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 가상화폐 1년전 손절...날아간 100억 비트코인·이더리움 600만원, 15만원 안팎에 처분…티쓰리 상장 전 블록체인 사업 정리
성상우 기자공개 2021-02-25 07:44:23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4일 11: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하면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인 업체들간 손익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 중 코스닥 상장 게임사 한빛소프트는 가상 화폐를 너무 일찍 손절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1년여 전 한빛소프트는 자산 효율화 차원에서 가상화폐를 대거 정리했는데 현재가치로 따지면 100억원 규모다.한빛소프트는 2018년 전후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며 가상화폐 자산에 대거 투자했다. 2019년말 기준 90.35개의 비트코인(BTC)과 2649.77개의 이더리움(ETH)을 보유하고 있었다. 자체 발행 가상화폐인 브릴라이트코인(BRC) 1040만9638.29개와 기타 가상화폐들도 함께 보유했다.
2018년말 기준 이들 가상화폐의 장부가치 합계는 원화 기준 14억3270만원 규모였던 것으로 기재돼있다. 기업이 보유한 암호화폐는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IFRIC)의 해석에 따라 기업회계기준서 1038호의 '무형자산'으로 분류한다. 최초 취득가로 인식한 재평가일마다 주기적으로 장부금액을 표시한다.
당시 비트코인이 400만원 초반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장부가치로 기재된 3억7800만원은 당시 시세를 온전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 2649.77개의 장부가치 3억9500만원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이더리움 가격은 14만원 안팎 수준이었다.
가상화폐 자산 처분은 한빛소프트 모회사 '티쓰리(T3)엔터테인먼트' 상장 준비와 맞물려 이뤄졌다. 당시 업황 침체로 적자만 내던 블록체인 사업을 선제적으로 손절한다는 조치였다. 한빛소프트는 자체 가상화폐 브릴라이트코인을 복수의 거래소에 상장(ICO)까지 시켰지만 가치를 띄우는 데 실패했다. 각 게임사와 연계해 블록체인 게임을 매개로 한 생태계 조성에 나섰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브릴라이트코인은 거래소 '리퀴드'에서 방출되기도 했고 게임사들과 선제적으로 맺은 제휴들은 흐지부지됐다.
회사측은 누적 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블록체인 자회사 브릴라이트 지분이 상장을 준비하는 모회사 밸류에이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블록체인 업황 역시 언제 다시 반등할지 기약이 없었다. 매입직후 시세가 급락세로 돌아선 가상화폐들 역시 처분 대상 자산목록에 포함됐다.
구체적인 매각일자는 공개되지 않아 각 가상화폐 자산을 얼마에 처분했는지는 정확치 않다. 다만 2019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한빛소프트는 2018년부터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가상 화폐를 처분했다. 이 기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각각 400만~900만원, 13만~16만원 범위에서 움직였다. 처분 과정에서 한빛소프트는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1억2200만원, 2억3600만원의 처분손실을 냈다. 특히 2018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각 가상화폐 시세가 폭락하면서 발생한 평가손실은 72억5400만원에 달했다.
처분된 가상화폐 시세는 1년만에 다시 폭등했다. 24일 오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에서 5500만원선에서 거래 중이다. 15만원 안팎에서 처분한 이더리움 시세는 현재 175만원선이다. 당시 처분 물량을 적용하면 비트코인(90.35비트코인)은 50억6000만원, 이더리움(2649.77이더리움)은 약 97억원이 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최고치(비트코인 6500만원, 이더리움 220만원)에 달했던 지난 20일의 평균 시세를 적용하면 비트코인은 58억7000만원, 이더리움은 58억원 규모다. 무형자산 평가이익만으로 총 120억원대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한빛소프트 연간 매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2019년 연매출 435억원을 거뒀다. 그 전년도까진 매년 200억~300억원 수준의 연매출을 기록해왔다. 연간 순이익 기준으론 2017년부터 2년간 흑자를 제외하면 매년 5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왔다. 당시 보유했던 암호화폐를 현재까지 보유했을 경우 평가이익은 순손실을 모두 상쇄하고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규모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답변할 내용이 없다"면서도 "당시 브릴라이트는 블록체인 사업을 위한 자회사였지 가상화폐 시세 차익을 노린 것은 아니었고 블록체인 연구·개발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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