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스' 품은 롯데쇼핑 할인점, 영업이익 급감 부메랑 영업손실·일회성 비용 반영, 마트 유통망·배송거점 활용 시너지 모색
김은 기자공개 2021-05-12 08:10:21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1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의 할인점(마트)부문이 '롭스(LOHBs)'사업부를 품으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올해 1월 흡수합병을 단행하면서 불거진 손실이 장부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2015년 별도 사업부로 독립한 헬스&뷰티(H&B) 스토어 롭스는 사업 초기 공격적으로 확장에 나섰다. 하지만 이 시장 1위인 CJ올리브영과 격차가 큰 데다 경쟁업체가 늘어나면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경영 효율화 및 시너지 등을 위해 기존 사업부로 흡수를 결정하고 운영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롯데쇼핑 할인점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6100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9.8%, 93.4% 감소한 수치다. 할인점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 수준에 그쳤다.
이는 올해 초 롭스사업부를 흡수하면서 관련 손실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일시적으로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롭스사업부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액 232억원에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실적이 부진한 오프라인 점포 등을 정리하면서 발생한 희망퇴직 위로금(40억원)과 점포 영업종료 충당금(22억원), 복지제도 변경(23억원) 등으로 인해 85억원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매출 부진으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롭스 영업적자와 일회성 비용을 드러낼 경우 롯데쇼핑 할인점부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롭스는 2013년 슈퍼사업부 내 태스크포스팀(TFT)으로 첫발을 뗐다. 이후 2015년 별도 사업부로 독립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당시 H&B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화장품과 생필품, 가벼운 먹거리 등을 한 번에 살 수 있어 2030세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시장이 커지자 롯데 말고도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유통 대기업들도 뛰어들었다.
그러나 점유율이 50%를 넘는 CJ올리브영을 제친 곳은 없었다. 2위를 노리는 경쟁자가 늘어나는 만큼 나머지 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롭스는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기 시작했다. 2019년 말 129개에 달했던 롭스 점포는 2020년 말 101개로 줄었다.
롭스 등이 포함된 기타사업부문의 경우 매출 감소는 물론 2018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경쟁심화와 실적부진이 지속되자 롯데쇼핑은 롭스사업부를 없애고 할인점부문에 흡수시키는 뼈아픈 결정을 내렸다. 부진한 사업부를 합쳐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이 사업부를 없애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강성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롯데마트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강 대표는 과거 롯데미래전략센터에서 재직하던 시절 롭스사업부를 기획한 장본인이다. 2012년 롭스사업부 탄생 시절부터 2018년까지 수장을 역임했다.
롯데쇼핑은 사업부 흡수 합병 이후 시너지를 내기 위한 판매 전략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이후 롭스를 '롭스플러스'로 새롭게 탄생시켜 롯데마트의 숍인숍(매장 내 매장)형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저가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키는 식으로 운영했던 롯데마트 화장품 코너도 운영방식을 새롭게 개편했다.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2030 세대와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타겟층이다. 실제 지난달 여수에 연 롭스플러스 1호 매장의 경우 화장품 외에 신선식품과 건강기능 식품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는 H&B 매장으로 꾸몄다.
롯데쇼핑이 롭스를 백화점이나 슈퍼 등이 아닌 할인점 사업부에 포함시킨 이유는 시너지다. 신선식품과 기타 가공품에 특화된 마트사업부는 롭스를 끌어안으면서 약점이었던 화장품 품목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롭스의 입장에서는 막대한 고정비가 드는 자체 유통망에 의존하는 대신 할인점사업부의 유통망을 활용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할인점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부문 선방에 힘입어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매출은 3조8800억원으로 전년대비 4.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5% 증가한 61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백화점부문은 매출 6760억원, 영업이익 103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11.5%, 261.3% 증가한 수치를 달성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번에 할인점 사업부문에 흡수된 롭스는 현재 매장 구조조정을 진행 중으로 올해 1분기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일시적 비용으로 85억원이 발생했다"며 "향후 마트 41개 점포에 온라인 배송거점인 스마트스토어, 세미다크스토어 등을 구현해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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