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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역 출신' 신명진 휴런 CEO의 변신 [thebell note]

임효정 기자공개 2020-12-23 13:24:1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에도 벤처캐피탈리스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조원 넘는 정책자금이 풀리면서 펀딩과 투자에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의 투자 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덕에 위상도 달라졌다. 일반 벤처캐피탈은 물론 대기업과 금융그룹 계열 벤처캐피탈에도 심사역 출신이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차지하는 게 최근 트렌드다.

벤처캐피탈 내부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일반 기업의 책임자로 전향하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쌓은 노하우를 현장에 접목하며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하기도 한다.

신명진 휴런 CEO도 지난해까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휴런에 합류한 이후 1년 만에 CEO자리까지 오른 케이스다. 1986년생인 그는 동종업계 내 최연소 CFO에서 최연소 CEO라는 타이틀도 바꿔 달았다. 올해 핫한 인물로 꼽히는 이유다.

휴런에 합류한 시점은 지난해 9월이다. 하지만 인연은 이 보다 앞선다. 그가 몸담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휴런에 투자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휴런은 2017년 가천대길병원 신동훈 교수를 중심으로 연구진들이 설립한 의료 AI 진단기업이다. 성장에 대한 확신은 있었다. 문제는 재무를 책임질 인력이 없었다. 물론 심사역이 일정 기간 회사에 상주해 밸류업을 하는 장치도 있었다. 하지만 3년차 초기기업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그는 살림꾼을 자처하며 심사역을 내려놓고 CFO로 변신했다.

신 대표의 역량이 진가를 보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벤처캐피탈에서 쌓은 경험 덕분에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을 순조롭게 유치했다. 올해 153억원의 시리즈B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시리즈A 투자 유치 이후 1년 만이다. 인력 영입에도 속도를 내며 인천 본사를 확장하는 동시에 최근 서울사무소도 문을 열었다. 합류 1년 만에 CEO까지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다.

휴런은 이르면 내년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현재 지정감사를 진행 중이다. 예정대로 상장할 경우 신 대표의 타이틀은 하나 더 추가된다. '국내 상장사 최연소 CEO'다. 현재 국내 상장사의 최연소 CEO로 1985년생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와 이성원 신영와코루 사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 대표의 행보는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심사역 출신 인사의 활약은 벤처캐피탈 업계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기에 충분하다. 투자기업의 성장을 돕기보다는 단기 이익에만 치중한다는 일부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는 신 대표에 응원을 보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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