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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솔루텍 승계회사 '아이텍', 독자생존 눈길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 8~10% 그쳐…스마트폰 모듈 등 제작

이경주 기자공개 2021-02-17 13:02:2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영솔루텍이 가업승계에 활용한 관계사 재영아이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업주인 김학권 회장이 지분을 증여해 재영아이텍을 최대주주로 만들었는데, 재영아이텍은 2세인 김승재 사장 개인회사다.

이는 중소·중견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다수 택했던 승계방식이다. 다만 문제도 많았다. 주력사가 승계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경우다. 주력사 주주들이 함께 취해야할 이득을 2세에게 몰아준다는 점에서 사익편취 행위로 지적됐다.

재영아이텍은 다르다. 주력사(재영솔루택)에 거의 기대지 않고 독자 생존해왔다. 논란을 피하면서 안정적 승계를 도모했다.

◇자립형 승계회사…김 사장 지분 87% 보유

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달 초 보유 지분 6.94% 중 5%를 재영아이텍에 증여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 지분율은 1.94%로 낮아졌고 재영아이텍은 3.46%에서 8.46%로 상승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재영아이텍은 2019년 말 기준 김 사장이 지분 87%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사실상 김 사장이 최대주주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사장 재영솔루텍 개인 지분(1.79%)까지 합치면 총 지분율은 10.25%가 된다. '김 사장→재영아이텍→재영솔루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재영아이텍이 자립형 승계회사라는게 눈길을 끈다. 공개된 실적 중 가장 최근인 2019년에 매출 86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재영솔루텍 등 관계사와 거래로 올린 매출이 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2%에 그친다. 2018년에도 매출 66억원 중 8.4%인 5억원만 관계사로부터 발생했다.

재영아이텍은 상당히 오래전인 2000년 설립됐다. 플라스틱 사출과 수출용 차량 부품, 스마트폰 모듈 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사업영역은 재영솔루텍과 유사하다. 재영솔루텍은 스마트폰 모듈이 주력이며 금형사업도 하고 있다.

사익편취와는 거리가 있는 매출구조다. 그간 문제가 된 승계회사들은 주력사 일감에 기대 급성장한 곳들이다. 승계회사는 이렇게 쌓은 이익을 배당하거나 주력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2세 지배력 강화를 도모했다.

◇법정관리로 지배력 약화…재영아이텍 '대안'으로

재영솔루텍 오너일가가 두 차례 경영위기로 인해 지배력이 약화되면서 생각해 낸 대안이라는 평가다. 재영솔루텍은 키코사태 피해자다. 키코 사태란 2008년 금융위기 때 환율이 급등하면서 은행이 판매한 키코 상품에 가입한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본 것을 말한다.

재영솔루텍은 당시 6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여파로 2010년 결국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고 2015년에야 졸업할 수 있었다.

2016년엔 생산기반이었던 개성공단까지 폐쇄됐다. 남북경협사업에 참여해 200억원 가량을 투입해 만든 공장이었다. 이 탓에 공장가동률이 떨어져 2017년 26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 지분율은 2007년 말 47.22%에서 2020년 3분기 말 6.95%로까지 하락했다. 최대주주측 지분율을 모두 합해도 12.44%에 그친다. 경영권이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재영솔루텍은 최근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 공급사로 등극하는 등 카메라모듈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자칫 적대적 M&A 타깃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승계문제까지 겹치며 경영권 안정을 위한 묘수가 필요했다.

결국 김 사장이 지분율을 높여야 하는데 회사로부터 받는 보수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독자 경쟁력을 갖춘 재영아이텍을 활용했다는 관측이다. 재영아이텍이 성장해 지배력 확보를 위한 자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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