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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에서 사라진 '호남석유' 출신 인력들 황각규 그림자 지우기 일환, 정부옥·이훈기 실장 유일

최은진 기자공개 2020-11-27 13:57:19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7일 0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의 근간을 이뤘던 호남석유 출신 인력들이 대거 교체됐다. 신동빈 회장은 물론 대표이사인 황각규 전 부회장이 호남석유 출신이어서 최근까지 관련 인물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했다. 그러나 황 전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호남석유 출신 인물들도 빠르게 교체되고 있다.

2017년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는 과거 롯데쇼핑에 있던 정책본부의 확장판이었다.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 컨트롤 타워 조직을 지주체제로 전환하면서 이동시켰다. 정책본부에 있던 역할 대부분이 새로 출범한 지주에 이식됐다.

정책본부의 좌장 역할을 맡았던 황각규 전 부회장이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오르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신 회장과 그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 줄곧 공동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지주의 골격을 만들었다.

출범 초창기 조직은 모태인 정책본부를 본따 만들었다. 정책본부 휘하에 △운영실 △국제실 △개선실 △홍보실 △인사실 △지원실 등이 있었다.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준법경영실 △경영개선실을 만들었다. 이름만 다를 뿐 기능면에선 흡사했다.

각 조직의 요직에는 주로 호남석유 출신이 등용됐다. 신 회장과 황 전 부회장 모두 호남석유에 입사해 경력을 쌓으면서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인사에 대한 시선도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윤종민 경영전략실장·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정부옥 HR혁신실장·임병연 가치경영실장등이 호남석유 출신이다. 이들 외에는 황 전 부회장과 동문인 서울대 출신 인사들이 등용됐다. 이태섭 준법경영실장이 대표적이다. 이봉철 재무혁실실장이나 박현철 경영개선실장 정도가 비(非) 호남석유 및 서울대 출신으로 분류됐다.

이러한 전열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가치경영실이 사라지고 일부 조직의 명칭이 달라지긴 했지만 인력은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황 전 부회장이 퇴임한 8월 인사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황 전 부회장 사람으로 분류되던 인력들이 자취를 감추면서다. 그 자리는 신임 대표이사인 이동우 사장이 기용하거나 외부에서 영입한 인력들이 채우고 있다.


오 실장이 맡던 커뮤니케이션실 자리에 롯데건설 출신의 고수찬 부사장이 선임됐다. 정책본부에서 약 2년간 근무한 적 있지만 대부분의 경력을 건설에서 채웠다.

재무혁신실은 올 초 이 실장이 호텔·서비스BU장으로 이동하면서 롯데제과 출신인 추광식 전무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준법경영실장에는 검사 출신인 박은재 변호사가 부사장급으로 영입됐다.

새롭게 등용된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호남석유출신 인력이 있다면 윤 실장이 자리하던 경영전략실에 부임한 이훈기 부사장 정도다. 호남석유에서 근무하다 롯데렌탈로 자리를 이동한 인물이다. 화학과 소비재 등 다방면으로 경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여러 사업분야의 전략을 세우는 데 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등용됐다.

기존 인력 가운데 호남석유 출신으로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인물은 정 실장이 유일하다. 다만 정 실장은 황 전 부회장이 아닌 롯데지주의 또 다른 대표이사인 송용덕 부회장 체제 하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황 전 부회장의 퇴임 후폭풍에서 비켜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황각규 전 부회장이 지주사 골격을 만들기 시작한 2018년부터는 주로 호남석유와 서울대 출신 인력들이 등용됐지만 최근 퇴임하면서 인사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지주 내 호남석유 출신 인력들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인물들을 등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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