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14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은행이 급격한 대출자산 성장을 이룬데 비해 이익창출력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저금리성 정책자금대출 보유, 수협중앙회에 매년 지급하는 명칭사용료,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수익성에 부담이 되는 요인들이 많아 순이익이 급감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작년 세전 당기순이익 23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말 독립 출범 이후 '최저치'다. 순익은 2018년 말 3010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출범 이후 몸집을 크게 불린 것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표다. 작년 말 수협은행의 자산(신탁포함) 규모는 52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6년 말 33조원에 불과했던 자산에 비하면 무려 58% 확대된 수준이다.

이와 관련 수협은행 관계자는 "최근 순익 감소는 코로나 특별 충당금 인식의 영향"이라며 "건전성과 수익성 측면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코로나발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ROA 하락을 야기했다. 2019년 6월 말 162억원의 충당금 환입, 작년 충당금 순전입 127억원이 발생하면서 대손관련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9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순익 부진을 단순히 코로나충당금 등 일회성 대손비용 인식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주요 수익성 지표들이 2018년을 기점으로 우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순이자마진(NIM)은 2019년 누적 1.4%로 2018년 1.76%에 비해 0.36%포인트 떨어졌다. 이자부자산 증가에도 이자이익은 되레 뒷걸음질쳤던 셈이다.

2018년 말부터 수협은행은 고금리 저축성 예금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했다. 신예대율 규제를 준수(가계대출 15% 가중치)하려면 예수금을 대거 늘려야 했다. 수협은행의 원화예대율은 106.5%로 당국 권고치인 100%를 초과한 상태다.

신예대율 규제가 도입된지 1년 3개월이 넘었는데도 개선하지 못한 상태다. 그간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성장을 이룬 탓이다. 가계대출 비중은 2016년 24.6% 수준에서 작년 상반기 42.5%로 증가했다.

수협중앙회에 지급하는 연간 300억원 규모의 명칭사용료도 순이익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출 포트폴리오 구성상 경기변동에 민감한 개인사업자(SOHO)대출 비중이 경쟁업체 대비 높다은 점도 대손 비용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수협은행의 경우 공적기능 수행에 따른 저금리 정책자금대출 비중도 높다. 작년 6월 말 해양수산부문대출이 총 대출액의 24.6%를 차지했다. 회원조합의 열위한 건전성·이익창출력 등을 고려할 때 향후 경기악화시 대손비용 발생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배당 규모 축소도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배당액은 501억원으로 2018년(1320억원) 대비 크게 줄였다. 이익잉여금이 줄면서 배당재원이 부족했던 탓이다. 올해는 순익 감소 뿐 아니라 바젤III에 따른 자본인정금액 차감 이슈까지 더해져 자본비율 하방 압박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내달 예금보험공사 주최로 공적자금 상환액 책정을 위한 이사회가 열릴 것"이라며 "향후 수협은행의 수익성 타개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