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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품는 대한항공, 재무 개선 '총력' 자본 확충·부채 축소 '투트랙', 부채비율 814%→642%

유수진 기자공개 2021-02-08 08:27:3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1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동시에 차입금 상환 등으로 부채를 줄여 부채비율을 600%대로 끌어내렸다. 사실상 '투트랙' 전략을 쓴 셈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각별히 재무구조에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여객 수요 반등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 자칫 동반 부실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이 4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2020년도 잠정실적 IR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020년 말(별도 기준) 자본은 3조3331억원으로 전년(2조8184억원) 대비 18% 가량 규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채는 22조9400억원에서 21조4071억원으로 7% 감소했다.

대한항공 요약 재무상태. <출처:대한항공 IR자료>

자본이 늘고 부채가 줄면서 부채비율이 814%에서 642%로 낮아졌다. 작년 2분기 말 1000%에 육박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년 새 350%포인트(P)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부채비율은 신용등급 강등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다 특정 기준 초과시 자산유동화 채무의 트리거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자본확충을 이룰 수 있던 배경으로는 지난해 7월 실시한 1조12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인수한 300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 등이 꼽힌다. 앞서 대한항공은 작년 4월 여객 수요 감소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자 2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는 조건을 달고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이 기간 부채는 1조5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아직 사업보고서 공시 전이라 세세한 내용까지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회사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차입금 상환과 선수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IR 자료에 따르면 금융부채는 1년 새 15조8828억원에서 15조2642억원으로 60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차입금 상환 등의 영향이다. 동시에 선수금도 9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항공사들은 항공권 판매 대금을 고객이 탑승하기까지 선수금(부채)으로 잡아둔다. 선수금이 줄었다는 건 여객 수요 감소로 항공권 판매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진행 중인 3조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다음 달 중 마무리되면 재무상태가 더욱 양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투입하는 1조5000억원 외에 나머지 1조80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기 때문이다. '빚'을 줄이면 이자비용 등 금융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뒤따른다.

당초 대한항공은 차입금 상환용 1조원을 포함해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히 주가가 크게 오르며 3조3200억원으로 확대 조정했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자본은 늘어나고 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선언했을 당시 재무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마주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동반 부실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내용이다. 대한항공조차 채권단의 자금 지원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악화가 심화될 거란 우려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부담일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 IR 자료에는 이례적으로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내역 페이지를 추가로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2020년 4분기 IR 자료에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 <출처:대한항공 IR자료>

여기에는 기내식·기판 사업부 매각(9817억원) 등 자구노력과 정부의 지원으로 작년 한해 3조3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고 올해도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현재 추진 중인 유상증자와 송현동 부지 매각, 왕산레저개발 매각 등을 적었다.

한편 대한항공은 작년 매출 7조4050억원, 영업이익 2383억원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실적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객 매출이 전년 대비 74% 감소했으나 화물 매출이 66% 증가하며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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