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코스닥 도전' 석경에이티, 낮은 밸류 감수 배경은바이오 보다 소재화학 이미지 유리 판단, 연내 신속한 상장 목표
조영갑 기자공개 2020-11-26 07:35:25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4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경에이티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재무건전성 강화와 사업 다각화를 동시에 노린다. 이른바 ‘소부장’ 패스트 트랙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석경에이티는 낮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를 감수해서라도 발 빠른 상장을 통해 회사의 발전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석경에이티는 12월 하순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진행하고 있다. 희망 공모가격은 8000원으로 총 100만주를 발행해 8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다음달 10~11일 수요예측 이후 15~16일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목표 공모금액 80억원 중 30억원은 부채상환, 50억원은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비로 배정했다.
공모과정에서 석경에이티와 주관사(한국투자증권)가 책정한 상장 시가총액은 약 440억원 규모다. 2023년 추정 당기순이익(89억원)에 15.25 PER 배수를 적용해 주당 1만2673원을 산정했다. 여기에 최대 36.87%에 해당하는 할인율을 적용, 최소 공모가액 8000원을 산출했다. 수요예측이 흥행해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1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상장 시가총액은 545억원가량으로 증가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다소 낮은 밸류에이션이다. 업계에선 석경에이티의 최근 실적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40%에 이르는 할인율을 설정한 데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통상 20~30% 대의 할인율이 일반적인데, 석경에이티의 평가가액 할인율이 다소 과하다는 평가다.
석경에이티는 기술평가를 통해 IPO(기술성장기업)를 진행하고 있지만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면서 사업성까지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2019년 이후 상장한 기술성장성 기업들에 비해서도 실적이 양호한 편이다. 다수의 적자 기업과 달리 2018년 매출액 55억원, 영업이익 7억원에 이어 2019년 매출액 64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이 상승세에 있다. 코로나19 팬더믹이 지속되는 와중에서도 3분기 말 매출액 47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9억원이다.
석경에이티가 높은 밸류에이션를 상당 부분 포기한 이유로 '패스트트랙(상장간소화절차)'에 더해 회사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석경에이티는 현재 바이오헬스케어 용 나노소재를 통해 가장 많은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치과용 레진 소재 불화이터븀(YbF3) 등 의료 소재의 비중이 2019년 말 73%에 이른다. 사실상 바이오·헬스기업인 셈이다.
하지만 석경에이티와 주관사는 증권신고서 상 최종 유사기업을 '케이디켐, 디엔에프, 덕산테코피아'로 설정했다. 모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섹터의 화학소재회사다. 케이디켐은 PVC용 안정제 화학소재 기업, 디엔에프는 반도체 DPT(더블패터닝) 및 전구체 소재, 덕산테코피아는 OLED 발광재료 중간체, 반도체 프리커서(Precursor) 등의 소재를 생산하는 화학기업이다. 최근 2차전지 섹터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이다.
VC업계 관계자는 "기술성 평가를 거친 '바이오 기업'의 이미지가 공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화학소재 전문기업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코스닥 시장에 안착한 후 향후 추가적인 투자 재원은 메자닌 발행 등으로 충당할 수도 있다는 논리다.
이에 부채비율 관리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상장 이후 CB(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전환 전까지 부채로 잡히는 CB의 물량이 재무제표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채비율이 높지 않음에도 공모자금의 용처를 부채상환으로 배정한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단기차입으로 인한 이자부담 역시 단번에 해결이 가능하다.
부채비율은 3분기 말 기준 78.42%로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시설투자를 위해 조달한 단기차입금은 50억원에 달한다. 공모자금으로 이를 상당 부분 상환한 후 향후 투자유치의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부채 상환이 완료되면 석경에이티의 유동부채는 64억원에서 20억원대로 줄어들어 부채비율 역시 대폭 낮아진다.
나머지 50억원은 최근 마련한 안산 제1공장, 영암 제2공장의 내부설비를 확충하는 용도로 쓰인다. 업계에 따르면 석경에이티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개발 프로젝트는 '중공 실리카(Silica)' 사업이다. 5G 통신(5G mmWave)의 고주파 영역에서 신호 손실을 줄이는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석경에이티는 내년까지 연구분석 장비를 추가로 도입해 2022년부터 실질적인 매출을 실현하고, 이후 매출액 비중을 통신, 반도체 부문으로 이동한다는 방침이다.
석경에이티 관계자는 "공모의 물량이 적기는 하지만 신사업을 시작하기에는 충분하다는 판단에 주관사와 논의를 거쳐 연내 상장을 목표로 잡았다"면서 "최대한 빠르게 코스닥 시장에 안착해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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