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한유순 다방 대표 "원룸 전·월세, 전자계약으로 해결"인터넷뱅킹 같은 부동산계약 추구, 1인가구 수요 높은 원룸 정조준
이광호 기자공개 2021-03-19 11:25:5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7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코로나19 유행 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변화를 주고 있다. 대면 없이 간편하게 부동산 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전자계약'을 올해 핵심 과업으로 삼았다. 호텔 객실 예약처럼 부동산을 계약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한유순 다방 대표(사진)는 “원룸 등 월세 계약을 열 번 이상 하면서 편하게 계약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최근 마지막 3년을 살았던 집의 경우 실제로 집도 안 보고 계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집을 보지 않고 계약하는 게 그리 이상하지 않았다”며 “이런 경험을 하면서 부동산 온라인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원스톱' 비대면 부동산 거래 포문…인증 절차부터 월세결제까지
다방은 '온라인 부동산'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부동산 실수요자들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임대인과 임차인, 공인중개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추구한다. 중개 수수료를 줄이고 매물을 빠르게 소화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한 대표는 2년 전부터 전자계약 서비스를 준비했다. 다방을 만들 때 6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부동산의 경우 제자리걸음에 불과했다. 갈수록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서비스 혁신은 미미했다. 이에 다방이 선제적으로 나섰다.
전자계약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주목했다. 지난해 공인인증서가 폐지된 데 이어 정부의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정책으로 임대 시장이 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금융 소비자도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통장을 개설하고 대출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계약을 온라인으로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 대표는 “일단 무겁지 않은 원룸 시장을 중심으로 전자계약 서비스를 넓혀갈 계획”이라며 “전자계약 경험치를 쌓은 뒤에는 아파트, 토지, 상가 등도 취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방에 있는 매물이 아니라도 전자계약을 원하면 다방에서 거래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인증 절차부터 모든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다방 전자계약의 핵심이다. 온라인뱅킹만 할 수 있어도 전자계약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할 예정이다. 계약서는 다방의 마이페이지에서 반영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입주 날 스마트폰 푸시로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동시에 자동으로 전입신고까지 마무리해준다. 월세 결제까지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임대인·임차인·공인중개사 '윈윈' 전략 추구…전자계약 중심 연계 서비스 주목
한 대표는 “전자계약서를 휴대폰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확고한 플랜을 갖고 있다”며 “다양한 협력사들과 어느 정도 협의가 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오는 6월까지는 소프트 런칭을 하고 올해 안으로 모든 중개사에게 오픈해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밥그릇 싸움은 없을까. 다방은 전자계약이 기존 중개사들의 일거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툴로 사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일부 업체들과는 계약을 끝냈다. 중개사들도 오프라인 중개 시 갖은 비용을 투입하기 때문에 전자계약의 이점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앞으로 월세, 반전세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1인 가구 등 주거 형태 변화로 인해 원룸 수요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건설사들도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을 늘리는 게 현실”이라며 “그만큼 부동산 계약도 잦아질 것”이라고 했다.
다방은 전자계약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할 계획이다. 전자계약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가능한 사업이 무궁무진하다. 이사, 청소, 인테리어 등이 대표적이다. 계약 1건을 성사시키면 1~2년 뒤 또 다시 계약 수요가 발생한다. 꾸준히 계약을 거듭하는 가운데 관련 서비스를 연결해주며 부동산 광고 시장을 탈피하고 국내 대표 온라인 부동산으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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