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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균등 무상감자안' 통과, 배경은 금호석화 '불참'출석주주(41.84%) 96.1% 압도적 찬성…"금호석화, 직접 반대 어려웠을 것"

유수진 기자공개 2020-12-15 13:05:5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3대1 균등 무상감자안을 처리했다. 이로써 연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관리종목 지정 등의 위기를 넘기게 됐다. 통과 여부가 불투명했던 감자안이 무난히 주총 문턱을 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2대주주 금호석유화학의 '불참'이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임시 주총을 개최했다. '자본금 감소의 건'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주총이다. 자본금을 3분의 1로 줄여 자본잠식(57.54%)에서 벗어나고 감자차익(7441억원)으로 결손금을 일부 털어내기 위한 목적이다.

의장을 맡은 한창수 사장은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무상감자를 결정하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가 어려워 각종 주요 금융계약 및 신용등급에 악영향이 있을 거란 점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이날 주총은 결과 예상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졌다. 금호석화가 막판까지 반대 입장을 고수한데다 소액주주 등의 반발도 예상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주주는 금호산업 및 특수관계인(30.79%), 금호석화(11.02%), 나머지 소액주주(58.2%) 등이다. 하지만 개회가 선언된 지 20여분 만에 금방 마무리됐다.

기본적으로 출석주주가 많지 않았다. 발행주식총수 2억2323만5294주 중 9339만4003주가 출석해 41.84%의 참석률을 기록했다. 이 중 96.1%가 감자안에 찬성해 가결됐다. 해당 안건은 출석주주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되는 일반결의사항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이 무사히 감자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던 하나의 배경으로 지분 11.02%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 금호석화의 불참이 꼽힌다. 금호석화는 이날 임시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전에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타인에 위임하지도 않았다. 아예 의사표시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이날 오전 "이번 주총에 불참을 결정했다"며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고심 끝에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차원에서 항공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이상 직접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가 사실상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자칫 금호가(家) 형제갈등이 항공산업 구조조정을 가로막는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찬성표를 던질 마음은 없었다. 여전히 대주주인 금호산업에 아시아나항공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주총에 참석한 뒤 기권을 던지면 결과적으로 반대와 동일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아예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소극적인 의사표시 방법을 택한 셈이다.

당초 금호석화는 지난달 초 아시아나항공과 산업은행이 균등 무상감자 계획을 밝혔을 때 즉시 반발했다. 직접 산업은행을 찾아 균등감자가 아닌 차등감자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의 반대도 힘이 됐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자체적으로 감자 계획을 철회하길 기다렸지만 변화가 생기진 않았다.

오히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을 밝히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 사이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20% 이상 오르는 등 기업가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금호석화가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의 발언도 다소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 사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주가만 봐도 알수 있듯 통합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에 유리하다는 게 대부분의 인식"이라며 "이번 인수가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에게도 좋은 일이라서 결의가 안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화가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딜에서 적극 반대의사를 표시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찬성을 할 순 없어 의사표시 자체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이번에 감자안이 통과되며 주식수가 기존 2459만3400주에서 819만7800주로 줄어들게 됐다. 지분율은 기존과 동일한 11.0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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