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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섭 에스앤더블류 회장, 상폐 앞두고 늦은 퇴장 50여년만에 사임, '아들' 정우진 사장 대표 등판…4년 연속 영업손실

임경섭 기자공개 2020-12-16 11:52:0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박용 엔진부품 제조기업 '에스앤더블류'의 창업자 정화섭 회장이 50여년만에 경영에서 물러나고 아들 정우진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 사장은 선임 직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쇄신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난이 심화됐고 올해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하면 상장 적격성 심사를 밟는 탓에 정 회장의 용단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화섭 에스앤더블류 회장은 최근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았다. 아들 정우진 사장이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창업주의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리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정 사장은 일본 제경대학교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대학원 해양MBA를 졸업했다. 이후 에스앤더블류에 입사했고 2012년부터 사장을 맡고 있다. 또 가족회사인 코리아밸브(구 신일공업)에서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앤더블류는 1967년 신일너트공업사로 설립돼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선박용 엔진부품을 제조하고 있다. 2003년 사명을 에스앤더블류로 변경했고 현재 엔진볼트와 밸브, 시트링 등 선박 엔진부품과 중장비 및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단조품을 제조하고 있다.

1967년 설립 이래 줄곧 회사를 이끌어온 정 회장은 심화된 경영난에 50여년만에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그는 볼트와 너트 전문 공업사에서 시작해 원자력 부품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09년에는 코스닥 상장을 이뤘고 매출 800억원이 넘는 회사로 성장시켰지만 이번 위기를 넘지 못했다.

눈길을 끄는 건 정 회장의 용단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에스앤더블류가 단순한 위기를 넘어 상장폐지 우려가 현실화되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경영에서 물러난 탓이다. 지난해까지 최근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올해 3월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심지어 올해에도 3분기까지 매출 261억원과 영업손실 15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 16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2018년 영업손실 83억원을 낸 이후 적자 폭을 줄이고 있지만, 전방산업인 조선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 탓에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에스앤더블류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신사업 추진에 착수했다. 지난달 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비주거용 건물 건설업’과 ‘기계장비 중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등 정관을 변경했다. 현재 사업을 구성하는 선박엔진용 부품과 단조품 두 부문에서 모두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지분 승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보통주 850주(0.01%)를 보유한 것이 전부다. 반면 정 회장은 보통주 362만9333주(50.41%)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에도 지분을 매입했지만, 정 사장은 지분 매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 정 사장은 알짜 계열사인 코리아밸브의 최대주주로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이 198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던 업체로 2006년부터 정 사장이 경영을 맡았다. 동시에 정 사장은 지분 97%를 확보하면서 사실상 개인회사로 소유하고 있다.

코리아밸브는 에스앤더블류에서 얻는 임대료 수익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7년에는 코리아밸브에서 받은 임대료만으로 매출 4억3800만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억34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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