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 업계 1호 상장…성장성만으로 부족하다 시장 포화 리스크...제품 다양화 전략 관건
남준우 기자공개 2020-12-03 13:52:0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맥주가 국내 최초로 수제맥주 기업 IPO(기업공개)에 도전한다.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시장인 만큼 관심이 크다.하지만 빠르게 포화된 해외 수제맥주 시장을 봤을 때 사업 지속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성숙한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해외 기업들은 제품 다각화로 시장 리스크를 타개한 바 있다.
제주맥주가 밸류(기업가치) 책정을 위한 피어그룹 후보에 외국계 기업 선정을 고려 중인 만큼 향후 발전 전략을 어떻게 세울지 주목된다.
◇최근 국내 수제맥주 시장 성장 단계
제주맥주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5599만5890주며 공모 예정 주식 수는 836만2000주다.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최근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성장세다. 10월까지 CU의 국산 수제맥주 매출은 546% 증가했다. 전체 맥주 매출 중 수제맥주 비중도 6%로 증가세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국산 수제맥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2.4% 증가했다.
제주맥주는 입지를 굳히는 중이다. 현대카드와 협업해 제작한 아워에일이 출시 일주일 만에 CU 편의점 수제맥주 판매 1위를 달성했다. 기존 제품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등도 수제맥주 매출 순위 톱 5 안에 이름을 올렸다.
매출 상승세가 빨라졌다. 올 3분기 기준 매출 24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84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손실 폭도 감소하는 추세다. 2018년 영업손실 84억원, 2019년 영업손실 90억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22억원으로 개선되는 중이다.
◇보스턴비어컴퍼니, 성공적 제품 다각화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좀 더 장기적인 비전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전언했다. 특히 피어그룹 후보로 고려 중인 보스턴비어컴퍼니가 속한 미국 시장 상황을 잘 봐야한다는 평가다.
한 시장 관계자는 "미국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내 시장이 당장은 성장세라도 맥주 제품군만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맥주가 피어그룹 후보로 고려하고 있는 보스턴비어컴퍼니는 '새뮤얼 애덤스'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수제맥주 회사다. 1995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하지만 최근 실적만 놓고 보면 수제맥주 회사라고 보기 힘들다. 매출을 견인하는 제품이 수제맥주가 아니라 신제품 Truly Hard Seltzer(트룰리 하드 셀쳐)다. 올해 트룰리 하드 셀쳐 등 신제품 실적이 수제맥주 제품 실적을 크게 웃돌았다.
하드 셀쳐는 탄산수, 알코올, 과일향이 혼합된 음료다. 저칼로리, 저탄수화물, 저알콜이 특징이며 최근 미국 주류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보스턴비어컴퍼니는 3분기 매출 4억9279만달러로 전년 동기 3억7846만달러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억178만달러로 전년 동기 5983만달러 대비 68.8% 증가했다.
제품별 실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CEO 데이브 버윅은 "3분기 디플리션(Depletion : 주류 제품이 중간 유통업체가 아닌 실제 소비자에게 얼마나 판매됬는가를 나타내는 수치) 증가는 트룰리 하드 셀쳐, 트위스티드 티 판매량 증가를 새뮤얼 애덤스, 앵그리 오차드 등의 감소치가 부분적으로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레드오션 가능성 높아
보스턴비어컴퍼니가 신제품 개발에 나선 이유는 '과잉 경쟁' 때문이다. 특히 몰슨쿠어스, AB 인베브 등 대형 업체가 수제맥주 시장에 진입하며 점유율을 잃었다. 2014년 13% 였던 미국 시장 내 수제맥주 판매량 비중이 대형업체 진입 후 2017년 6%로 떨어졌다.
한국 수제맥주 시장도 언제든 포화될 확률은 존재한다. 이미 오비맥주가 2018년 국내 수제 맥주 브랜드 더 핸드앤몰트 브루잉 컴퍼니를 인수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도 유명 맥주 스컬핀 IPA 생산업체 밸라스트포인트와 정식 수입 계약을 맺으며 시장에 진입했다.
제주맥주가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하는 이유다. 한편, 제주맥주 관계자는 "아직 상장 이후 제품군 다양화 계획은 없으며 수제 맥주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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