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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필옵틱스의 성장 보증수표 '삼성SDI 투자유치'자회사 필에너지 유증 참여 후 재무적·사업적 옵션 확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0-12-07 07:16:27

[편집자주]

2차전지 배터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가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에 안전성 높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가 주도할 패러다임 전환에 발을 담갔다. 더벨은 변화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필옵틱스의 2차전지 자회사 '필에너지'가 삼성SDI의 투자를 유치한 후 다양한 부수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 삼성SDI의 지분 투자가 '성장 보증수표' 역할을 하면서 후속 투자의 마중물이 됐고, 이를 토대로 2차전지 사업의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됐다.

필옵틱스는 확보한 자금을 통해 오산에 신규설비를 확충하고, 내년부터 필에너지를 중심으로 2차전지 사업을 기업집단 내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필에너지가 삼성SDI의 헝가리 라인에 스택(stack)장비를 단독으로 공급(sole vendor)하는 만큼 대량 매출액이 산입될 내년을 기점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필옵틱스는 현재 오산 세마산업단지에 총면적 3만1358㎡ 규모로 신사옥 및 통합공장 설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필옵틱스는 이 과정에서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을 대상으로 0% 할인율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해 130억원을 조달했다. 발행일 11월 13일 기준 가중산술평균주가인 1만4250원을 주당 발행가격으로 책정했다. 2일 종가 기준 필옵틱스의 주가는 이보다 떨어진 1만3350원 수준이다.

당초 필옵틱스는 올해 11월 말까지 486억원 규모로 오산 신사옥 및 공장 투자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설비의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금액을 560억원으로 늘려 잡고, 투자 완료 시점도 12월 말로 연장했다. CPS 발행으로 조달한 130억원 중 91억원이 설비 구축에 투입된다.

업계에서는 추가 투자 재원이 필요한 시점에서 발행회사에 유리한 조건의 CPS를 발행한 원동력을 삼성SDI의 지분 투자와 연관지어 보고 있다. 필에너지는 지난 9월 중순 삼성SDI를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삼성SDI는 필에너지의 지분 20%를 확보하면서 2대주주가 됐다. 삼성SDI가 사업의 든든한 '뒷배'로 시장에 인식되면서 원활한 후속 투자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필옵틱스는 그동안 발행한 전환사채(CB) 물량이 오버행(대량출회) 이슈를 야기하면서 CB를 매입,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이라면서 "삼성SDI의 지분투자가 진행되면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CB 대신 발행사에 비교적 유리한 조건의 CPS를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무제표상 CB는 부채지만, CPS는 자본 계정이라 자본확충의 효과도 있다.

필옵틱스는 2016년 발행한 1회차 CB(111만주)가 지난 10월 전량 보통주 전환되면서 인수자인 삼성벤처투자가 장기 보유를 확약한 상황이고, 2018년 12월 발행한 2회차 CB 잔량 95만주는 최근 매입, 소각하기로 해 대량출회의 부담은 일정 부분 해소했다. 총발행주식 수 대비 12%에 이르는 물량이다.

다만 올해 초 발행한 250억원 규모의 3회차 CB가 한 차례 리픽싱을 거치면서 전환청구권 행사시 발행 가능 주식 수가 200만주에서 227만5208주로 늘어난 상황이다. 총발행주식 수의 10%가 넘는다. 필옵틱스는 전환청구 기간인 내년 2월부터 콜옵션(30%)을 행사해 순차적으로 소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CPS 발행대금의 40억원가량이 활용될 전망이다.

재무적 효과에 더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역시 기대되는 대목이다. 후속 재원이 투입된 오산 신공장은 필에너지의 생산능력(capa)를 대폭 끌어올리면서 성장의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공장은 현재 삼성SDI가 라인을 증설하고 있는 헝가리1공장의 스택장비 물량을 대응하고,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헝가리2공장의 증축에 대비한 전략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매출 성장이 '퀀텀 점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필에너지가 IPO에 나설 것으로 예측한다. VC업계 관계자는 "물적분할-투자유치는 IPO의 수순이라고 봐야한다"면서 "타사들이 주요 고객사를 따라 헝가리 현지에 설비거점을 구축하는 것과 달리 필에너지가 국내를 기반으로 설비를 증축하는 것도 이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필에너지는 현재 삼성SDI의 헝가리1공장 향 스택(stack)장비의 출하 준비에 한창이다. 스택장비는 2차전지의 양극판을 잘라서 적층하는 장비다. 삼성SDI가 극판을 마는 방식인 젤리롤에서 스태킹(stacking)으로 가공 방식을 바꾸면서 중용하는 장비가 됐다. 현재 수주잔고만 1100억원에 이른다. 내년 초를 기점으로 헝가리로 출하되면서 순차적으로 매출액으로 산입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필에너지는 매출액 154억원과 순손실 15억원을 기록했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장비의 출하가 시작될 예정이라 관련 매출액 역시 해당 시점부터 산입될 예정"이라면서 "오산에 구축하는 신공장은 헝가리1공장 물량에 대응하는 동시에 고객사(삼성SDI)의 공정 변화가 예상되는 2공장의 향후 물량을 동시에 대비하기 위한 설비투자 성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헝가리2공장을 중심으로 기존의 노칭(notching)장비, 스택장비를 비롯해 새로운 후공정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전해진다. 필에너지 역시 스택장비의 솔 벤더로서 이에 대한 개발과 공급에 대비하고 있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고객사의 헝가리2공장 증축이 가시화되면 필옵틱스 고유기술을 활용한 새 라인업이 추가로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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