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에 나선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시하는 래디쉬의 기업가치가 기존 주주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래디쉬는 2016년 미국에서 이승윤 대표가 창업한 영문 웹소설 플랫폼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로워케이스캐피털, 네이버웹툰 등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었다. 현지 작가들을 중심으로 집단 창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플랫폼으로, 신종훈 카카오페이지 공동창업자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선임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기존 투자자인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당시 카카오페이지)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래디쉬에 시리즈A 투자를 단행했다. 총 모집금액은 760억원이었으며 이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322억원 가량을 투자해 래디쉬 지분 13.16%를 취득했었다.
당시 투자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미래에셋캐피탈,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대교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참여했다. 투자유치가 마무리된 후 래디쉬는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를 비롯, 엔젤투자자로 참여했던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래디쉬가 보유한 웹소설들의 IP(지적재산권)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래디쉬는 미국 웹소설 플랫폼 중 5위 규모다.
정확한 거래구조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카카오는 약 4000억원을 들여 래디쉬 경영권을 인수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매입 대상은 래디쉬가 발행하는 신주와 기존 주주들의 보유지분을 포함한 구주가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투자한 FI들에게는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이 있어 최대주주가 매각에 나설 경우 함께 보유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
기존 FI들은 아직 카카오가 제안한 주당가격 등 상세조건을 받아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투자자(SI) 특성상 카카오는 기존 FI들의 지분을 모두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
초기 투자자들은 워낙 낮은 값에 래디쉬 지분을 매입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투자한 FI들의 경우 운용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기 때문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의미있는 밸류에이션을 제시하지 않으면 지분을 남겨두길 원할 수도 있다.
경영권 매각에 따른 창업자 이 대표의 지분 변동도 지켜볼 만하다. 최대주주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변경되더라도 비즈니스 기반이 미국에 있는 현지 회사를 인수하는 것인 만큼 원활한 통합(PMI) 과정을 위해 이 대표에 계속해서 CEO 자리를 맡길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이 대표의 지분 일부는 남기고, 나머지 경영권 지분만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투자했던 금액과 취득지분을 활용해 단순계산하면, 당시 래디쉬의 100% 지분가격을 약 2400억원으로 평가했음을 알 수 있다. 래디쉬가 지난해 올린 연매출은 23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래디쉬를 포함한 웹소설 업계는 최근 빠른 매출성장으로 M&A 업계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래디쉬의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22억원) 10배가량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2021년 예상 매출액 역시 큰 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카카오의 제안가격 4000억원은 무리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투자업계 시각이다.
앞서 네이버는 캐나다 웹소설 업체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2021년 예상 매출액 대비 10배의 PSR(주가매출비율) 배수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평가했다. 지분 100%에 대한 거래금액은 6533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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