P-플랜은 채무자 부채액 과반 이상 채권자의 동의 후, 회생절차 개시 전까지 사전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법원이 빠르게 인가하는 방식이다. P-플랜 제도는 △신규자금 확보 △재무구조 개선 △기업가치감소 최소화 등 장점이 있다. 실제 딜로이트안진 등 자문단은 이스타항공 측에 P-플랜 등의 선택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이 일반적인 회생계획안 인가전 M&A를 시도할 경우엔 회사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유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행 회생파산법 상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에 따라 이론적으로 회생기업의 인수자는 청산가치 이상의 금액만 지불하면 회사 인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리스기재를 운용하며 실물자산이 거의 없는 이스타항공 입장에선 청산가치가 낮게 산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경우 채권자들에게 돌아가는 채권변제액 역시 현저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존 채권을 출자전환해 소각하는 대신 신규 유입된 자금으로 채무를 변제하는 회생절차의 특성상 청산가치가 낮은 경우 인수자금에 기반한 채권변제액도 줄어들어 회생계획안 통과를 위한 채권자 동의를 얻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이번 이스타항공의 P-플랜은 청산가치 대신 현재의 채무규모를 기준으로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수준에서 인수가액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업계는 채권자 변제율 등을 고려해 이스타항공에 투입되어야하는 금액이 최소 1000억원 대 이상에 달한다고 추정하는 분위기다. 인수자가 얼마만큼의 금액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회생 가능성이 갈릴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회사에 유동자본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임을 고려해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에 맞춰 DIP금융 차입 등 다양한 자금조달이 회생절차 개시 이전에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항공운항증명을 상실한 이스타항공은 추석 국내선 운항을 위해 AOC 발급을 신청했다. 이때 운항을 위해선 정비와 유류비, 인건비 등이 필요해 DIP금융 등을 통한 차입은 불가피하다.
DIP금융 차입이 현실화될 경우 인수자가 미리 DIP금융을 통해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DIP금융을 일부 사용할 경우 인수자는 이스타항공이 정상화될 경우 상당수의 투자회수가 가능해진다.
다른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인수자가 얼마만큼의 가격과 어떤 거래구조에 동의하느냐에 따라 회사 회생 가능성이 갈릴 공산이 크다”며 “채권자 동의를 사전에 얻어내기 위해선 변제율을 높일만한 인수가격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