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1월 06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PE(이하 미래에셋PE)는 코스닥 상장 게임업체 와이디온라인(현 아이톡시) 매각 사기거래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범죄 공모를 의심 받고 있는 피고인들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재판을 오래 끌고 있는 터라 소모전이 단기간 내 종지부를 찍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 사채업자 이모 씨에 대한 두 번째 증인신문이 열렸다. 이모 씨의 증인신문은 올 9월 한 차례 진행된 바 있다. 이모 씨는 미래에셋PE로부터 와이디온라인을 인수한 클라우드매직 측 관계자로, 검찰은 그를 와이디온라인 M&A 관련 사기적 부정행위를 주도한 인물로 보고 있다.

이모 씨가 핵심 피고인으로 지목된 만큼 검찰은 그에 대한 신문에 적잖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이모 씨의 첫 증인신문은 5시간을 넘겼으며, 두 번째 증인신문 역시 비슷한 시간이 할애된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은 이모 씨로부터 크게 두 가지의 혐의를 입증하려는 모습이다. 첫째는 이모 씨가 주축이 된 클라우드매직이 부당한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와이디온라인 지분을 매입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래에셋PE와 범죄를 함께 도모한 것이다.

이모 씨는 클라우드매직의 범죄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모습이다. 지분 거래 내역, 관련 내용의 미공시 등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여럿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래에셋PE와의 공모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거래 관계자를 조사했고, 그들의 휴대폰 통화내역을 확보·분석했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검찰은 거래를 주도한 이모 씨의 증언에 전적으로 기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모 씨가 검찰의 주장과 대치되는 발언만 하고 있는 터라 미래에셋PE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에 힘을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아가 검찰이 형량 거래를 내세워 미래에셋PE에 불리한 진술을 요구했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검찰 입장에서는 더욱 불리한 위치에 섰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모 씨 외 다른 핵심 피고인 역시 미래에셋PE와의 공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모 씨와 함께 와이디온라인 M&A에 관여한 사채업자 또한 증인신문에서 미래에셋PE와의 관계에 선을 그은 것으로 파악된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와이디온라인 전 대표 변종섭 씨도 미래에셋PE와의 공모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핵심 피고인으로 지목한 인물들이 일관되게 미래에셋PE와의 범죄 공모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셋PE의 혐의가 입증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번 재판에 연루된 인물이 많고 검찰이 재판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고 있어 미래에셋PE의 유무죄가 확정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와이디온라인 M&A는 2017년 12월 시작됐다. 매도자 미래에셋PE와 원매자 클라우드매직 간 지분 거래는 총 5차례 있었다. 거래는 다소 복잡했다. 클라우드매직은 와이디온라인의 최대주주인 특수목적법인(SPC) 시니안유한회사(이하 시니안)에 네 번에 걸쳐 총 120억원 대출했다. 시니안은 대출금을 받을 때마다 와이디온라인에 증자했고, 증자로 발행된 신주 수만큼 구주를 클라우드매직에 넘겼다. 구주매출 대금과 대출금은 상계 처리됐다. 마지막 5번째 거래 후 와이디온라인의 최대주주는 시니안에서 클라우드매직으로 변경됐다.

복잡한 거래가 일어난 배경은 와이디온라인의 자본잠식이다. 2017년 4분기 중 와이디온라인은 상장폐지 사유인 완전자본잠식상태였다. 미래에셋PE와 클라우드매직은 완전자본잠식을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클라우드매직이 인수대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을 감안, 여러 차례 나눠 거래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일어난 비상식적 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클라우드매직은 와이디온라인 지분을 매입한 날 장외에서 전량 처분했다. 이때 지분 변동 공시와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자본시장법 위반이 벌어졌다.

검찰은 미래에셋PE 또한 클라우드매직의 지분 매각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미공시를 방치했다고 보고 있다. 관련해 미래에셋PE 전 대표와 현직 상무가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