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원 다시 보기]'40년' 보안 맏형, 삼성 파수꾼이 되다①한국경비실업으로 시작해 지배구조 한 축…통합 보안 플랫폼사 변신 포부
서하나 기자공개 2021-05-17 07:19:48
[편집자주]
에스원은 197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보안회사다. 삼성그룹 내에선 일찌감치 이재용 체제의 기반을 닦은 핵심 계열사로서 역할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보안 산업이 새 국면을 맞이면서 에스원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물리 보안 중심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을 총망라한 통합 보안 플랫폼사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플랫폼으로 변화하는 에스원이 지나온 길과 걸어갈 길을 조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2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원은 국내 최초의 보안기업이다. 보안 업계에선 40년간 맏형 노릇을 했고 동시에 삼성 지배구조 변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에스원은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었다.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사명을 변경한 것만도 세차례였다. 2014년 삼성에버랜드(이하 에버랜드)로부터 건물관리사업을 양수하고 삼성SDS로 자회사 시큐아이를 매각하는 등 지배구조 변화도 많았다.
에스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가온 비대면 보안 시대를 맞아 '통합 보안 플랫폼사'로 한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의 파수꾼 역할에서 새로운 역할로 자리매김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초 보안사, 삼성그룹 해결사된 사연
에스원은 1977년 11월 한국경비실업 주식회사로 설립됐다. 당시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강력범죄 발생이 급증함에 따라 안전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대두되던 시절이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따른 국내 최초의 보안사 설립은 에스원 40년 역사의 출발점이 됐다.
1981년 사명을 한국안전시스템으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초반에는 기계 경비에 대한 낮은 인식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다 1981년 7월 귀금속 매장인 쥬파크 계약을 계기로 계약처를 대폭 늘린다. 1996년 1월엔 사명을 한국안전시스템에서 다시 에스원(Security 1st)으로 변경하고 그해 1월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에스원의 상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확립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됐다. 이 부회장은 보유 중이던 에스원 주식 약 12만1880주를 상장 이후 삼성생명에 매각하고, 이를 다시 에스원 유상증자 자금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총 216억59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 자금이 훗날 에버랜드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매입하는데 사용돼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확립의 재원 역할을 했다.
에스원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사건은 바로 2014년 당시 에버랜드(현 삼성물산 리조트 사업부)의 건물관리사업(PM사업부) 인수다. 에스원은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시행 직전인 2014년 1월 에버랜드로부터 PM사업부를 48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총수일가의 에버랜드 지분율이 약 46.04%에 이르렀던 반면 에스원은 총수일가의 지분이 전혀 없었고 최대주주 또한 삼성이 아닌 일본의 세콤(25.65%)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당시 에버랜드 사업은 E&A, FC, 리조트 사업부로 나뉘었는데 이중 E&A 사업부 산하의 PM사업부는 삼성그룹 내 부동산 관리(PM, Property Management)와 시설 관리(FM, Facility Management)를 주로 하는 사업이었다"며 "PM사업부는 삼성향 물량으로 실적을 내는 곳이었는데 인력과 매출 비중이 크진 않았지만 삼성그룹 부동산과 시설관리를 하다보니 오너 입장에서 민감한 사업이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삼성 입장에선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제거하기 위한 핵심 작업이자 에스원 입장에선 전체적인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기점이 됐다. 사실 PM사업부 인수는 초창기 에스원에 독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인수가액의 무려 68.4%에 해당하는 3281억원을 영업권으로 계상한 탓이다.
에스원은 이후 카카오와모빌리티와 제휴로 무인파킹 솔루션을 제공하며 꾸준히 사업을 키웠다. 2018년 약 4913억원이던 PM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5967억원으로 2년만에 1000억원 이상 커지며 에스원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플랫폼 변화 주도
에스원은 창사 이래 국내 보안 업계에서 줄곧 1위를 지켰을 뿐 아니라 단 한번도 역성장한 적이 없다. 2013년 연결기준 약 1조274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약 2조2017억원으로 2배가량 커졌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1309억원에서 2045억원, 873억원에서 1420억원 등으로 각각 56%, 63%가량 성장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은 보안업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첨단 기술과 연관된 새 보안 기술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에스원 역시 업계 1등에 안주하지 않고 인공지능(AI), 생체인식, ICT, 빅데이터 등을 총망라한 통합 보안 플랫폼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새로운 포부를 세웠다.
올해 국내 보안 시장 규모는 최초로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4% 성장하는 것이다. 에스원의 주력 사업 분야인 물리 보안 시장 역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기를 겪음과 동시에 얼굴 인식과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비대면·비접촉 출입통제와 발열감지 등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에스원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약 75%(약 1조8000억원)를 보안시스템 서비스에서, 나머지 약 25%(약 6101억원)을 건물관리 서비스와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에서 거뒀다.
에스원은 2015년 자회사 시큐아이의 보유 주식 전량을 삼성SDS에 매각하면서 마련한 약 970억원의 자금도 신사업 투자 등에 사용하고 있다. 시큐아이는 2000년 설립된 네트워크 정보보안 전문 기업이다. 네트워크 보안 장비 및 소프트웨어(SW)를 보유 중이며, 삼성그룹내 관련 장비 및 SW를 공급한다는 사업적 유사성이 삼성SDS로의 매각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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