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주주도 반색…케이뱅크 자본확충 성사되나 안전장치 마련…투자자 요구 수용 딜 급물살
노아름 기자공개 2021-04-29 08:15:3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8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자본확충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이유는 뭘까. 6000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유치를 추진해 온 케이뱅크는 투자자 요구를 일부 수용하며 협상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상반기 내 거래종결을 목표로 복수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투자조건을 조율 중이다. 케이뱅크 측이 신규 투자자에 드래그얼롱 옵션을 부여하는 안 등이 이번 투자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경쟁 사업자인 카카오뱅크와의 점유율 차이, 플랫폼 경쟁력 유무 등의 면에서 케이뱅크는 투자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카카오뱅크가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돼 접근성이 높은 반면 케이뱅크의 경우 어플리케이션 활용도나 인지도가 뒤떨어진다는 게 공통된 진단이었다.
다만 가상화폐 시장규모가 커지며 케이뱅크의 여·수신 액수가 늘어난다는 점은 반등 가능성으로 지목됐다. 케이뱅크는 국내 2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제휴를 맺고 있다. 업비트에서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케이뱅크의 계좌가 필요하다. 가상화폐 투자를 목적으로 케이뱅크와 거래를 시작한 이들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수신(예·적금) 잔액은 이달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말 3조7453억원에서 불과 4개월 만에 2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수신 액수가 늘어난 만큼 대출 등 여신 영업을 통해 은행이 수익을 남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물론 돈을 한꺼번에 찾아가는 대규모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암호화폐 가격변동 관련 케이뱅크의 뱅크런 가능성을 점검한 뒤 국채 등 유동성이 높은 자금으로 운용되고 있어 위험이 크지 않다고 확인한 바 있다.
여·수신 규모 증가와 더불어 신규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조건이 제시되면서 지지부진했던 케이뱅크 자본확충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주주의 반발 등으로 인해 케이뱅크 주주간 관계설정 작업이 까다로울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부분 사라지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이는 새롭게 주주를 들이며 케이뱅크 기업가치 증대 가능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보통주 투자로 손실 위험이 있었던 기존 투자자들에게도 사실상 투자금 회수 안전장치가 생기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케이뱅크의 신규 주주에게 드래그얼롱 옵션을 부여할 경우 앞서 투자한 기존 주주의 반발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다만 이에 대해 기존 투자자들은 앞서 주주간계약이 제각각 다르게 체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하면서도, 일부 투자자의 경우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을 보유한 경우도 있어서 도리어 투자회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시 말해 기업공개(IPO)가 불발되고 새 투자자가 BC카드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까지 포함해 외부 매각할 것을 요청하면, KT 혹은 BC카드와의 계약에 따라 기존 주주들도 이들과 같은 조건에 보유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신규 주주로 인해 기존 투자자들에게도 우회적으로 안전망이 생기는 모습이 된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인터넷전문은행법의 지분율 규제를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라 보유지분율 최대한도(정보통신기업 최대 34%)에 맞춰 지분을 쪼개파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케이뱅크는 신규 투자자를 물색해 왔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수차례 조건 제안이 이뤄졌고 이에 대해 협의를 이어오며 초반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상태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BC카드, 우리은행, NH투자증권, IMM프라이빗에쿼티(PE), 한화생명보험, GS리테일, KG이니시스, 다날 등 이외에 두 곳의 투자자를 새롭게 들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끝까지 지켜봐야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조건이 또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국내외 펀드들과 협의를 상당부분 진척시켜 나가 거래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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