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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세아베스틸]이사회 의장·대표이사 분리했는데…여전히 독립성 미흡①이태성 부사장 2019년 대표 사임 후 의장 맡아, 지주사 대주주로 이사회 관여

이우찬 기자공개 2021-04-05 08:28:11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강 제조기업 세아베스틸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 우수생 평가를 받는 기업은 아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2020년 상장사 평가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각각 'B', 'B', 'B+'로 통합등급은 'B'다.

'B' 등급은 전체 7개 등급 중 5번째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고, 비재무적 리스크로 주주가치 훼손 여지가 있는 정도다.

다만 지배구조(G) 평가는 나아지고 있다. 2017~2019년 하위 2번째인 'C' 등급이었던 지배구조 평가는 2020년 두 단계 상승해 'B+'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의 경우 장기 사외이사(12년 초과)가 없는 부분과 자율공시 건수, 감사위원회 개최가 증가한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로 꼽힌다.

지배구조 부문 개선의 또 다른 이유로는 2019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선임을 단행한 효과가 거론된다.


지주사 세아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태성 세아베스틸 부사장은 2016년 3월 세아베스틸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돼 3년간 근무했다. 숙부인 이순형 회장과 호흡을 맞춰 사내이사로 이사회도 이끌었다. 그러다 2019년 이사회 측면에서 변화가 찾아온다.

형이자 이 부사장의 부친인 고(故) 이운형 회장이 2013년 3월 사망한 이후부터 세아베스틸 회장을 맡았던 이순형 회장이 2019년 3월 퇴임했다. 이 회장이 세아그룹의 2개 지주사인 세아홀딩스, 세아제강지주의 책임경영에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핵심 자회사인 세아베스틸의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것이다.

같은 시기 이 부사장은 세아베스틸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등기임원이자 사내이사로 이사회 의장 역할만 맡게 됐다. 세아베스틸은 2019년 3월부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선임하기 시작했다. 2019년 이전까지는 이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세아베스틸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맡을 수 있다. 이사회 의장은 정관상 대표이사가 맡도록 예정하고 있는 규정이다. 대표이사로 3년간 있었던 이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지 않고도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는 구조였다는 얘기다.

세아베스틸은 2020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2019년 3월 주주총회 이후부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으로 기업 경영의 효과를 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직책에서 물러났을 뿐 세아베스틸 경영기획부문장, (지주사) 세아홀딩스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어 큰 차이는 없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지배구조 투명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KCGS 모범규준은 이사회 의장은 경영진을 대표하는 이사와 분리해 선임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인물을 선임하도록 권고한다. 세아베스틸은 형식적 측면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며 ESG에서 향상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KCGS 연구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의 겸직 형태에 따른 독립성의 수준이 높을수록 ESG 등급이 높아지는 결과를 나타낸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인 경우 보다 사내이사인 경우가, 사내이사인 경우 보다 사외이사인 경우 ESG 등급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아베스틸이 지배구조 측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모기업이자 지주사인 세아홀딩스 대주주인 이 부사장이 세아베스틸 대표이사직에서만 물러났을 뿐 사내이사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진정한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부사장은 2019년 3월에 이어 올해 3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사회 의장 임기는 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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