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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는 대우건설 매각설, 산업은행은 '정중동' 협상 구체화에 신중한 태세 고수…인수여력 및 의지 확신 필요

고진영 기자공개 2021-04-29 15:39:0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7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차례 군불만 뗐던 대우건설 매각이 정말 본격화하려는 분위기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주가에 탄력이 붙은 데다 대우건설 내부적으로도 매각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투톱 지휘체제를 만들어놨다. 잠재적 원매자의 등장 역시 주목되는 소식이다.

다만 정작 키를 쥐고 있는 KDB인베스트먼트 측에서는 조건 타진 등에 아직 조심스러운 스탠스가 읽힌다. 3년 전 매각 시도가 막판 불발에 그쳤던 만큼 섣부른 움직임을 꺼리는 모양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잠재 원매자로 등장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KDB인베스트먼트와 구체적 논의에는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스카이레이크는 국내 디벨로퍼인 DS네트워크와 손잡고 KDB인베스트먼트에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밝혔다. 현재 인수 의향을 지니고 KDB인베스트먼트에 접촉 중인 곳은 스카이레이크를 포함해 PEF 등 3곳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KDB인베스트먼트 측에선 인수가격 마지노선 등을 제시하는 등 협상을 본격화하려는 시그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가 공개입찰 여부나 딜을 어떻게, 언제 추진하길 원하는지 등의 조건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라며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인 스카이레이크와 DS네트워크 사이에도 어떤 구속력 있는 계약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다. 따라서 둘의 파트너 관계 역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KDB인베스트먼트가 협상에 다소 소극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2018년 매각 시도가 무산된 것과 무관치 않다. 당시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약 열흘만에 대우건설의 대규모 해외손실을 이유로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이번에는 시작하면 정말 끝을 봐야 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원매자의 인수 여력이나 의지 등에 확신이 들지 않고서는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 시기에 연연하기보다 적당한 인수 의향자와 가격 조건 등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팔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달 대우건설의 대표이사 인선을 보면 KDB인베스트먼트 측의 매각 의사 자체는 윤곽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이달 김형 사장의 대표 연임과 동시에 정항기 CFO를 각자대표로 내세워 매각 업무를 전담케했다. 사실상 매각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주가 흐름 역시 긍정적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대우건설 주가는 7210원, 시가총액 3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말 주가가 3000원에도 못 미치며 바닥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지난 3년간 그래프를 봤을 때 가장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대우건설의 이익 및 재무 개선 덕분에 주가가 8000원대로 오를 것이라 기대 중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시 주가는 8000원대 초중반대에서 합의될 수 있다. 2018년 1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제안했던 시기를 보면 당시 주가는 6000원대로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을 주당 7700억원, 1조6000억원가량에 사들이려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들인 공적 자금을 완전히 회수하지는 못하더라도 헐값 논란은 최대한 피해가야하기 때문에 주가가 관건"이라며 "다만 이번에도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가 도중에 중단되면 재매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인수 의지 등 가격 외적인 요소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KDB측이 주당 9000원을 원하는 가운데 관심을 드러낸 후보군들은 6000~7000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KDB산업은행이 2011년 대우건설을 인수했던 가격은 주당 1만8000원이다.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다시 이 지분을 넘겼을 당시 단가는 6451원 수준에서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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