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人사이드]잇단 러브콜, '신한→KB금융' 이동한 조영서 전무조용병號 '외부인사 1호', 탄탄한 관(官) 네트워크…KB 플랫폼 주도 전망
손현지 기자공개 2021-01-12 07:44:0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1일 11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이 최근 영입한 조영서 전무(사진)는 신한금융의 디지털 전략 핵심 축을 맡던 인사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 후 '외부영입 1호'로 삼았던 인물이지만 올해부터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품에서 일하게 됐다.조 전무는 KB금융의 2021년 정기 인사를 통해 지주 경영연구소장(전무) 겸 KB국민은행의 신설조직인 DT(디지털 전환)전략본부장을 맡게 됐다.

KB금융이 조 전무를 영입한 건 단순히 경쟁사인 신한금융에서의 활약상 때문이 아니다. 디지털 분야에서 블록체인,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다방면에서 실력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몇 안되는 인재이기 때문이다.
컨설팅회사 맥킨지앤컴퍼니와 베인앤컴퍼니를 거치며 금융 컨설팅 경험만 무려 17년을 쌓아왔다. 최근 네이버나 카카오가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를 앞세워 은행권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관련 생태계를 가장 잘 이해하고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을만한 인물이다.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조 전무는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콜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재정경제원(행정고시 37회)에서 4년여 동안 근무한 바 있다. 최근까지도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 자문위원,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업경제혁신위원으로 재임 중이다. 작년 10월부터는 빅테크의 출현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는 기구인 금융위원회의 '디지털금융협의회'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탄탄한 관 네트워크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여러모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 금융권 플랫폼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가 마이데이터, 사설인증서 등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사업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신한금융에 합류한 건 2017년 4월이다. 조 회장은 그룹의 디지털전략 밑그림을 그릴 인물로 디지털전략 본부장(CDO)으로 그를 발탁했다. 앞서 2011년 베인앤컴퍼니 재직시절 신한은행의 디지털 사업모델 프로젝트 컨설팅에 참여해 신한금융과 모바일 뱅킹(써니뱅크) 전략을 함께 구상했던 인연도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은행이 금융권을 위협하는 '메기'로 급부상한 시점과도 맞물려 있다. 조 전무는 업계에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지금의 인터넷전문은행 창시자로 불린다. 그는 과거 2015년 금융위원회와 금융연구원에 인터넷은행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 구성했던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그가 제시한 사업모델안은 스마트폰을 통한 계좌 개설, 이종산업 고객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 등으로 현재 인터넷은행이 채택한 사업구조와 거의 유사하다.
신한금융과 인연을 맺은 뒤 그의 첫 번째 임무는 '보물섬 프로젝트' 추진이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금융에 AI 등 신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목표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업안으로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신한생명·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임원급 직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조 전무는 AI와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 사업을 확대해나갔다.
핀테크 전문가답게 핀테크기술과 연계사업도 고민했다. 조 전무는 지주의 디지털 그룹에 ICT 부문을 통합시켰다. 브릿지포럼(Bridge Forum) 등 핀테크 관련 글로벌 행사 때마다 조 전무가 전면에 서서 직접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청사진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신한에서 앱 전략도 진두지휘했다. 2018년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그룹사 모든 앱을 연결하는 통합 인증 체계를 구축했는데 금융감독원의 약관 심사부터 상용화 단계까지 모두 주도했다.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개발이나 신사업모델 발굴에도 관여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영서 전 신한DS 부사장은 디지털전략을 주도한 만큼 그룹 내에서 포지션이 컸다"며 "그의 빈자리를 메울 외부수혈이 추가로 있을 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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