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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분석]녹십자, 공모채 복귀 전 신용도 하락…실적·재무 악화R&D 비용·시설 가동비 증가...회사채 수요는 충분, 조달비용 증가 여부 촉각

김수정 기자공개 2021-04-30 11:26:0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16: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A+, 안정적)가 2년만의 공모채 시장 복귀를 앞두고 한 단계 떨어진 신용등급을 확정했다. 해외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설비 추가 가동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악화된 탓이다.

그럼에도 풍부한 유동성과 우호적인 회사채 투심은 수요를 받쳐주기에 충분하다. 여전히 양호한 실적과 비교적 높은 금리는 투자 메리트를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발행사로선 신용도가 낮아진 만큼 과거보다 조달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1000억 목표, 가산금리 '-30~+20bp' 희망

녹십자는 내달 3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채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3년물 600억원, 5년물 4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 수요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목표금액을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올 경우 가산금리 수준을 감안해 최대 2000억원까지 발행금액을 늘릴 방침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이번 공모채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녹십자가 공모채를 발행하는 건 약 2년만이다. 2019년 5월 마지막 발행 당시 녹십자는 3년물과 5년물을 각각 600억원씩 발행해 1200억원을 조달했다. 목표금액인 1000억원의 4배 이상 주문이 들어오면서 AA-등급 민평금리를 크게 밑도는 금리에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녹십자는 이번 공모채 3년물과 5년물 희망 가산금리 밴드로 '-30~+20bp'를 제시했다. 개별민평을 기준금리로 정했다. 한국자산평가, KIS채권평가, 나이스P&I, FN자산평가 등 민간 채권평가사 4곳이 산출한 녹십자 민평금리는 지난 27일 기준으로 3년물 1.675%, 5년물 2.410%다.

◇악화된 수익성·재무안정성, 회복 시점 불투명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녹십자 공모채에 대해 'A+' 신용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부여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작년 5월 정기평가에서 기존 'AA-' 등급을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한 데 이어 이번 본 평가를 통해 신용등급을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4월 정기평가에서 한발 앞서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등급 하향 근거로 우선 수익성 저하를 꼽을 수 있다. 녹십자는 2014~2017년 연 1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EBITDA/매출액)을 지속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을 위한 R&D 비용 확대, 오창 PD2 혈액제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증가, 혈액백 사업 수익성 부진 등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미국 시장 면역글로블린(IVIG) 허가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어 오창 공장 고정비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해외 임상과 품목허가 진행 등을 위해 현재 수준의 연구개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영업 수익성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 가능할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게 크레딧 업계의 관측이다.

운전자금과 설비투자 확대로 차입 규모가 커진 점은 재무적으로도 부담이다. 녹십자는 2016년 이후 대규모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이에 순차입금은 2015년 194억원에서 작년 말 310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악화된 현금 창출력과 R&D 투자금 소요 등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유동성·투심 양호...초과수요 확실시

2년 전보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만큼 조달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발행 당시 책정된 금리는 3년물 1.874%, 5년물 1.929%다. 지난 27일 기준 민평금리가 3년물 1.675%, 5년물 2.410%임을 감안하면 2년 전 대비 5년물의 조달 금리가 상당폭 상승할 수 있다.

회사채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 우호적인 투심 속에서 여전히 양호한 실적으로 기관 투심을 공략할 여지는 충분하다. 녹십자는 작년 연결 매출액 1조50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8% 늘었다. 영업이익은 503억원으로 20% 증가했다. 순이익은 89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주력인 백신 사업이 국내외로 견고하게 성장한 덕분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A급 우량채 대비 높은 금리가 특별한 메리트가 될 수 있다. 녹십자 개별민평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3년물 58bp, 5년물 83bp 수준이다. 동일등급 평균보단 다소 스프레드가 작지만 특기할 정도는 아니다. A+급 등급민평 대비 국고 스프레드와 비교하면 3년물은 4bp, 5년물은 6bp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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