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쉬핑, DICC 전철밟나…경영권 매각 점증 메디치인베 엑시트 무산…질권 행사 여부 관심
김병윤 기자공개 2021-04-02 08:16:5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폴라리스쉬핑 2대주주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추진했던 지분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이에따라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질권 카드를 꺼내들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질권 행사 땐 FI 지분과 더불어 대주주의 지분까지 공개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 시장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가 드래그얼롱 옵션을 발동,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던 DICC 사례의 재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디치인베스트먼트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던 베이스에이치디(옛 베이스컨설팅)는 잔금 납일 기한인 3월 31일까지 거래를 매듭짓지 못했다. 이에 두 주체 사이 맺어진 계약은 무효가 됐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와 베이스에이치디 간 계약은 지난해 3분기 정도에 이뤄졌다. 베이스에이치디는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폴라리스쉬핑 지분을 105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폴라리스오션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폴라리스쉬핑 지분 22.17%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거래 무산을 어느 정도 예견했다는 반응이다. 베이스에이치디가 거래액의 10%를 계약금으로 냈지만 잔금 납입 시기를 수차례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베이스에이치디의 자금 조달에 의구심이 적잖았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의 의견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베이스에이치디의 신뢰도가 높지 않은 데다 폴라리스쉬핑의 펀더멘탈이 크게 훼손돼 인수대금 마련이 녹록지 않을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메디치인베스트먼트와 베이스에이치디 간 계약이 맺어질 때부터 거래 무산을 내다보는 시각이 꽤 많았다"고 말했다.
또 한 차례 엑시트가 무산된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여러 안을 두고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다시 한 번 베이스에이치디와 대화를 하거나 구주를 매입할 다른 투자자를 물색하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다른 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투자 당시 보유한 질권을 행사, 대주주의 지분까지 함께 공개매각하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폴라리스쉬핑의 최대주주인 폴라에너지앤마린의 보유지분(지분율 58.35%)에 대한 질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희승 폴라리스쉬핑 회장의 개인 회사격인 한원마리타임의 지분 80% 정도도 질권 대상이다.
엑시트와 관련해 폴라리스쉬핑의 또 다른 FI이자 3대주주인 이니어스PE-NH PE 역시 메디치인베스트먼트와 논의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이니어스PE-NH PE는 '이니어스엔에이치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폴라리스쉬핑 지분 13.62%를 갖고 있다.
만약 질권이 행사, 폴라리스쉬핑 대주주의 지분이 매각된다면 1순위 질권을 설정한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우선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그리고 남은 자금 내에서 이니어스PE-NH PE가 수익을 배분받는다.
폴라리스쉬핑에 투자한 관계자는 "FI 간 엑시트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질권 행사와 관련해 메디치인베스트먼트와 이니어스PE-NH PE 사이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단 폴라리스쉬핑의 펀더멘탈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엑시트하자는 목소리도 FI 사이에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FI들은 본래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러 비우호적 이슈 탓에 IPO는 이뤄지지 않았고, 엑시트 또한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엑시트가 차일피일 미뤄지자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질권 행사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이촌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 한원마리타임의 지분 80% 정도를 공개매각하려 했다. 하지만 베이스에이치디와 SPA가 체결되면서 질권 행사는 중단됐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폴라리스쉬핑가 발행한 회사채에 신용등급 'BBB0'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BBB+'에서 한 노치(notch) 떨어진 뒤 회복을 못하고 있다. 되레 하향검토 와치리스트(watch list)에 올라 신용도 강등 압력이 높아진 상태다. △차입구조의 질적 저하 △유동성 위험 증가 △대규모 손상인식에 따른 재무구조 저하 등이 신용도 저하의 주된 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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