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팔로우온 투자파일]상상벤처스, '웹툰' 케나즈 콘텐츠 저변 신뢰 통했다세 차례 걸쳐 28억 지원, 'IP기반 사업 다각화' 긍정 평가
박동우 기자공개 2021-05-07 08:09:22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 문화콘텐츠 섹터는 다른 분야와 달리 낮은 수익률을 실현하는 영역으로 거론된다. 상상벤처스(옛 화이인베스트먼트)는 웹툰 제작 스튜디오인 케나즈에 투자하면서 이러한 편견을 깼다. 지난해 보유 주식을 일부 처분하며 원금의 4배가량 되는 금액을 확보했다.세 차례에 걸쳐 28억원을 지원했다. 2018년과 2019년에 13억원을 베팅했다. 작년에는 투자금을 일부 회수한 뒤 15억원의 실탄을 추가로 투입했다. 콘텐츠 생산 사업의 저변을 이루는 '지식재산권(IP) 기반 사업 다각화' 전략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콘텐츠 섹터 선제적 발굴, 한때 '2대 주주'로도 등극
상상벤처스가 케나즈에 처음으로 투자를 단행한 시점은 2018년이다. 약정총액 100억원의 '화이-코바코 콘텐츠 투자조합'을 운용하면서 떡잎이 남다른 스타트업을 물색했다. 제작 프로젝트 지원을 벗어나 초기기업을 겨냥한 지분 투자로 눈을 돌리던 시기였다.
2018년 1월에 출범한 케나즈로 관심을 기울였다. 웹툰 제작에 특화된 회사였다. 설립한 지 한 달도 안돼 '불사무적'과 '미러게임' 등의 작품을 카카오페이지에 독점적으로 연재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창업자인 이우재 대표의 전문성이 녹아든 덕분이었다. 이 대표는 콘텐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한때 SK텔레콤의 만화 감상 플랫폼 '툰도시'와 협력해 해외 작품을 국내로 소싱한 적도 있다.
2018년 5월 프리시리즈A 단계에서 코바코 투자조합으로 8억원을 첫 집행했다. 1년 뒤 진행된 시리즈A 라운드에서는 5억원을 재차 투입했다. 상상벤처스는 팔로우온에 힘입어 한때 케나즈의 2대 주주 지위도 꿰찼다.
잇달아 자금을 베팅한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폰이 일상 생활 양식을 좌우하는 만큼 모바일 콘텐츠 분야에 포진한 벤처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웹툰이 1020 세대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는 만큼 앞으로 성장세가 가파를 거라는 확신도 품었다.
상상벤처스는 재무적 지원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 길을 터주기도 했다. 2019년 모회사였던 화이브라더스코리아(지금의 스튜디오산타클로스)가 케나즈, 웹젠 등과 손잡고 온라인 게임 '뮤'를 원작으로 하는 웹툰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시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OSMU 전략·수출 촉진' 기대, 부분 회수로 28억 확보
가장 최근의 투자는 작년 9월에 이뤄졌다. 55억원의 시리즈B 라운드에서 15억원을 납입했다. 결성총액 300억원의 '상상콘텐츠조합'으로 실탄을 조달했다. 2018년과 2019년 자금 집행 건까지 포함하면 세 차례에 걸쳐 28억원을 투입했다.
상상벤처스가 케나즈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선 건 IP를 확보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 웹툰을 바탕으로 드라마 제작을 추진하거나, 웹드라마를 토대로 만화를 창작하는 동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해외로 한국산 작품을 수출하는 계획 역시 실적 확대에 유효한 접근이라고 여겼다.
투자금을 부분적으로 회수하는 순간도 있었다. 지난해 모기업인 스튜디오산타클로스가 상상벤처스를 매각한 게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최대주주 변경을 둘러싼 출자자의 우려를 불식하는 차원에서 보유한 케나즈 지분을 일부 팔았다.
첫 투자로 매입한 8억원어치 주식 가운데 7억원가량에 해당하는 지분을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에 넘겼다. 원금의 약 4배인 28억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2년 만에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불어난 덕을 톡톡히 봤다. 상상벤처스는 남은 지분을 장기간 보유하며 회사의 성장에 부응하는 지원책을 모색하는 방침을 세웠다.
상상벤처스 관계자는 "IP 중심의 콘텐츠 확장 전략을 접하고 성장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에 케나즈에 세 번이나 투자한 것"이라며 "작년에 불가피하게 일부 투자 원금을 회수했지만, 나머지 주식은 계속 보유하면서 회사의 밸류업을 도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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