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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기관 흥행' 씨이랩, 주가 약세…고개드는 AI 밸류 재조정지난달 코스닥 이전 상장, 공모가 대비 주가 7% 하락…실적 기반 시총 순위 변동 전망

방글아 기자공개 2021-03-15 08:40:3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높은 공모가에 코스닥 이전 상장을 마친 인공지능(AI) 영상분석업체 씨이랩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자 AI 업체들의 상장 밸류에이션 조정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기관 수요예측이 흥행해 씨이랩의 공모가격을 높였지만 일반 투자자 호응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말까지 주요 기업의 상장이 예정된 AI업계에선 실적이 향후 시총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씨이랩의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3만245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말 공모가와 비교해 7.3% 하락한 것이다. 코스닥 이전 상장에 앞서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이 흥행, 희망밴드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지만 상장 후 이틀을 제외하고 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해 박스권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씨이랩은 KT 기술전략실 출신 이우영 대표와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출신 정대수 부대표(CTO)가 2010년 설립, 3년 만에 코넥스 시장을 통해 기업공개(IPO)한 AI 업체다. 지난해부터 정부 AI 육성 정책에 힘입어 시장이 본격 개화하자 준비를 거쳐 지난달 24일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해 추가 도약에 나섰다.

기관들의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기술평가에서 각각 A등급과 BBB등급을 받아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 데 그쳤지만 수요예측 경쟁률은 1371대1을 기록했다. 유사 사업모델로 앞서 상장한 알체라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모두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뒤 상장 후에도 '따상'을 기록하는 등 흥행가도를 달린데 따른 기대감도 실렸다.

이에 씨이랩은 당초 제시한 2만3000~3만1000원 희망밴드 최상단 보다도 13% 높은 3만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됐다. 하지만 직후 이뤄진 일반 공모 청약은 대조적 흐름을 보였다. 최근 공모주 투자 열풍에도 경쟁률이 195.51대 1을 기록, 올들어 가장 저조한 수준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흥행 저조 원인으로는 일반 투자자에 대한 보호장치 부재와 더불어 높게 책정된 공모가가 원인으로 꼽혔다. 모두 기술특례 상장과 연관돼 빚어진 문제들로 해석된다. 기술특례는 지난해 100개 상장 사례를 넘기며 IPO 시장에 안착해 나가고 있는 제도지만 상장 요건이 느슨한 만큼 투자 리스크가 높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기본 골격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평가기관 2곳에서 기술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제출하면 된다. 기술성을 인정받으면 기본적인 요건(주식분산 및 자기자본 10억원 또는 시가총액 90억원)만 갖춰도 상장이 가능해 실적은 아직이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AI 업체들 사이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실제 동종업계에서 2019년 7월 플리토가 1호 상장 사례를 만들고 이어 제이엘케이인스펙션(2019년 12월), 솔트룩스(2020년 7월), 바이브컴퍼니(2020년 10월)가 이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알체라의 경우 성장성특례로 입성한 사례다. 성장성특례는 기술특례와 달리 상장 주관사가 일반 투자자에게 풋백옵션(되팔 권리)을 의무 제공해 투자 리스크를 낮췄다는 점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플리토 등 앞선 상장사들은 상장 후 기대감에 힘입어 초기 주가 상승 흐름을 보였다. 플리토는 상장 첫날 공모가(2만6000원)를 웃도는 종가(2만7800원)에 장을 마감했고, 솔트룩스(2만5000→3만4300원), 바이브컴퍼니(2만8000→3만1300원) 등도 상장 첫날 주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상장 후 만 1년을 지나고 플리토와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이하 제이엘케이)의 실적이 가시화하며 기대 심리가 꺾이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종가 기준 플리토는 1만2700원으로 주가가 반토막났고 제이엘케이는 공모가 보다 200원 오른 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플리토는 상장 전 투자설명서에서 2019년 매출을 66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는 20억원에 그쳤고 작년에도 3분기까지 32억원을 냈다. 제이엘케이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최근 상장을 마친 씨이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부 AI 정책 예산 집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연내 업계의 시총 순위가 실적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업계에서 상장 며칠 만에 공모가 밑으로 추락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기술 특례 공모가 산정 방식에 논란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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