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체제 성과 점검]포스코켐텍 출신 CEO 후광? 포스코케미칼 '날았다'④음양극재 매출 비중 30%까지 수직상승, 1조 유증 자금수혈 '힘싣기'
박상희 기자공개 2020-12-04 09:27:28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의 핵심은 '철강'이지만 역대 회장들은 그룹 차원의 성장을 위해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발굴에 힘써왔다. '비철강맨'으로 주목 받은 9대 최정우 회장(사진)도 마찬가지였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취임사에서 그룹사에서 영위하는 사업도 철강처럼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일갈했다.최 회장이 그룹사 가운데서도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계열사는 소재부문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케미칼이다. 취임 이후 신년사에서 계속해서 '모빌리티'를 강조해 온 최 회장은 포스코케미칼을 등에 업고 철강분야뿐 아니라 에너지소재 분야에서도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 포스코케미칼이 영위하는 음·양극재 사업은 최 회장 재임 기간 가운데 폭풍 성장한 계열사로 손꼽힌다.
◇포스코케미칼, 포스코그룹 매출 비중 2.3% 불과
포스코그룹은 △철강(포스코, 포스코강판) △무역(포스코인터내셔널) △건설 및 엔지니어링(포스코건설, 포스코엔지니어링) △기타(포스코ICT,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케미칼)의 4대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한다. 계열사는 모두 30개(해외 제외)가 넘는다.
포스코케미칼은 주요 사업부문 가운데 기타에 속해 있다. 다른 사업 대비 중요도가 떨어진단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기타부문이 포스코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타부문 전체 매출은 3조1866억원을 기록했다. 기타부문에 속하는 포스코케미칼 매출은 1조4837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 전체 매출(64조3668억원)에서 포스코케미칼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케미칼이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나 중요도는 타 계열사 대비 떨어지지만 영위하는 소재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포스코케미칼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취임사를 읽어보면 최 회장이 의욕을 보인 사업체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취임사에서 밝힌 '소재부문은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을 통합하여 R&D와 마케팅 시너지를 높이고 원료가 되는 리튬, 인조흑연 사업화도 촉진하여 에너지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겠다'는 최 회장의 포부를 실현시킬 계열사 주체는 바로 포스코케미칼이었다.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 9대 회장 선거에 출마할 당시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었다. 최 회장은 2018년 3월 주총에서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상태에서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최고책임경영자(CEO)를 맡았던 만큼 포스코케미칼에 대한 이해도나 애정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최 회장의 2차전지 소재를 향한 애정은 갑작스러운 건 아니었다. 전임자였던 권오준 전 회장은 2018년 4월 '포스코 100년을 위한 신사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는데 권 회장 시절 가치경영실장과 가치경영센터장을 지낸 최 회장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사업 육성전략은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발표된 것인데 주력사업인 철강사업 외에 무역, 건설, 에너지, 정보통신기술 등 인프라분야를 육성하고 에너지저장소재, 경량소재 등을 새 성장분야로 키운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일찍부터 에너지저장소재 등이 포스코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될것이라 판단한 최 회장은 포스코케미칼의 운영을 직접 맡겠다는 의사를 직접 피력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 2010년 시작된 2차전지 사업, 최정우 체제에서 '만개'
포스코케미칼이 처음부터 2차전지 관련 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2010년 8월에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부문을 인수한 것이 계기가 됐다. 포스코는 당시 포스코켐텍(현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2차전지 소재인 리튬 소재 음극재 제조사업에 처음 진출한데 이어 이듬해인 2011년에는 포스코ESM을 설립해 양극재 사업에도 진출했다. 에너지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차근차근 밑그림을 그려온 것이다.
포스코케미칼의 모빌리티를 향한 도약은 최 회장 취임 이후 본격화된다. 에너지 소재 사업의 시너지효과를 키우기 위해 2019년 4월 각각 음극재와 양극재 사업을 담당하고 있던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합병하고 사명을 포스코케미칼로 변경했다.
이로써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의 4대 원료(음극재,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 가운데 미래 고부가가치 소재로 각광 받은 음극재와 양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국내 유일 업체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포스코케미칼은 자회사 피엠씨텍에서 인조흑연 음극재 사업도 추진하기로 해 이미 생산하고 있는 천연흑연 음극재와 더불어 음극재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극재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너지본부는 올 3분기 누적기준 33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수치다. 음·양극재사업은 라임케미칼부문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올해 처음으로 에너지소재사업부문으로 독립했는데, 독립한 첫해 전체 매출의 3분의 1 가량을 책임진 것이다.
최 회장의 선구안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미래 전기차 배터리는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며 국내 재계 내로라하는 대기업 회장들이 군침을 흘리는 산업군으로 성장했다. 전기차 연간 판매량은 2019년 230만대 수준에서 2030년 2500만대까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배터리 핵심 소재의 수요도 양극재는 2019년 37만톤에서 2030년 204만톤, 음극재도 23만톤에서 120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러한 시장 기회에 적기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030년까지 양극재는 현재 4만톤에서 40만톤, 음극재는 4만4000톤에서 26만톤까지 양산 능력 확대를 추진한다. 다만 이같은 생산시설 확대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
최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사업의 성장잠재력이 검증된 만큼 이에 대한 투자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는데, 61.3%의 지분을 보유한 포스코는 신주 청약을 통해 약 54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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