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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단기 차입금 압박' 씨유메디칼, 채무 상환 사활 건다②실적 악화로 상환 부담 가중, 조달자금 110억 최우선 배정

박창현 기자공개 2021-05-31 08:23:43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료기기 전문업체 '씨유메디칼'이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의 대부분을 빚 갚는데 쓸 예정이다.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Put Option) 행사 대응이 주목적이다. 빚을 갚기 위해 손을 벌리는 상황인 만큼 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씨유메디칼은 현재 196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일반공모 유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음달 8일에 1차 발행가액이 확정되고, 오는 7월 중 청약 절차를 밟는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 4일이다.

이번 자금 조달 전략의 방점은 채무 상환에 찍혀 있다. 모집 예정 금액의 절반이 넘는 110억원을 부채 상환 용도로 배정했다. 자금 사용 우선순위도 가장 높다. 신제품 개발 자금 마련과 신규 시장 개척 투자 등은 차순위로 밀렸다.

기존 사업 정체와 애플 VAR 사업 중단 여파로 이익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단기차입금 상환 부담이 커지자 빚 갚기에 유증 대금 대부분을 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씨유메디칼은 지난해 애플 VAR 사업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2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관련 자산 평가 손실과 자산 상각비 비용 인식 등의 영향이 컸다.


영업손실 여파로 부족해진 운전자금은 단기차입금으로 메웠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만 228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차입금(233억원)의 98%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기차입금 압박이 심해지면 현금 흐름 미스매칭이 발생해 안정적인 자금 운용과 경영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씨유메디칼은 상환 리스크가 큰 CB 물량을 중심으로 자금 지출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현재 7~9회차 CB가 미상환된 상태이며, 총 110억원 규모다. 씨유메디칼은 주가 추이를 고려할 때 채권자들의 조기상환 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최우선적으로 자금을 배정해뒀다. 조기상환 청구권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에는 산업은행(60억원)과 농협은행(29억원) 등 금융권 차입금을 갚는데 사용할 방침이다.

씨유메디칼은 이번 유증을 계기로 과거 발행했던 CB를 전액 상환해 차입금 의존도를 낮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불필요한 이자 비용을 절감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주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쌓인 빚을 털어내기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부채 상환 용도 비중이 높은 유증 거래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씨유메디칼이 유증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약보합세를 면치 못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씨유메디칼 관계자는 "이전에 발행한 전환사채를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이번 유증의 최우선 목표"라며 "전환사채를 선제적으로 갚으면 오버행 리스크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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