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에 또 인센티브 내건 산은 KDB생명 M&A 유인책 준용…실효성은 '글쎄'
김병윤 기자공개 2021-05-03 07:46:3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매각이 점차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산업은행은 아직 공식 매각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실무자들에게 인센티브 부여를 검토하는 등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가는 분위기다.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인센티브 적용을 검토중이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정해진 가격을 웃도는 수준에 매각한다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다. 양 측이 합의한 가격은 대우건설 주가 기준 주당 8500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주당 8500원을 웃도는 수준에 매각해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으며, 매각가격이 높아질수록 인센티브도 올라가는 구조라는 게 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70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인센티브 지급은 지지부진한 매각작업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산업은행의 유인책으로 읽힌다. 산업은행은 2017년 공개매각을 통해 대우건설 M&A를 진행한 바 있다. 본입찰 뒤 우선협상대상자(이하 우협) 선정까지 마쳤지만,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해외사업장의 부실을 문제 삼은 탓에 거래는 중단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지지부진하자 산업은행이 고육책으로 인센티브를 꺼내든 점이 KDB생명의 매각작업과 닮았다"며 "인센티브까지 걸린 대우건설의 매각이 마침내 이뤄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과거 KDB생명의 매각 때 인센티브를 내건 바 있다. 당시 인센티브는 거래가격에 따라 차등지급되는 구조였고, 인센티브 지급 대상은 KDB생명 사장·부사장 등이었다. KDB생명 사장에는 5억∼30억원이, 부사장에는 그의 절반인 2억5000만∼15억원이 지급되는 내용이다. 관련해 최근 퇴임한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은 매각 성과급으로 5억원 지급받는 걸로 알려졌다.
다만 인센티브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인센티브가 매도 실무자들에게는 작업 속도를 높이는 유인이 될 수 있지만, 매도자와 원매자 사이 가격갭을 촉발하는 리스크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매도자가 인센티브에 집착한다면 딜이 난항을 겪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잠재 원매자들과 KDB인베스트먼트 간 눈높이 차이가 꽤 존재하는 분위기"라며 "매도자 측이 인센티브를 과도하게 의식한다면 원매자와의 가격갭을 줄이는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매도자 측 내부에서 매각 인센티브가 논의되자 매각작업이 공식화될지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아직 대우건설의 매각을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문만 무성했던 매각이 점차 구체화되는 움직임이 여럿 포착되고 있다.
최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된 점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우건설은 김형 대표이사를 사업대표로 재선임했고, 정항기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관리대표로 신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사업에 전념하고 매각작업은 재무통인 정 대표가 전담하려는 의도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편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가 KDB인베스트먼트에 접촉,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된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원매자는 부동산 디벨로퍼 DS네트웍스다. DS네트웍스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글로벌 투자회사 IPM과 컨소시엄을 맺고 인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낙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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