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3월 31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빙 같은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플랫폼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큰 수익을 내기는 힘들어요. 해외 시장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게 또 만만치 않습니다.”최근 한 콘텐츠 제작사와의 미팅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국내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OTT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사실상 수익을 내는 게 쉽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국내 1위 사업자인 티빙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감은 커져가고 있지만 정작 업계 내에서는 우려가 더 큰 듯하다.
티빙이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지 반년 차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OTT 플레이어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포부와 함께 모회사인 CJ ENM의 품을 떠나 지난해 10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그간 요금제를 손질하고 이용자 환경(UI·UX)을 개편하며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그 사이 CJ ENM은 그룹 차원에서 네이버와도 손을 잡았다. 네이버 멤버십을 통해 티빙 혜택을 내걸면서 이른바 ‘맛보기’ 서비스도 조율 끝에 오픈했다. 서비스 연동을 통해 향후 가입자 증대와 다방면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당장 국내에서는 경쟁사인 ‘웨이브’가 지난달 기준 유료 가입자수 394만여명으로 티빙을 앞서고 있다. 같은 기간 티빙 유료 가입자수는 265만명으로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티빙은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티빙의 전략이 먹혀든다 해도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OTT 시장이 치열한 경쟁 구도로 치닫고 있는 탓이다. 현재 글로벌 강자인 넷플릭스가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 왓챠가 자리를 잡은 형태다. 여기에 이커머스 시장 1위 쿠팡이 쿠팡플레이로 틈새시장을 파고들었고 최근에는 KT까지 합세해 수천억원의 투자 계획을 앞세워 OTT 시장에 불을 지피는 중이다.
게다가 국내 시장 점유율을 아무리 높인다 해도 경쟁력을 갖추기는 역부족이다. 10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다고 해도 이용권 금액을 1만원으로 가정하면 월 결제 금액은 1000억원이다. 연 단위로 하면 1조2000억원 규모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공룡 OTT 사업자들이 플랫폼 강화를 위해 연간 수천억원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많다고도 볼 수 없다.
결국 돌파구는 해외 시장에 있다. 국내로는 유료 가입자 가능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익을 뒷받침할 만한 가입자 수 확보를 위해서라도 신규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다. 티빙이 해외 시장 진출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한류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은 동남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 다만 해외 시장 진출을 가시화하기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 확보가 티빙의 과제다. OTT 업계 ‘쩐의 전쟁’을 비집고 티빙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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