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루, '인쇄전자' 분할 재도전…주총 통과 관건 신설 자회사, 필름히터 역량 집중…특별결의 정족수 확보 과제
김형락 기자공개 2020-11-26 13:06:4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4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파루'가 인쇄전자 사업부문 물적분할에 재도전한다. 필름히터 매출 규모가 커지자 인쇄전자사업을 자회사로 독립하는 부문별 전문화 체제를 택했다.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물적분할을 계획대로 마무리 할 수 있다. 과거 인쇄전자사업을 분할해 세운 자회사를 청산했던 실책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24일 업계에 따르면 파루 이사회는 지난 20일 인쇄전자 사업부문을 '파루인쇄전자'로 분할하기로 했다. 분할존속회사인 파루가 분할신설회사인 파루인쇄전자 지분을 100% 보유하는 단순·물적분할이다. 파루는 인쇄전자사업을 제외한 태양광에너지사업과 위생환경사업을 영위한다. 분할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이번 분할은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인쇄전자사업에만 역량을 집중하는 자회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파루는 본업인 태양광사업에 주력하는 체제다. 사업 특성에 맞는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를 세워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노렸다. 파루인쇄전자는 자산총계 114억원 규모 비상장사로 독립한다. 파루는 자산총계 671억원 규모로 존속한다.
파루의 주력 매출 품목은 태양광추적장치다. 태양전지판이 태양을 추적하면서 발전량을 늘리는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552억원, 이하 연결 기준) 중 93%(약 484억원)를 태양광사업에서 거뒀다. 필름히터를 제조하는 인쇄전자사업 부문 매출비중은 3%(14억원)였다.
물적분할을 차질없이 진행하려면 주주총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물적분할은 상법상 주총 특별결의 사안이다. 주총 출석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파루 최대주주인 지본과 강문식 파루 대표이사 등 특별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19.37%(보통주 747만4187주)다. 분할 정당성을 설득해 주주들에게 찬성표를 받아야만 안건을 처리할 수 있는 지분구도다. 파루는 다음달 30일 분할계획서를 승인받기 위한 주총을 연다.
무엇보다 과거 인쇄전자사업 분할과 다른 점을 주주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파루는 인쇄전자사업 부문을 분할했다 청산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2009년 7월 인쇄전자 전자태그(RFID) 관련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자산총계 17억원 규모 '파루에프이'를 설립했다. 100% 인쇄 방식으로 RFID 태그(Tag)를 만드는 기술을 연구하는 회사였다.
자회사를 통해 인쇄전자사업을 육성하려 했지만, 성과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2013년 11억원이었던 인쇄전자 관련 사업 매출은 2014년 5억원으로 감소했다. 계획했던 시설투자와 R&D(연구·개발)도 연기했다. 2015년에 결국 파루에프이를 청산했다. 2013년 7월 인쇄전자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했던 100억원 규모 5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2015년 6월 전액 조기상환했다.
자회사 청산과 별개로 파루는 인쇄전자 분야 R&D를 지속했다. 인쇄전자는 인쇄 공정 기법으로 전자 소자나 전자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필름 또는 유연소재에 전자잉크를 사용한다. 파루의 주개발 분야는 전도성·발열·절연 잉크 등의 소재와 이를 이용한 인쇄 히터, 센서·온도 콘트롤러를 이용한 히팅 모듈이다.
이번에는 제품을 상용화한 뒤 인쇄전자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다. 과거에는 R&D 단계에서 사업을 독립해 매출 연계효과가 미미했다는 평가다.
파루는 최근 필름히터 상용화 실적을 내놓으며 인쇄전자사업 부문 매출 규모를 키웠다. 인쇄전자사업 부문은 2018년 매출 5억원으로 시작해 △2019년 14억원 △올해 3분기 매출 2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 만에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가전용 필름히터를 2년간 냉장고에 테스트 공급하면서 신뢰를 구축한 덕분이다. 기존 DC히터 뿐만 아니라, AC히터까지 부품 승인을 얻어 공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파루는 가전제품 수명을 저해하는 물방울이나 성에를 제거할 목적으로 필름히터를 개발했다. 자동차 사이드미러 히터를 시작으로, 가전용 밥솥 보온히터와 냉장고 도어히터를 차례로 상용화했다. 2017년부터는 필름히터 초기 양산에 주력했다. 지난해 냉장고용 제상히터인 프렌치, 도어급수관, 김치냉장고 숙성히터, 아웃도어 온열패드, 히팅매트, 돌침대용 히터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필름히터 시장 저변을 넓히는 사업전략도 수립했다. R&D 분야에서는 과거 히터 상품을 분석해 필름히터 적용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다. 인쇄전자 히터 적용 분야를 확장하면서, 수출 방안을 모색하는 전략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Financial Index/HMM]호황기보다 증가한 항화물비
- [Financial Index/HMM]10년 전으로 돌아간 매출 수준…정상화 or 불황
- [조달전략 분석]풍산, 방산 선수금 유입이 만든 변화
- [유동성 풍향계]삼양식품, 해외사업 커지면서 늘어난 안전 재고
- [비상장사 재무분석]자본잠식 '웨이브', 증자보다 수익성 개선 집중
- '코스피행' 파라다이스의 상환 스케줄
- [기업집단 톺아보기]파라다이스, 지배력 변수로 남은 CB 콜옵션
- [기업집단 톺아보기]파라다이스, 자사주 소각 재개할까
- [기업집단 톺아보기]파라다이스글로벌, 건설 계열사 충당금 환입시킬까
- [기업집단 톺아보기]파라다이스, 이견 있었던 자회사 출자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