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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공모채 1.45조 모아…10년물 -45bp 충족 [Deal Story]주관사단 막판까지 마케팅 심혈…10년물 금리 GS EPS 유사한 '2.2~2.3%' 전망

강철 기자공개 2020-08-20 14:57:5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3개월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 LG이노텍이 모집액의 10배가 넘는 1조450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회사채 비수기 시즌으로 인해 우량 투자 매물 기근에 시달렸던 기관은 앞다퉈 매수 주문을 내며 경쟁률을 높였다.

첫 발행에 도전한 10년물은 가산금리 밴드 최하단 수준인 -0.45%(-45bp)에서 모집액 300억원을 모았다. 개별 민평 수익률 2.7%에 -45bp를 적용한 10년물의 확정 금리는 약 2.2~2.3%가 될 전망이다. 2.2~2.3%는 LG이노텍이 10년물 금리 비교 대상으로 설정한 GS EPS와 유사한 수준이다.

◇수요 몰려 2000억 증액 발행 검토

LG이노텍은 19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43회차 공모채의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액 1300억원을 3년물 700억원, 5년물 300억원, 10년물 300억원으로 나눠 수요를 조사했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가 수요예측 업무를 총괄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시장에선 LG이노텍의 양호한 실적과 재무 건전성을 거론하며 기관 투자자가 조금이라도 더 공모채를 매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수요예측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거뒀다. 모집액 1300억원의 11배에 달하는 1조45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트랜치별로 3년물에 8400억원, 5년물에 4600억원, 10년물에 15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연기금, 공제회, 은행, 자산운용사 등 여러 기관이 매입 의사를 밝히며 경쟁률을 높였다. 한국은행이 운용하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300억원을 주문했다. 최종 경쟁률은 11.2대 1을 기록했다.

10배가 넘는 오버부킹을 기록한 결과, 3·5년물 모두 개별 민평 수익률 대비 언더(under)에서 모집액을 충족했다. 3년물은 -9bp에서 700억원을, 5년물은 -13bp에서 300억원을 각각 모았다. 3·5년물 모두 par 구간까지 수천억원의 수요가 몰려있는 점을 감안할 때 증액이 이뤄져도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과 주관사단은 대규모 수요가 몰린 점을 고려해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조달하는 자금은 자재 구매와 만기채 차환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기 실적 시즌으로 인해 8월에 공모채 발행이 거의 없었던 점이 대규모 수요를 유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LG이노텍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2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이 역시 투자 심리를 한층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광학 솔루션이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 가운데 반도체 기판 부문도 5G시장의 성장에 맞춰 수익성을 대거 개선했다"며 "신성장동력인 전장까지 더해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LG이노텍 공모채의 매력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확정금리 GS EPS와 유사한 2.2~2.3% 예상

LG이노텍은 이번 수요예측에서 10년물의 가산금리 밴드를 개별 민평 수익률의 '-50~+30bp'로 제시했다. 첫 발행과 10년 만기라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30~+30bp'를 제시한 3·5년물보다 마이너스 구간을 오히려 20bp 넓게 가져갔다.

시장에선 이 가산금리 밴드가 GS EPS를 염두에 둔 설정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LG이노텍과 같은 AA- 등급인 GS EPS는 지난달 중순 사상 첫 10년물을 발행해 900억원을 조달했다. 모집액 대비 6배가 넘는 수요를 모은 결과 가산금리 -28bp라는 우수한 조건으로 발행을 마쳤다. 최종 금리는 AA0 기업보다 20bp가량 낮은 2.21%로 정해졌다.

LG이노텍 10년물의 개별 민평 수익률은 현재 2.7%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 수익률에 밴드 최하단인 -50bp를 적용하면 GS EPS와 유사한 2.2% 초반에서 금리를 확정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LG이노텍과 주관사단은 이 같은 금리 전략을 토대로 적극적인 기관 영업에 나섰다. 수요예측 직전까지 30여곳이 넘는 기관 투자자를 직접 만나 1대 1 기업 설명회(IR)를 진행했다. 특히 10년물은 장기물 투자자인 보험사를 중심으로 막판까지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10년물은 밴드 최하단에 근접한 -45bp에서 모집액 300억원을 모았다. 발행액을 600억원으로 늘려도 -40bp 선에서 가산금리를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할 때 10년물의 최종 금리는 2.2~2.3% 수준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GS EPS와 큰 차이가 없다.

한 기관 투자자는 "10년물은 발행사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가늠할 수 있는 의미가 상당한 트렌치로 시장에서 평가받는다"며 "LG이노텍이 트렌드에 민감한 IT 업종의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점이 장기물 수요 기관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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