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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 사상최대 실적…공동대표 체제 ‘유종의 미’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직전 최고 실적 2016년 상회, 전통·대체자산 전문성 기반 성과 만개

김시목 기자공개 2021-03-05 07:36:1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3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공동대표 체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물러난 조재민 전 대표와 홀로 운용사를 이끌게 된 이현승 대표의 지난 3년간 공동체제는 유종의 미를 거두며 대성공으로 종료됐다.

공동대표 초기만 해도 성과는 미미했지만 2019년부터 본격적인 시너지가 나기 시작했다. 각각의 전문분야인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과 부동산 등 대체자산에서 강점을 배가하고 단점을 메우면서 KB자산운용의 지난해 영업지표를 극대화했다.

◇ 공동대표 마지막 성과 ‘만개’, 역대급 이익창출력

KB자산운용은 2020년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535억원, 761억원을 올렸다. 한 해 전(각각 1320억원, 625억원) 대비 각각 16.2%, 21.9% 불어난 수치다.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455억원에서 550억원으로 21% 가량 증가했다.


KB자산운용의 지난해 영업성과는 한 해 전 대비는 물론 운용사 설립 이래 최대 수치다. 가장 높은 영업실적을 기록한 2016년의 경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1274억원, 745억원이었다. 영업수익은 25% 안팎, 영업이익은 당시 수치를 소폭 상회했다.

조 전 대표와 이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가 2018년 본격 가동된 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괄목할 성과를 낸 셈이다. 조 전 대표가 들어온 2017년, 이 대표가 합류한 2018년 성과가 바닥을 찍었던 점을 고려하면 2020년 영업실적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다.

특히 두 축인 펀드, 투자일임은 고루 전체 수익을 끌어올렸다. 두 사업은 전체 수익의 90% 이상을 창출했다. 특히 펀드 비즈니스(1089억원)는 2017년 저점을 찍은 후 꾸준히 수익창출 규모를 불리고 있다. 투자일임(265억원) 역시 꾸준히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전체 수익 대비 비중은 높지 않지만 대리업무 보수와 고유계정 투자에 따른 이익 창출이 존재감을 키우기 시작한 점도 고무적이다. 대리업무 수수료의 경우 부동산 매입, 매도에서의 차익으로 60억원대로, 고유계정 투자는 2017년 ‘제로’에서 58억원으로 불렸다.

업계 관계자는 “임기 초반 체질개선 등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수장 교체에 따른 바닥 다지기 성격이 짙었다”며 “당시 영업수익 규모 대비 비용 등의 지출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털고 다양한 사업들이 결실을 맺으면서 실적에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통자산, 대체투자 역량 안정화 후 결실

조 전 대표와 이 대표는 임기 동안 각각의 장기에 전력을 다했다. 조 전 대표는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 이 대표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전담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공동체제를 택한 이유도 전문성이었다. 글로벌 경쟁력도 가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조 전 대표는 시장 전반의 주식형펀드 침체에도 분명한 정체성을 보이며 하우스 존재감을 키웠다. 가령 'KB주주가치포커스' 펀드처럼 주주 관여 활동을 통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개선시키는 등 행동주의 전략을 하우스에 장착시켰다. 연 수익률은 10%를 상회했다.

동시에 조 전 대표가 이끌었던 OCIO본부는 한발 늦었지만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1조4000억원) 운용사 자리를 꿰찼다.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OCIO 시장은 업계에서 주목하는 블루오션이란 점에서 KB자산운용의 내부적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가 이끄는 대체투자부문도 성과는 두드러졌다. 사모 부동산, 특별자산 비즈니스의 외형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공모 시장에서도 규모는 작지만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대표 부임 후 하이트진로 사옥 매입(2300억원) 등 실물부동산 참여 사례도 늘었다.

특히 부동산펀드의 자산 매입이나 매각시 발생하는 성과보수 등의 반영은 이 대표 비즈니스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영된 계정인 대리업무 보수는 60억원을 상회했다. 지난해 대비 줄긴 했지만 과거 10억원 안팎 불과한 수입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전 대표와 이 대표 간 각각의 성과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진 않다”며 “각자의 롤에서 최선의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조 전 대표의 비즈니스까지 책임지게 되면서 결과에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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