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영솔루텍, 키코 피해사 낙인…'갤럭시'로 지운다 정치적 이슈로 저평가…유망산업 카메라모듈로 재부상
이경주 기자공개 2020-11-05 15:14:19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3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영솔루텍은 정치적 이슈에 따라 주가 희비가 갈린 대표적 상장사였다. 남북경협사업에 적잖은 투자를 한데다, 최근까지 이슈가 된 '키코(KIKO)'사태 피해사이기 때문이다.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렸었다.재영솔루텍이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 냈다. 삼성전자 최신 기술력이 집결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 부품 공급사가 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성장성이 농후한 카메라모듈 영역이다. 업계에선 온전히 사업적으로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한 대당 카메라 5대…공급부품도 '정비례'
재영솔루텍은 베트남 생산기지인 박닌공장(재영VINA)에 116억원(1000만달러)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엔코더(Encoder) 방식 AF모듈과 OIS생산체계 구축이 목적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S21(가칭)에 재영솔루텍이 엔코더 AF모듈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추진된 투자 건이다.
재영솔루텍 펀더멘털 개선을 이룰 수주라는 평가다. 카메라모듈이 고공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자동초점 기능을 수행하는 AF모듈은 카메라모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카메라 대수만큼 필요하다.
스마트폰 시장자체는 보급률 확대로 정체돼 있지만 카메라모듈은 정반대다. 스마트폰 대당 카메라모듈 탑재 대수가 매년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7년 만해도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8에 전면과 후면에 각 한 대씩 총 카메라모듈 두 대를 채용했다. 하지만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0은 전면에 1대, 후면에 4대 등 총 5대다.
플래그십보다 생산량이 많은 중저가모델(J, M시리즈)로도 카메라 확장이 병행되고 있다. 중가인 A71과 A21S, A31 모델도 현재 5대까지 탑재되고 있다. 저가인 M51, M31도 역시 5대다. 덕분에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카메라모듈 수요가 2018년 약 6억대에서 2021년 9억대, 2023년엔 10억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도 기대되고 있다. 경쟁사 화웨이가 미국 행정부 제재로 올해 출하량이 전년 대비 7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덕이다. 반사이익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전년 대비 15% 출하량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AF모듈 등 광학부품은 카메라 개수증가와 직접적으로 비례하는 부품”이라며 “재영솔루텍이 성장하는 시장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플래그십 모듈용에 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키코피해는 과거형, 악재 모두 반영
불운했던 과거사를 지울만한 성과인 덕에 주목받고 있다. 재영솔루텍 사업 외적으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우선 키코사태 피해자다. 키코 사태란 2008년 금융위기 때 환율이 급등하면서 은행이 판매한 키코 상품에 가입한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본 것을 말한다. 재영솔루텍은 당시 6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여파로 2010년 결국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고 2015년에야 졸업할 수 있었다.
2016년엔 생산기반이었던 개성공단까지 폐쇄됐다. 남북경협사업에 참여해 200억원 가량을 투입해 만든 공장이었다. 이 탓에 공장가동률DL 떨어져 2017년 26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재영솔루텍이 정치와 관련된 주식으로만 평가받았던 배경이다. 남북경협 재개와 키코배상에 대한 이슈가 재기될 때마다 주가가 오르내렸다.
이후 재영솔루텍은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용 AF모듈 사업으로 성과를 내며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2019년 매출 1334억원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8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과거 멍에 탓에 증시에선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번 플래그십용 AF모듈 시장 진출은 다르게 평가된다. 당장 내년부터 수익성이 더 좋은 신규매출(플래그십)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고객사 내 입지가 강화돼 사업안정성이 배가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앞선 관계자는 “재영솔루텍은 과거 악재 탓에 주목받지 못했던 주력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키코와 남북경협 관련 손실도 장부상으로 모두 반영된 건이라 앞으로 배상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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