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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엑시트 프리뷰]원매자 누가될까…동종업체 인수 가능성은③국내 '매우 집중된 시장' 해당…경쟁상황 감안 필요

노아름 기자공개 2020-12-08 12:03:12

[편집자주]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토종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로 차근차근 성장한 IMM PE는 올초 태림포장 엑시트를 통해 대형 바이아웃 펀드로서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또다른 포트폴리오 대한전선 매각이라는 숙제를 앞두고 있다. IMM PE는 엑시트 난이도가 상당한 대한전선을 온전히 떠나보낼 수 있을까. 더벨은 대한전선 M&A의 의미와 딜 성사 가능성 등을 총 5편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7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초 대한전선 인수전이 본격화된다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는 원매자로는 어떤 기업들을 꼽을 수 있을까.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국내 동종업체들과의 물밑 협상이 활발히 이뤄져왔다는 점을 들어 전선회사들을 잠재적 원매자로 고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국내 전선시장을 대형 5개사(LS전선·대한전선·가온전선·일진전기·대원전선)와 넥상스 계열(넥상스코리아·극동전선·넥상스대영)이 나눠 점유하고 있어 향후 시장 경쟁상황을 고려하는 감독당국이 인수 승인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기업결합 이슈 극복할까…글로벌 무대서는 점유율 제고 가능

그렇다면 LS전선을 비롯한 국내 동종업체가 대한전선을 인수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등 감독당국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해외로 무대를 넓혀본다면 동종업 인수가 불가능하지만도 않아 보인다는 게 공통된 진단이다. 국내로 시장을 좁혀 파악할 경우에는 사업부문 분리매각 혹은 가격인상폭 제한, 소비자 보호방안 등 시정 조치가 포함된 감독당국의 조건부 인수승인이 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는 경쟁제한성을 정량·정성평가로 따지게 되며, 이 과정에서 시장의 경쟁제한성과 집중도를 알아볼 수 있는 HHI(Herfindahl&Hirschman Index)가 참고지표 중 하나로 사용된다. HHI는 획정된 시장 안에 각 기업 점유율을 구한 뒤 각각의 점유율을 제곱한 수의 총합으로, 수치상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면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내 전선회사는 약 65곳 정도로 추정되며, 더벨이 각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집계한 국내 전선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연말기준 약 11조158억원이다.

지난해 연말 별도기준 국내 전선업체 시장추산 점유율은 LS전선(29.4%), 대한전선(12.7%) 등이다. HHI 산정시 그룹 계열사의 점유율을 함께 판단하기 때문에 LS그룹 계열 점유율(40.1%)을 감안한 HHI의 총계는 약 2945.64로, 국내 전선시장은 '매우 집중된 시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내수와 수출을 포괄하는 집계치로 국내기업이 해외서 창출하는 매출을 떼어놓고 고려할 경우 개별기업들의 점유율은 이보다 낮아질 수 있다.

동종 유관기업 수평적 기업결합의 경우 안전지대는 △HHI 1200 미만(경쟁시장) △HHI가 1200이상 2500미만이면서 HHI 증분이 250미만(다소 집중된 시장) △HHI가 2500이상이면서 HHI증분이 150미만(매우 집중된 시장)인 경우다. 증분은 기업결합 전후 상황에서 산출된 HHI의 차로 구한다.

시장 1위 사업자인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인수할 경우 HHI의 안전지대를 벗어난다. HHI 증가분이 1018.54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평적 기업결합시 매우 집중된 시장의 증분 기준을 넘기기 떄문에 인수승인이 나더라도 시장 타격을 줄이기 위해 조건부 장치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시장을 중국을 포함한 해외로 넓혀서 글로벌 업체까지 포괄해 산정하면 이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인수심사시 시장 범위를 어느 정도로 획정하느냐 여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탈리아 프리즈미안(Prysmian), 프랑스 넥상스(Nexans)와 LS전선, 일본 스미토모(Sumitomo) 등 글로벌 시장을 나눠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인수할 경우 LS전선은 해외 시장에서 4%를 웃도는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시장을 해외로 넓혀서 경쟁상황을 고려할 경우 LS전선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글로벌 업체들 대비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각사 실적을 고려하면 LS전선과 대한전선이 한몸이 될 경우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S전선 등 원매자 군…눈높이 격차 극복이 관건

매각측은 그 동안 동종 전선회사들에게 대한전선 인수 의향을 타진해 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LS전선이 물밑협상을 이어갔지만 밸류에이션 격차로 유의미한 M&A 결과를 도출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은행(IB)업계에는 당시 매도자-원매자 간 눈높이에 약 3배 정도 격차가 존재했다고 알려져있다.

지난해 대한전선 매각을 검토했던 IMM PE는 주당 1100원~1200원 수준에서 거래가 성사되기를 희망했으나, LS전선은 400원~450원 수준이면 적합하다고 바라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주가 흐름과도 엇비슷하다. 지난해 1분기 대한전선 주가는 주당 1120원을 기록하다가 작년 연말에 들어서는 주당 615원 선으로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LS전선과 대한전선 매도자 측이 대한전선 매물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약 3배 수준으로 차이가 있어 협상이 결렬됐다"며 "다만 이후에도 가격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다면 협상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바라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전선 매각 측은 LS전선 이외에도 국내와 해외 동종 사업자의 인수의향을 다양하게 파악해왔고, 과정에서 수의계약(프라이빗딜) 또한 검토하다가 최종적으로 공개경쟁 입찰로 승부수를 띄우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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