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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수제맥주]어메이징브루잉, '여심사냥' 감성 파고드는 성수동 맥주①경영진 평균 연령 38세, '맛 다양성' 무기 전문가 집단

박규석 기자공개 2021-04-01 08:14:18

[편집자주]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태동기를 거쳐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소품종 소량생산에서 다품종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이 한창이다. 종량세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여건도 마련됐다.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시대에 무서운 속도로 가정용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수제맥주업계 현황과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1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브루펍(브루어리+펍) 문화는 외국과 사뭇 다르다. 남성이 주요 고객인 미국과 달리 여심을 얻을 수 있는 컨셉이 주를 이룬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이하 어메이징브루잉)가 ‘성수동 맥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던 원동력 역시 ‘감성’이 주효했다.

2016년 어메이징브루잉은 2030세대를 겨냥한 감성 카페가 밀집한 서울 성수동에 1호점을 오픈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수제맥주 마니아를 중심으로 한 핫 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나면서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대표 제품인 ‘첫사랑’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해 성수동 맥주라는 호칭을 얻게 됐다.

첫사랑의 흥행 비결은 여심을 사로잡은 맛이었다.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 대표는 첫사랑 개발 단계부터 2030세대 여성을 겨냥해 만들었다. 수제 맥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은 살리면서도 쓴맛의 여운은 거의 없도록 만든 게 특징이다. 주변 분위기에 맞춰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인테리어와 안주 구성 역시 성공 요소로 꼽힌다.


◇51개 종 개발, 수제맥주 본질 충실한 ‘다양성’

어메이징브루잉은 ‘감성 펍’이라는 특징 외에 수제맥주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제품만 51개에 달한다. 국내 수제맥주 기업들이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맥주의 종류가 10여 종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로 6년 차를 맞이한 어메이징브루잉이 경쟁사 대비 많은 종류의 맥주를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창업주인 김 대표의 취미가 녹아있었다. 그는 창업 이전부터 맥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2010년 미국 유학 당시에는 100여 종이 넘는 세계 각지의 맥주를 직접 마셔 보기도 했다.

그는 맥주를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본인이 원하는 맥주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 맥주 관련 자격증인 ‘시서론(Cicerone)’을 취득하기도 했다. 시서론은 2007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문 자격이다. 재료와 맛, 향 등을 감별해 음식과 어울리는 맥주를 추천하는 게 핵심이다. 보통 맥주 업계에 소믈리에(Sommelier)로 불린다.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 대표>

이후 그는 전 세계적으로 수제맥주가 유명한 네덜란드와 벨기에, 독일 등을 돌아다니며 수제맥주 개발을 위한 초석을 쌓았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홈브루잉(Home Brewing)’에 기반한 다품종 소량생산에 기반한 수제맥주 전문점 성수점을 오픈하게 됐다.

어메이징브루잉 역시 대기업이 주도하는 라거(lager) 중심의 맥주 소비문화는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사업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다. 남들이 안 된다고 해서 안 될게 없고, 반대로 된다고 해서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경영 이념으로 사업을 이끌었다. 그 결과 지난해 5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상위 10위권에 속하는 수제맥주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창업 경험’ 갖춘 경영진, 모두가 CEO 마인드

김 대표는 전민정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남태욱 최고운영책임자(COO), 차승현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함께 어메이징브루잉을 이끌고 있다. 특이한 점은 김 대표를 제외한 3명 중 2명이 창업의 경험이 있다는 부분이다.

남태욱 COO는 동국대를 졸업한 뒤 뉴욕주립대학(SUNY)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랜드 전략실과 푸드테크 기업 플레이팅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과거 외식업 관련 창업 경험이 있는 남 COO는 어메이징브루잉의 기업 문화가 마음에 들어 사업을 함께하게 됐다.

어메이징브루잉의 대표 기업 문화 중 하나는 모두가 함께 일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일의 중요 지점에 동료를 혼자 두지 않는다. '컴퍼니'는 함께 한다는 뜻”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차승현 CTO 역시 원데이클래스 회사인 스트레티직아츠를 창업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UC 버클리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카이스트 MBA 총학생회장을 맡을 만큼 타고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다. CTO와 더불어 브루잉 팀 수장(Brewing Team Head)도 맡고 있다.

재무를 책임지는 전민정 CFO는 김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인사다. 김 대표는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로도 활약한 그를 찾아가 미래 전략 등을 제시했고 오랜 설득 끝에 CFO로 영입할 수 있었다.

어메이징브루잉은 경영진 외에 회사의 고문도 맥주 전문가로 채우고 있다. 국내 대표 맥주 기업인 OB맥주에서 30년간 생산 총괄을 맡았던 백우현 전 전무를 고문으로 두고 있다. 백 고문은 현재 맥주 생산과 관리 등에 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 대표는 “한국의 술 문화는 ‘취하는 것’에 집중돼 있고 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수제맥주를 선택했다”며 “지난해 편의점 시장 진출 후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했고 이를 토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수제맥주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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