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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 다시 보기]그룹내 이익기여도 7위 알짜…세콤과 제휴 양날의 칼②그룹 확장과 함께 매출 2조대로 10배 성장…대주주 양보 덕 일감 규제 피해

서하나 기자공개 2021-05-21 08:13:31

[편집자주]

에스원은 197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보안회사다. 삼성그룹 내에선 일찌감치 이재용 체제의 기반을 닦은 핵심 계열사로서 역할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보안 산업이 새 국면을 맞이면서 에스원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물리 보안 중심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을 총망라한 통합 보안 플랫폼사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플랫폼으로 변화하는 에스원이 지나온 길과 걸어갈 길을 조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4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원은 삼성그룹 상장사 14곳 중 영업이익 규모로 일곱 손가락 안에 든다. 그럼에도 삼성그룹 지배구조나 상속세 이슈에선 한 발 비껴나 있다. 에스원은 삼성 계열사이긴 하나 최대주주는 일본 세콤이다. 세콤의 지분율은 삼성 계열사 지분을 전부 합친 것과 비슷하다.

에스원은 삼성그룹의 성장과 함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1위로 지난해 약 2조2233억원의 매출과 함께 약 20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시 상장 이후 실적을 보면 1996년 이후 25년만에 약 10배 성장을 이뤘다.

에스원의 이익규모는 삼성그룹내 7위에 해당한다. 에스원이 삼성그룹 내에서 기여도나 몸집 면에서 결코 밀리지 않음에도 상속이나 지배구조 이슈에선 이름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최대 주주가 세콤(지분율 25.65%)인 탓이다. 다만 일본계 합작사 이슈는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기 어려운 '꼬리표'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보안업체의 탄생


에스원의 시작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사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는 빌딩의 고층화와 대형화가 이뤄지면서 건물관리에 대한 인식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삼성그룹 중앙개발(현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은 1966년 삼성빌딩을 준공하면서 빌딩관리사업의 첫발을 뗀다. 이후 건물을 지키는 것이 전부였던 빌딩관리업무를 표준화 및 자동화하며 사업을 키우기 시작했다.

에스원의 전신인 한국경비실업은 1977년 퇴직 경찰간부들이 모여 설립한 국내 1호 용역경비 기업이다. 경비업계 최초로 내무부로부터 용역 경비업 허가를 받았다. 최치환 당시 한국경비실업 회장은 처음엔 독자적으로 사업을 키웠으나 이후 사명을 한국경비보장으로 바꾸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건물관리사업을 운영 중인 이병철 창업주에 인수를 요청한다.

이 창업주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으나 단독 인수 대신 일본 경비회사 세콤에 합작을 제의했다. 당시 한국 기업들은 부족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일본 기업과 합작 형태로 메우는 경우가 많았다.

중앙개발은 1980년 2월 신규 개발팀을 구성하고 그해 6월 세콤과 합작 및 기술제휴 계약을 체결, 7월 한국경비보장을 인수한다. 이는 단순한 인력 중심의 국내 경비 시장에 많은 일본 기계경비 업체가 진출해 보안 산업의 선진화를 이루는 계기였다. 한국경비보장은 1996년 국내 최초의 보안기업으로 상장하고 에스원으로 사명을 바꿨다.

출처 : 삼성물산 홈페이지.

◇성장의 그림자…'로열티·일본계 꼬리표'

이후 에스원은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업장에 보안경비 서비스를 제공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1996년 약 216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조2233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에스원의 이익 규모는 지난해 2045억원으로 그룹내 7위 수준이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 이익을 보면 삼성전자(약 35조9939억원), 삼성물산(약 1조2165억원), 삼성SDS(약 8716억원), 삼성전기(약 8291억원), 삼성SDI(약 6713억원), 삼성엔지니어링(약 3510억원) 등만 에스원에 비해 많은 이익을 거뒀다.

세콤과 합작은 에스원의 지배구조에 득이 되기도 하고 실이 되기도 한다.

세콤은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에 본사를 둔 일본 최초의 종합 경비 기업이다. 1974년 상장했고 세콤의 최대 주주는 일본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은행이다. 사업초기 기술 이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제휴였다.

에스원이 매년 세콤에 로열티를 제공한다. 에스원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매년 기술제공료(로열티)로 보안시스템 서비스 일부 매출액의 0.65%를 일본 세콤에 제공한다고 기재하고 있다. 만약 지난해 로열티를 에스원 지난해 매출액 2조2233억원의 0.65%라고 가정하면 약 144억원 규모다.

에스원 관계자는 "설립 초창기 세콤으로부터 기술 및 제휴 관계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어디까지나 투자 차원에서 지분을 보유하고 배당을 하는 관계에 불과하다"며 "세콤을 제외하면 모든 주요 주주가 삼성 계열사인 만큼 삼성 계열사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세콤의 최대주주 지위는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 에스원은 1999년 사업보고서에 일본 세콤(25.05%), 삼성전관 (11.20%), 삼성생명보험 (9.73%), 삼성화재보험(0.98%)등을 주요 주주로 기재하고 세콤과 삼성그룹이 대등적·병렬적 관계에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원(발행주식 총 3799만9178주) 중 5% 이상 주주는 삼성SDI(11.03%), 국민연금(6.53%), 삼성생명보험(5.34%) 등이다. 여기에 에스원의 자사주(11.02%)를 모두 합치면 약 33.92%로 이는 세콤의 지분율 25.65%보다 8.27%포인트 높다.

대신 에스원은 세콤을 대주주로 둔 덕에 일감몰아주기 이슈라든가, 그룹 내 지배구조 변동 등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 일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면서도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진 않는다.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외부 사업 확장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출처 : 2020년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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