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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프로파일]로즈골드1호 기린아 김정균 IMM 전무, 중추로 자리매김블라인드 초창기 입사…하우스 성장 토대 닦아

노아름 기자공개 2020-09-28 10:27:0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로 출발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명실상부 국내 토종 대형 바이아웃펀드로 자리매김했다. 투자와 회수, 펀드레이징 모두 정석 코스대로 차근차근 밟아오면서 성장 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김정균 투자4본부장(전무)은 IMM PE의 싱크탱크이자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 온 일등공신이다. IMM PE가 거래 성사·투자금 회수·자금 조달 등 3박자를 동시에 갖춘 PEF 운용사로 성장하기까지 10여년 간 동고동락하며 하우스 성장에 일조했다.

◇성장 스토리: 삼정KPMG서 사회생활 첫발…블라인드펀드 결성 IMM PE에 둥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전무는 대학 4학년 당시 교내 기업재무사례연구모임인 FCRC (Finance Research Case Club)를 통해 자본시장에 눈을 떴다.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기 전까지 약 1년 6개월여 FCRC에서 국내외 기업 투자사례에 대해 몰두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나 투자은행(IB) 진출을 꿈꾸는 선후배들과 굵직한 인수·합병(M&A) 건을 다뤘고, 활발한 의견교류를 거치며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2004년 김 전무는 삼정KPMG FAS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재무적투자자(FI)의 저변이 넓어지기 시작한 시점에 CF(Corporate Finance)본부 일원으로서 치열한 나날을 보냈다. 사회 초년생이었지만 △SKC의 리튬폴리머배터리사업 재무 자문(2005년) △두산그룹의 진로 인수 자문(2005년)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방안 수립(2006년) △농협의 LG카드 인수추진 자문(2006년) 등 다양한 산업군의 사업재편 움직임을 근거리에서 접했다.

자본시장을 잠시 떠난 건 30대 초반이다. 2007년 31살의 나이에 영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영국 런던에서 재무학 석사(MiF) 과정을 밟기 위해서다. 그는 런던비즈니스스쿨(London Business School)에서 1년간 집중적으로 재무 기반을 다지고 글로벌 사모투자(PE) 투자 실사례를 검토하며 시야를 넓혔다. 이후 IMM PE가 블라인드 펀드 로드골드1호를 결성하던 2008년 IMM PE에 합류했다.


◇투자 스타일·철학: 통찰력 기반한 가치창출에 집중

IMM PE에 둥지를 튼 뒤 처음 접한 딜은 두산그룹이 밥캣 인수 이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네 개 회사(△SRS코리아 △한국우주항공 △두산DST △삼화왕관)를 묶어 지분 일부를 매각한 DIP홀딩스였다. 당시 돈이 급했던 두산그룹은 알짜 자산을 한데 모아 DIP홀딩스를 만들고 49%를 매각했다. IMM PE는 미래에셋자산운용PE와 컨소시엄을 이뤄 투자했다.

김 전무는 IMM PE에 합류한 뒤 불과 수개월 만에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을 몸소 접하며 운용사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들어갔다. △교보생명(2012년) △포스코특수강(2013년) △에이블씨엔씨(2017년) △쏘카(2018년) 등 투자과정을 통해 경영진, 매도인 등 각 이해관계자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본인만의 투자 스타일과 철학을 세웠다. 김 전무는 "오랜 기간 네트워킹을 지속해오며 상대방과 파트너십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목적의식만을 가지고 만나는 것 보다는 자주 여러 번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며 상대의 고민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찰력에 기반해 가치를 창출하는 따뜻한 투자자가 되기를 꿈꾼다. 시간을 오래 투입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핵심을 꿰뚫는 통찰력은 단기간에 발휘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사람이든 산업군이든 적어도 수년간 관찰하려는 이유다. 몇 년간 지켜보다가 기업의 가치를 직접 창출할 수 있는 판단이 서면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파트너십에 기반한 신뢰관계 유지다.

김 전무는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과 산업이 변화하는 트렌드에 올라타는 흐름을 지켜보면서 투자 대상을 선별한다"며 "현재 고점에 있는 산업군보다는 저평가 받더라도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돼 향후 수년간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 높은 회사에 투자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트랙레코드 1: 화장품 신화 이끈 미샤…IMM 투자 이후 새단장

김 전무의 집중력이 발휘된 대표적 사례는 화장품 회사 에이블씨엔씨다. 창업주 서영필 회장이 회사 경영 지속에 고민이 많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이해준 투자3부문 대표와 서 회장을 만나 고민을 들었다. 에이블씨엔씨는 '화장품은 비싸면 비쌀수록 좋다'는 사회 통념을 깨고 합리적인 가격의 브랜드 미샤를 내세워 시장에 한 획을 그은 회사다. 다만 화장품산업이 격변기를 맞던 당시 에이블씨엔씨는 전문성 있는 FI 영입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김 전무 등 IMM PE의 핵심 운용역은 에이블씨엔씨에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때문에 경영권 매각이 아닌 투자자 유치를 원했던 서 회장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섰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남아있다면 체질개선 작업이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결과적으로 서 회장의 마음을 돌린 IMM PE는 오너 보유지분 전량(25.54%)을 취득하고 이후 공개매수 및 증자 등을 통해 지분율을 순차적으로 끌어올렸다.

이후 김 전무는 유관업종 M&A와 비효율매장 정리 등을 비롯한 다양한 인수후통합(PMI) 전략을 실행했다. '돼지코팩'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은 미팩토리, 더마 코스메틱 지엠홀딩스, 수입화장품유통사 제아H&B 등 세 곳을 연달아 인수, 볼트온에 나섰다. 이외에 740곳에 육박했던 매장을 400여 곳으로 줄이고, 브랜드 라인업을 늘려 멀티 브랜드숍 '눙크(NUNC)'로 전환을 꾀했다. 온라인과 해외 등으로 화장품 유통 판로를 다변화하는 노력도 병행됐다.

현재는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에이블씨엔씨가 J커브 터널을 벗어나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소요되고 있지만 로레알코리아, 쏘카 및 한독 등에서 탁월한 브랜딩 및 턴어라운드의 실력을 보여준 조정열 대표를 영입해오며 분위기 전환을 앞두게 됐다.


◇트랙레코드 2: 모빌리티 유망주 쏘카, 공유경제 트렌드에 '훨훨'

그의 승부사 기질은 2018년 지분투자가 이뤄진 차량공유업체 쏘카를 통해 발휘됐다. IMM PE 투자 검토 당시 쏘카는 그로쓰캐피탈(Growth Capital) 성격이 강해 PE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김 전무의 판단은 달랐다.

기술이 발달하고 공유경제 흐름이 가속화된다면 쏘카 사업 확대 여지가 크다고 봤다. 즉 주요 고객인 20~30대가 차량을 직접 소유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동시에 차량을 편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는 높아 현재의 사업이 확대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는 차량공유 산업을 오래 관찰해 온 김 전무의 확신에서 비롯됐다.

그는 "국내외 해외 산업 트렌드를 살피던 와중에 쏘카가 사업 확대를 앞두고 외부 투자유치 수요가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며 "향후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 모빌리티 산업을 쏘카가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차량을 보유하고 이용자에게 플랫폼도 제공하는 쏘카는 미국의 우버와 리프트, 중국의 디디추싱 등과 사업모델이 엇비슷해 보인다. 다만 쏘카는 차량을 직접 소유하고 있어 오퍼레이션(운영)에 강점을 보인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가 주목했던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플랫폼과 차량 운영 역량을 동시에 갖춘 회사에 투자, 향후 자율주행 등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쏘카와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복안이 깔렸다.

실제로 시장에서 인정받는 쏘카의 몸값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쏘카는 최근 PEF 운용사 SG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투자유치를 받는 과정에서 기업가치 1조1000억원을 책정 받았다. 이는 IMM PE 투자 당시 기업가치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업계 평가: IMM의 이노베이터…온화한 성품에 친근한 매력

김 전무를 접해본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꼼꼼한 성향과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성격이 그의 강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자문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리스크 여부나 법규 변화 가능성 등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다각도로 살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외에 투자 검토를 위해 카운터파트너 역할을 했던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피투자기업의 C-레벨 등 핵심 인력들과 네트워킹이 돋보였다"라고 말했다.

하우스 내부 목소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디어가 샘솟아 운용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동시에 특유의 친화력과 에너지가 주변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김 전무와 호흡을 맞췄던 손동한 투자2부문 대표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깜짝 놀랄만한 투자처를 발굴하곤 한다"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지만 투자 검토와 실행, 사후관리 등에서 인내심을 발휘해 뚝심 있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우스에 새로 합류한 인물의 연착륙을 돕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해준 투자3부문 대표는 "첫 발을 떼야하는 영역에서 예기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기도 하는데 김 전무는 주변 분위기를 북돋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한 업무에서는 우직한 면모를 보여준다"며 "난이도가 높은 일도 믿고 맡길 수 있는 동료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LP 네트워킹 공고…포트폴리오 관리·신규투자 총력

한편 IMM PE는 국내 토종 사모펀드운용사 가운데 해외 출자자(LP)를 처음 유치한 하우스로도 잘 알려졌다. 이는 국내 자본 뿐만 아니라 해외 큰 손 투자자에게 IMM PE의 경쟁력을 입증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IMM PE의 진면목을 알리는 몫은 김 전무가 소속된 글로벌펀딩팀이 도맡았다.

현재 결성 중인 로즈골드4호에도 마찬가지로 해외 LP들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김 전무는 해외 LP들에게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인 이유를 설명하고, 수많은 운용사(GP) 중에서도 왜 IMM PE를 선택해야하는지 설득해 출자를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외에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회수 역시 김 전무의 과제다. △교보생명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포트폴리오 기업 관리에도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 할리스F&B 매각 협상을 마무리 짓고, 신규 바이아웃 투자를 완료할 예정이다. 한국콜마 제약·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부와 콜마파마 경영권 인수 작업은 올 연말 거래 종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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