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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 차기 리더는]거물급 없는 행장 후보 리스트11명까지 확대, 두드러진 인사는 없어…인사 파행 재점화 여지

손현지 기자공개 2020-10-22 07:44:2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1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은행장 2차 공개모집을 통해 후보 선정 폭이 넓어졌지만 여전히 거물급 후보는 없다는 평가다. 벌써부터 업계 내에선 은행장 인선 절차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행추위 의결구조 특성상 구성원의 8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현재로선 표심이 또 다시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21일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3년 전 행추위원들이 내부·관료 출신이 아닌 '제 3의 인물'을 선임키로 타협점을 찾으면서 행장선임 절차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며 "6개월 행장 공석사태를 재연하지 않으려면 후보자 면접에 앞서 명확한 기준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행추위원들끼리 타협점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2017년에도 총 3회에 걸친 공모를 통해 최종 14명에 달하는 후보풀을 마련했지만, 행추위원간 지지하는 후보자들이 엇갈리며 절차가 지연된 바 있다.

수협은행은 20일 2차 은행장 공모를 통해 총 11명의 후보군을 추렸다. 기존 5명(강명석· 고태순·김진균·김철환·손교덕)의 후보들은 모두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인원은 6명이다. 정춘식 전 하나은행 부행장, 강철승 한국수산정책 포럼 대표, 전봉진 전 삼성증권 영업본부장, 박백수 우체국금융개발원장 등 4명의 외부 인사와 박석주 전 수협은행 부행장, 이길동 전 수협중앙회 신용부문 수석부행장 등 2명의 수협 퇴임 임원 등이다.

문제는 이들 중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후보는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우선 해양수산부 측 후보로 꼽히는 강철승 한국수산정책포럼 대표의 경우 은행 등 금융업 종사 경험은 전무하다는 약점을 지닌다. 그는 1966년 농림수산부 수산청 근무를 시작으로 선박안전기술공단 등을 거쳐 각종 학회, 언론인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수협은행 한 관계자는 "아무리 수협은행 행추위 구조상 정부 측 입김이 쎄다 할 지라도 은행업 경험이 없는 수장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봉진 전 삼성증권 영업본부장 역시 은행업 경험이 없다. 삼성생명, 삼성증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며 재테크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져왔지만 은행장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부적합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민간은행에서 실무를 경험했던 후보들의 경우 무게감이 다소 약하다는 분석이다. 정춘식 전 하나은행 부행장의 경우 작년까지 하나은행에서 임원(개인영업그룹 부행장)을 지냈지만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백수 우체국금융개발원장 역시 은행 출신이지만 업계 내 영향력이 크진 않았다. KB국민은행에서 동부산영업지원본부장, 북부지역본부장 등을 지냈지만 임원까지 진급하지 못하고 퇴임했다. 2012년부터 메트라이프생명보험 영업본부장, 국민티에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18년부턴 우체국금융개발원이라는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 공적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수협 내부 후보 2명 중에도 독보적인 인물은 없다는 평가다. 물론 개개인 역량만 놓고 보면 은행장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하지만 이미 1차 공모를 통해 3명(강명석·김진균·김철환)의 내부출신들이 치열한 접전을 했던 상황이라 표심이 갈리기 쉽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지난 12일 후보자 면접 후 이뤄졌던 행추위에서도 수협중앙회 측 행추위원이 내부출신을 밀었지만 정부 측(기획재정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 위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내부출신의 행장 선출에 대한 공감대는 여전히 얻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내부출신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길동 전 부행장은 수협 내부적으로 다방면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이 전 부행장은 2012년 수협 50주년 행사에서 수협은행의 차세대전산시스템(NEXTRO) 및 보안시스템 구축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고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광주 출신으로 1982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전산정보부장, 리스크관리부장, 수산금융부장, 금융기획부장 등을 지냈다. 2014년부터는 임원을 달았다. 수협은행 상임이사(부행장)으로 선임된 뒤 2016년 한차례 연임 후 그해 말 수협은행 독립출범과 함께 사임했다.

박석주 전 수협은행 부행장의 역시 다양한 부서를 경험했다. 전남 장흥 출신으로 1982년 수협중앙회에 발을 들여놓은 뒤 2005년 미래전략기획팀장 2009년 카드사업팀장, 2012년 수협중앙회 해양투자금융부장, 수협은행 전남지역금융본부장, 여의도증권타운지점장 등을 거쳤다. 2016년 12월부터 마케팅그룹 부행장으로 활동하며 분리독립한 수협은행의 초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행추위는 오는 26일 면접 대상자를 발표한 뒤 28일 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다. 당분간의 경영 공백은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대행체제를 통해 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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